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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누구나 어설퍼



아무리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그저 실패한 사람을 격려할 뿐인줄 알았는데 뒤늦게 실패해도 괜찮으니 무엇이든 시도해보라는


뜻으로 들린다. 도전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시도하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어째선지 여태까지 나는 스스로에 대해


허들을 상당히 올려버리고 있었던 모양이고 그 덕분에 첫 발을 내딛는 것조차 두려움이 앞서서 경험치를 제대로


쌓지 못했었다. 처음으로 옷을 스스로 구매했을 때가 떠오른다. 그전까지 나는 옷가게에 들어가는 게 무서웠다. 


점원의 고객 응대에 어찌 답하면 좋을지 모르겠고 혹시라도 아무 것도 몰라서 여성 의류쪽을 서성이다가 비웃음


살까 두려웠고 어떤 옷을 사야 하는지 몰라서 그저 시선을 돌리기만 해왔다. 하지만 입을 옷이 필요했기 때문에


데드 라인이 코앞에 다가와서야 결국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가게에 들어섰다. 결국 샀다. 걱정한 것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견한 마음이 들어서 푼수같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그 좁아터진 칸 안에서 낑낑 거리며


환복했다. 거울을 보니 나랑 어울리지 않아 실망했다. 그날 구매한 청바지는 다른 바지들보다 한 치수가 작아서


운동이 부족해 허벅지에 살이 오르면 입을 때 굉장히 불편하다. 지금은 스스로 운동해야겠다는 각오가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메이트다. 그 뒤로 산 바지들은 그럭저럭이다. 적어도 실패는 아니다. 이젠 옷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구경하고 나오는 것까지 스스럼 없다. 처음 시도해보았을 때 떨었던 게 전부고 그뒤로 몇번이나 옷을 사면서 점차


그쪽 환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나에겐 익숙한 일이지만 남에겐 낯선 일이 있다. 사수와 부사수의 역학 관계가 반전되는 일을 여러분은 살면서 겪어본


적 있으신지. 남자라면 군에 입대하면서 아마 처음 경험하게 될 것이고 군에 입대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그럭저럭


성인이 되어서 아르바이트나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며 자연히 사수 또는 선배격인 사람에게 부사수, 견습생이라는 위치로


가이드를 받게 되고 어느덧 시간이 제법 지나 자신이 사수나 선배가 되어 부사수 또는 견습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되면서


겪게 된다. 가르침을 받고도 한없이 모자라서 계속 물어보고 당황해서 우물쭈물하던 자신이 어느샌가 후임자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있다니. 암기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충분한 시간과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각오만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숙련자가 될 수 있다. 나에게 낯선 일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게도 익숙한 일이 되는


법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무슨 일이든지 일단 시동부터 걸어보는 것에 의의를 가지라는 격언이 있다. 자신감 부족으로


지레 겁부터 먹어서 시도한 적이 없으면 인터넷에서 아무리 많은 정보를 주워들었더라도 경험치는 결국 제자리다.


어차피 처음엔 모두 어설픈 법이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걸 명심하고 새로운 일에 임하자. 단, 초장부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의욕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피하고. 누구나 실패할 수밖에 없고 실패를 수차례 겪으면서


개선된다. 일단 시작부터 하자.




첫사랑. 첫 연애. 처음부터 쿵짝이 잘 맞아 결혼까지 단번에 골인할 수도 있지만 숱한 연인들이 그렇듯 앞서 말한 예시는


단언컨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결혼이 연애의 끝이 아니거든. 첫사랑과 맺어진다는 게 동화 속 이야기처럼 마냥


행복할 뿐인 얘기는 아니다. 사랑을 많이 해봐야 한다는 말, 그저 사회 생활을 통해서 연마하는 대인관계 기술과 연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기법은 또 차원이 다르다. 처음 옷을 샀을 때 내게 잘 맞는지 잘 어울리는지 오래 입을 수 있는지


또 어떤 옷과 조합할 수 있는지까지 생각이 닿지 못했듯이 처음 연애를 할 때 상대방이 내게 잘 맞는지 우리가 잘


어울리는지 오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지 궁리해볼 여유가 없었던 것처럼. 그래서 첫사랑은 언제나 실패하고 그 


씁쓸함이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는가 보다. 상처로 끝난 연애의 실패는 훗날 당신과 마음이 더 잘 맞는 짝과 만날 때, 


보고만 있어도 좋기만 한 그 아이와 더욱 잘 어울릴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지침이 되는 법.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당신을 현재 가족보다 아껴주는 연인을 다음 스테이지에 서기 위한 초석으로 삼는 쓰레기같은 짓은 해서는 안 되지. 


누군가의 호의를 배신하고 이용하는 것만큼 역겨운 짓거리는 없으니까. 그런 한편 보아라, 위에서 이야기했었던


것과 결국 사랑이란 녀석도 상이하지.




다시 말하지만 나에겐 익숙한 일이지만 남에겐 낯선 일이 있고 내겐 낯선데 남에겐 익숙한 일이 있다. 교육자의 


됨됨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무조건 내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도 상대방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으니 


아무리 상대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고 해서 길길이 날뛰지 말자. 물론 사람이 부드럽게 상대하면 


덩달아서 각오도 누그러지기 때문에 딱딱하게 대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그저 


처음 해보는 상대가 자신만큼 숙달되길 바라는 것 자체가 큰 에러라는 말이다. 결국 그것도 달리 후임을 교육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저지르고 마는 과오에 지나지 않겠지만. 슬프게도 그런 잘못이 어느샌가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관습처럼 굳어버리곤 하지. 사람들 중에서는 자신이 당하면 당한만큼 관련없는 사람에게 똑같이 되갚음을 


해줘야 비로소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 있기 마련이니. 결국 배려가 부족한 거다. 그러니 선임에게 조금 혼났다고 


기죽지 말자고. 어차피 당신은 서투를 수밖에 없었고 상대는 후임을 교육하는 건에서는 여러분처럼 초짜였을 뿐이니까.


처음에는 누구나 어설프다는 걸 몰랐던 게지. 




요는 생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영역에 발을 내딛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해본 적 없는 일을 전생이라도 있어서 


전생에서 했던 경험을 고스란히 가져와 해내는 게 아닌 이상 잘해낼 리도 만무하고 만약 전생이 존재한다고 한들 


전생에도 똑같은 부류의 일을 해보았을 확률도 굉장히 적잖아. 비록 당신이 발을 헛디뎌 엎어지는 곳 어디든지 폭신한 


매트리스가 깔려있는 건 아니지만 넘어져서 다치고 피도 흘리면서 균형 감각을 익히게 된다. 어릴 땐 생각없이 뛰다 


제 발에 걸려 무릎 까지는 일이 빈번했었는데 적어도 오늘날의 당신은 옛날처럼 그렇게 자주 넘어지지 않잖아. 나는 


주변에 관심이 없어서 곧잘 넘어지곤 하지만. 뭐, 어쨌든! 경험은 이력서에 적을 수 있든 없든 인생을 살아갈 때 훌륭한 


스펙이 된다. 어려서부터 많은 일들을 직접 해보자고.








신정빈

ravlitzen@naver.com

010 4519 7039


  • profile
    korean 2017.04.30 20:41
    수필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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