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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3 15:36

마애불상을 찾아서

조회 수 25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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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애불상을 찾아서

                                                    

 

마애불(磨崖佛)은 바위에 새긴 불상이기에, 흔히 벼랑부처라고도 한다.

바위 표면을 깎아 불상을 조성한 것이지만, 속뜻으로는 바위속 깊이 숨어서 때(時機)를 기다리는 부처님을 세상 밖으로 모셔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애불은 지극정성과 깊은 원력불심(願力佛心)의 토속바위신앙이다.

남원시 대강면 사석리 문덕산 정상부근의 마애불상은 근래에 발견된 것이다. 아직은 정확한 조사와 학술적 연구가 되지 못했다. 더구나 현장의 안내표지나 등산로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여전히 신비로움에 그저 아쉽고 안타깝다. 그러기에 아직도 때가 아닌 듯 숨어 지내며, 속세의 사람들 애를 태우는 거대 마애불상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를 더욱 설레게 하고 간절하게 유혹하며, 초조하고 조급하게 만든다.

석달전 1차 시도를 하였으나, 의외로 짙은 안개비와 동네분들의 만류로 포기하고 오늘 재도전이다. 그래서 오늘의 마음가짐과 각오는 결연하다.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탐험가의 개척정신으로 무장하고 결기를 가다듬는다. 오로지 최근 등산객들이 올린 인터넷 안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산 아래 멀리서보니 산봉우리들이 송곳니 같이 매서운데, 이름은 재미있고 옛스러워 정겹다. 삿갓봉, 두바리봉, 고리봉, 옥녀봉... .

길없는 길을 만들면서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기대와 고통을 함께하며 내심(內心)은 불안하다. 힘들게 오르는데 이 길이 맞는지가 확신이 없다. 추측으로 어림잡아 머릿속에 등산로를 그려가며 오른다. 오직 부처님에게만 의지한 채.

칼바위 돌산인지라 만만치가 않다. 두바리봉에 도착하니, 험한 바위능선이 자연그대로의 등산로이다.

멀리 섬진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그림을 그리며 내게로 다가온다. 산아래 사석리의 이곳저곳 시골마을과 금지평야는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그림이다. 강바람 산바람이 앞뒤에서 서로 먼저 나를 안으려 한다.

왼편으로 오래돼 보이며 관리가 되지 않고 표지석도 없는 무명의 산소가 있다. 봉분에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고 잡풀과 돌들로 어지럽다. 마음이 심란하고 숙연해진다. 합장 반배(半拜)의 예를 갖추고 잠시 둘러본다.

많은 상상성 의문이 든다. 누가 이런 높은 바위산등성에 무슨 연유로 산소를 . 분명한건, 아마도 이곳이 산소주인에게는 정말 최고의 명당일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조상을 모신 후손들은 복을 많이 받은 효자들일 것이다.

산등성 삼거리 갈림길에서 표지판을 만나니 사람을 만난 듯 반갑지만,

마애불 안내표지가 아니기에 여전히 의지할 곳 없는 산속 고아이다.

주변을 한참동안 홀린 듯 헤메다가 우측 급경사면으로 자꾸 시선이 간다.

예감과 긴장감으로 조심스레 20-30미터를 내려가 보니, 커다란 바위가 비스듬히 돌아서 숨어 있다. 숨어있는 바위속에 다시 또 마애불이 숨어 있으니 감격스럽고 황홀하다.

서산의 햇빛이 열어주는 환한 마애불과의 첫 대면에, 온몸에 반가움과 경건함의 전율이 거꾸로 흐른다.

동네분들이 공덕(功德)을 많이 쌓고 정성으로 빌어야만 뵈올 수 있다는 마애불이라고 했는데. 오늘 나만은 예외인 듯 부처님의 덕이다. 그래서 부처님께 더 감사하고 행복하다.

거대한 마애석불좌상이다. 자칫 멀리서보면 마애석불입상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루종일 태양을 바라보며 합장(合掌)기도를 하시기에 근엄하고 늠름하면서도 지친 듯한 묘한 표정의 좌불상(座佛像)이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불상 좌대(座臺) 아래 바위가 세월에 많이 훼손되었다.

부처님이 수줍어하신다. 내게 눈길을 안주시고 멀리만 보신다. 내가 다시 나를 돌아본다. 부처님은 아직도 사람들과의 만남을 부끄러워하시는가 보다.

연화대좌(蓮花臺座)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좌정하고 합장을 한 마애불상, 가는 눈에 도툼한 입술, 코는 납작형 머리는 소발(素髮)이다. 얼핏 고려시대 마애불상과 유사하지만, 아직은 연구중이란다.

선각(線刻)으로 선명하며, 목의 삼도(三道)는 굵고 뚜렷하다. 법의(法衣)는 통견(通肩)이다.

특이함은 조각된 불상의 바위 아래, 마치 신발을 벗어 놓은 듯, 별개의 우람한 두발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참 이상하다. 무슨 깊은 뜻이 있는건지? 얼핏 불상이 벌떡 일어나 두발을 딛고 속세의 중생들을 맞이할 것만 같다.

인적이 드물고 눈에 잘 띄지않는 이 깊은 산속에, 그 옛날 이처럼 거대한 불상을 누가 왜 어떻게 조성하고, 무엇을 빌며 소망했을까? 더구나 바위가 채색이 되어 있음에 정말 놀랍고 참으로 기이함이 상상 그이상이다.

또 부질없고 어리석은 의문의 욕심에 빠졌구나. 올라올 때의 모든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고 욕심과 집착이 아닌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한다.

풀리지 않는 불가사의한 의문의 수수께기 모두를 다 내 스스로 내려 놓으니 홀가분하다. 내려오면서 다시 산소와의 작별 인사를 한다.

아마도 그 옛날 저 마애불과의 인연으로 불국토(佛國土)를 염원하던 불심 깊은 사람의 산소가 아닐런지?. 내 상상은 또 날개를 단다.

마애불의 덕일까? 하산길은 몸과 마음이 가볍고, 바위와 소나무들에게 콧노래를 들려준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나, 하늘에 구름도, 먼 산의 산등성도, 가까이의 바위와 소나무도, 모두가 다 부처형상이구나.

나는 오늘 무명의 산소와 거대 마애불과의 새로운 인연, 좋은 인연,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다.

지금까지의 미움과 욕심과 원망의 모두를 다 마음 밖에 두고, 자비와 배려와 용서는 마음안에 담고 새로운 청정함으로 오늘의 당일출가를 회향(廻向)한다.


  류 근 홍.   010 - 9331 - 6261     rkh423@hanmail.net

 

 

  • ?
    적극적방관자 2019.12.23 19:57

    일체유심조라! 님 마음 속 불심, 참 부럽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 profile
    korean 2020.02.29 19:25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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