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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흐른다

 

 향수병에 걸렸었다. 어린 나이에 우습지만, 그 말이 아니고는 그때의 내 마음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열여섯의 막바지. 쫓기듯 전학을 왔다.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였다. 조촐하게 치러졌던 송별회를 기억한다. 학년마다 반이 두 개뿐이던 자그마한 시골 학교를 등지며 나는 조금 울었다. 이후 서울에서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학기의 끝, 이미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진 아이들의 사이를 파고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연히 시골에 있는 친구들에게 소홀해졌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그곳에 대한 기억이 떠오를 때면 나는 한참을 앓아야 했다. 마냥 좋은 추억만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개중에는 질이 나쁜 애들도 더러 있었건만 희한하게 모든 것이 그리웠다. 건물을 나서면 곧장 눈앞에 드리워지던 산과 강의 풍경. 밤이면 쏟아질 듯 하늘을 메우던 무수한 별들. 밤늦은 시간 온전히 우리의 차지가 되곤 했던 초등학교 운동장 같은 것이 날 괴롭혔다. 어울리는 친구들이 생기고, 진학할 학교가 정해지고도 이 증상은 여전했다. 결국, 나는 귀향 아닌 귀향을 결심했다. 편도로 3시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나는 그저 기대에 차있었다. 돌아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연결된 친구와의 통화는 그런 내 착각을 단번에 깨뜨려줬다. 가벼운 안부를 주고받은 후 무리 지어 다니던 아이들에 대해 물었을 때, 친구가 이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글쎄, 잘 모르겠어. 우리 거의 다 학교가 갈렸거든.”

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통화를 마치고,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났다.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도 참지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

  “얘, 네가 졸업하면 당연히 그 애들도 졸업을 하지. 그럼 그게 다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게.”

그러게 말이다. 왜 나는 당연히 모든 것이 멈춰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바보처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꿈속에서 학교는 늘 떠나던 날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친구들은 여전히 교복을 입고 작은 교실에 모여앉아 수업을 듣고 있었다. 가끔 선생님이 묻는 내 소식에 바빠서 연락도 잘 안 된다는 험담을 해가면서. 나만 없어진 하굣길에서 그래도 그 애들은 산과, 강과, 별을 보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럴 줄 알았다.

  핸드폰 사진첩을 열면 어울리지 않게 아이 사진이 가득하다. 절친인 A언니의 딸이다. 때마다 메신저로 꼬박꼬박 날아드는 개구쟁이 아가씨의 일과를 나는 차곡차곡 사진첩에 담아둔다. 그중에도 하나, 유독 눈이 가는 동영상이 있다. 그날, 여느 때처럼 언니가 보낸 메시지를 무심코 열었던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굳어버렸다. 첨부된 영상은 아주 짧았다. 재생버튼을 누르자 보인 것은 언니의 마른 몸에서 이제 유일하게 도드라진 볼록한 배였다. 언니와 나는 나이 차가 꽤 나는 편이기에, 언니의 결혼소식은 물론 임신소식 역시 나에게 큰 감흥을 주진 못했었다. 그러나 그 영상은 달랐다. 어떠한 소리도 움직임도 없는 화면에 의아해하던 찰나, 일순 언니의 배가 물결처럼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는 답장을 보내는 것도 잊고 멍해졌다. 곧 몇 번이고 영상을 되새김질했다. 얼마 전까지 판판히 비어있던 언니의 뱃속에서 아이는 이제 자신이 하나의 생명체임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제야 오롯이 실감이 났다. 언니가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내 주변이 모두 변해간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터울 큰 남동생은 어엿한 대학생이 됐고, 친구들은 직장상사 욕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고, 마냥 어리게 느껴지던 사촌 동생은 나에게 연애 상담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과 얼마 전까지 나와 농담을 주고받던, 함께 고민과 푸념을 나누던 누군가가 어머니가 되는 일은 상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어머니란 너무나 크고 먼 단어였으므로.

  사람들은 내게 물었다. 왜 너만 아직 그대로니? 나는 그 당연한 물음이 항상 버거웠다. 그 어디든 내가 가만히 있어도 좋을 곳을 찾아 숨고 싶었다. 때때로 친구들과 갔던 놀이동산에서 본 오리배를 떠올렸다. 길게 늘어선 대기열에서 문득 시선을 돌렸을 때 분홍빛 홍학으로 단장한 오리배가 호수 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바쁘게 돌아가는 놀이기구와 분주히 줄을 당기는 사람들, 왁자한 대화 소리와 직원들의 높고 낮은 안내음. 그 가운데 맥없이 멈춰 있는 오리배는 어쩐지 서글펐다. 그들은 왜 멈춰 있었을까?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에, 손님이 없는 탓이었을까? 그렇다면 나에게도 아직 때가 오지 않은 걸까? 언젠가 얼음이 녹는 봄이 오면 나의 시간도 덩달아 움직이게 되는 것인지.

  “여러분은 활자 하나하나에 자신을 들키게 될 겁니다.”

  대학 시절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다. 나는 이 말이 너무나 두려운 한편 무섭도록 공감됐었다. 이제껏 글을 쓰며 숱하게 느꼈던 사실이기 때문이다. 내 글에 대한 지인들의 감상은 늘 비슷했다.

  “네 소설은 구원자 모티브가 많은 것 같아. 누군가 어떤 식으로든 주인공을 구하러 오네?”

티 내지 않았지만 뒤돌아 창피함에 발을 구른 날이 여럿이다. 내 글은 필요 이상으로 나와 닮아 있었다. 한자리에 발이 묶인 무기력한 주인공은 언제나 자신을 구해줄 누군가를 기다린다. 적어도 글 속의 나를 구하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그마저 마음처럼 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손이 멈추는 일이야 더러 있었지만, 이번은 경우가 좀 달랐다. 그때 내가 쓰고 있던 글은 이미 오래전에 전반적인 줄거리와 방향이 모두 정해져 있었다. 재료가 모두 마련되었음에도 어쩐지 내 손은 자꾸만 머뭇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렁에 골머리를 앓다가, 함께 글을 쓰는 언니에게 SOS를 요청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정해놓은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럼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나는 생각 끝에 답했다.

  “주인공이 여기서 스스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건 네가 그러고 싶어진 거네.”

줄곧 나의 글을 읽었고, 그 속의 나를 읽어냈던 그녀의 말이기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토록 찾고 싶던 문제의 답이 이토록 어이없이 내 앞에 나타나다니. 무엇보다 내게는 인생관을 바꿀만한 그 어떤 대단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의아해하는 나에게 언니는 다시금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냥 변할 수도 있는 거지, 뭐. 다들 그러잖아. 큰 이유 없어도 그냥 물 흐르듯이.”

그제야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모든 것은 흐른다.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멈출 수 없기에 밉고 또 아깝지만, 대신 부추기지 않아도 저절로 가는 기특함이 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사실이라 도리어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언제까지고 멈춰있을 것 같던 나의 삶도 이렇게 서서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물론 나는 아직 참 작은 사람이라서 해결되지 않은 무수한 미숙함이 있고, 그래서 종종 다시 얼어붙고 웅크릴 것을 안다. 그러나 이제는 막막해 하는 대신 가만히 내버려두는 방법을 택하겠다. 흐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몸을 맡기다 보면, 언젠가 이미 지나온 상류 어딘가를 바라보며 참 멀리도 왔다고 감탄하는 내 모습을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




발을 담그고

 

 문예창작과에 오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그날, 내 손에 닿았던 온기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시절이다. 3학년, 나는 물론 내 주변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대학진학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때 문예창작과는 내 손에 들려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였다. 때마침 한 대학에서 소설 공모전이 열렸고,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참여를 권하셨다. 혼자 글자를 끄적이는 일은 내게 습관과 같은 것이었지만, 사람이 살아 숨 쉬는 세상을 새로이 하나 만들어내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어렵고 무서운 일이었다. 몇 번이고 이어진 퇴고 끝에 완성된 글은 그럼에도 많이 부족하고 부끄러웠다. 우체국을 나오면서는 홀가분하기보다 가슴께가 무거웠다. 나는 터덜터덜 학교로 돌아갔다. 그렇게 도착한 교실은 왜인지 무척 소란하고 들떠있었다. 생글생글 웃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과 그네들의 손을 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는 종이뭉치를 봤을 때, 나는 그 이유를 알아챌 수 있었다. 아이들이 내가 없는 틈을 타 여분으로 출력해둔 소설을 몰래 돌려본 것이었다. 화가 나기에 앞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재빨리 글뭉치를 낚아채 책상 서랍 안으로 꼭꼭 숨겨버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내 앞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한 학기를 마치던 그 시점까지 나와 교류가 거진 없던 아이. 말하자면 나와 ‘노는 부류’가 완전히 다른 아이였다. 의아해하는 내 앞에 서서 그 애는 말했다.

  “나 네 소설 진짜 좋았어.”

살풋 미소를 짓는 그 애의 얼굴에 어쩐지 볼이 더 홧홧해져서, 나는 어물쩍 고맙다 답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냥 빨리 이 모든 상황을 넘기고 싶었다. 그러나 순간 마치 그런 나의 마음을 잡아두려는 듯 다급하게, 그 애가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놀라 바라보는 나에게 다시금 진중하게 말했다.

  “진짜 좋았어. 진짜.”

허투루 넘기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던 그 애의 눈빛과 나를 잡은 손의 기묘한 따스함. 아마 그 애는 지금 나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겠지만, 그 순간 나는 결심했었다. 글을 쓰는 과에 가야겠다고.

  그러나 문창과에 와서 내가 배운 것은 내가 참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과에서 주로 하는 일은 합평이었다. 게으른 말들을 적어낸 날이면 호되게 다쳐야 했고, 치열한 흔적을 내놓은 날에는 겨우 두 발을 뻗고 잠들 수 있었다. 언젠가는 제법 마음에 차는 글을 쓴 적도 있었다. A4용지로 한 장이 조금 넘는 수필이었다. 과제를 받고부터 발표 날까지 내리 플롯을 고치고 문장을 매만졌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조금은 편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합평의 방향은 예상대로 흘러가 내 글은 이례적으로 거의 비판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 뿌듯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어진 다음 합평에서 한편의 글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것은 동기 B의 글이었다. 전날 시간이 없어 하루 만에 과제를 해야 하노라 앓는 소리를 냈던 그녀였다. 확실히 끊지 않고 한 번에 써내려갔음이 여실히 보이는 그녀의 글은, 그러나 너무도 자유롭고 매력적이었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교훈을 읊고 있는 내 글과 달리 B의 글에는 다채로운 표정이 있었고, 생생히 살아있는 목소리가 있었고, 자그마한 일에도 어김없이 관철되는 그녀만의 올곧은 가치관이 있었다. 재능이라는 것이 그토록 반짝반짝한 것임을 나는 그녀를 보고 알았다. 터져 나오는 교수님의 칭찬에 B는 기뻐하는 대신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나는 못나게도 가슴이 좀 쓰렸다. 그것은 과를 선택한 후 줄곧 바라왔던 나의 모습이었다.

  웹서핑 중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재능'이라는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 호기심에 냉큼 클릭했다가 크게 후회했던 기억이 난다. 그 재능이란 바로 어중간한 재능을 뜻하는 것이었다. 작성자가 모아놓은 길고 짧은 글들은 하나같이 어설픈 재능의 잔인함에 대해 토로하고 있었다. 제 안의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며 하나둘 그게 너무도 실낱같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예 재능이 없다면 미련 없이 돌아설 텐데, 이토록 자그마한 희망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더 나은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길을 잃었다는 슬픈 푸념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 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스스로 가진 것이 미미하다는 것을 깨닫고도 차마 뒤돌아서지 못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졸업이 다가오는 시점에 나는 회의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글을 쓰는 일을 하겠다는 엄두는 감히 나지도 않았다. 누군가는 직업으로 삼지도 못할 과를 왜 선택했느냐 무심한 소리를 했다. 가슴이 시렸다. 반박할 말이 없었음은 물론, 나 역시 그의 말에 동의하고 있었기에. 그러다 한 책을 만나게 됐다. 정현주 작가의 ‘그래도, 사랑’이라는 에세이집. 그녀는 한 에피소드에서 한동안 그림을 배웠던 경험에 대해 소개한다. 일요일이면 반나절씩 스케치북을 펼쳤다는 그녀는 눈이 예민해지자 세상의 다양한 색에 대해 알게 되었고, 곧 모든 것이 예쁘게 보였다 말한다. 그녀의 눈에 5월의 초록은 투명하고 6월의 초록은 두꺼운 느낌을 주었다. 아침의 공기는 투명하고 오후 4시의 햇살은 금빛을 띤다. 그녀는 곧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지만 계속해서 색이 얼마나 예쁜 것인지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어쩐지 가슴이 먹먹해졌다. 물론 나는 양 갈래머리를 하던 꼬맹이 시절 크레파스를 놓은 후로 그림을 배운 경험이 없으므로, 내 눈에는 5월의 초록도, 6월의 초록도 그저 녹색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글은 달랐다. 불과 몇 년 전 교과서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시인들의 시구가 사실 얼마나 눈물 나게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나는 이제 알고 있다. 말줄임표 속에는 차마 언어가 되지 못한 무수한 말들이 들어있다는 것을, 몰아치는 문장의 감정 속에서 한순간 숨을 터주는 쉼표의 해방감을, ‘하지만’과 ‘그러나’가 주는 놀라운 어감의 차이를, 똑같은 장면을 수백 가지의 빛깔로 탈바꿈시키는 마법 같은 글의 힘을, 나는 이제 알 수 있다. 그녀가 경험했듯 글을 배웠기에 나의 세상 역시 몇 곱절은 아름다워져 있었다.

  발을 담근 후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피부를 감싸주던 튼튼한 신발을 벗고, 직접 두 발을 적시며 아주 가까이에서 내가 서 있는 곳을 들여다보면, 비로소 멀리서는 보지 못했던 특별함을 알게 된다.

  ‘어제는 책을 읽다 끌어안고 같이 죽고 싶은 글귀를 발견했다.’

어느 시인이 말했듯, 가슴에 끌어안고 죽고 싶은 글귀가 내게도 생겼다. 이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책을 덮어버리는 내 모습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더는 후회하지 않는다. 글이 내게 줄 수 있는 것은 이미 충분히 받았으니까. 그건 하루하루 배를 채우는 일보다 훨씬 소중하고 눈부신 것이니까. 그래서 이제 때때로 매섭게 찬 아픔이 찾아와도 그마저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발을 담고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온기를 만났던 열아홉 그때처럼, 나 역시 누군가의 품에 안길 글을 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성명 : 정수지

이메일 : jsj6454kr@daum.net

연락처 : 010-7157-5604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6.04.18 07:24
    안녕하세요! 전 전문대 다닐때 독서와 토론시간에서 문학의 불씨를 키웠습니다. ^^
  • profile
    은유시인 2016.04.28 17:59
    구구절절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결실을 거둬들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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