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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하루 시작

 

50이 넘어도 어머님에 대한 이름은 너무 극진하다. 아직까지 우리 엄마라 부르면서 졸졸 어린 아이처럼 따라 다닌다. 어머님에 대한 존재가 남다른다. 길에서 힘겹게 걸어가시는 어른을 보면 마치 우리 어머니처럼 반갑게 인사한다. “어머님 어디 외출하십니까?” 사냥하게 말을 걸어 본다. “이리 저리 세상 구경도 할 겸 이렇게 나와 봅니다. 새댁은 어디 가는교?” 왠지 그 말이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는 조금은 이색적인 말로 들렸다.

 

아직 이 나이가 되도록 함께 마주하면서 평생 반려자를 만나지 못한 것이 남들 보기에 조금은 쑥스럽다. 다른 사람들이 다 가는 길을 동행하지 못했으니 내 마음 속에 아직도 혼자 허전함을 달래본다. 어디쯤 있을까?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 시장에 과일 팔러 가시면 아버님께서 우스갯소리로 머리를 한 번 긁어 보라고 말씀하시던 생각이 난다. 앞머리를 근적근적하면 아마 지금쯤 도착한다는 신호였다. 무심코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면서 그 때의 추억을 되새겨 앞머리를 긁어본다. 아마도 우리집 대문 앞에서 내 님이 노크를 하면서 기다려 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에게 뼈아픈 과거가 있다. 누워만 있어야만 했던 그 때로 잠시나마 아픈 지난날의 여행길로 떠나본다. 거동도 불편해서 마냥 천장만 쳐다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시절이 있었다. 개미들이 천장을 향해 기어 올라가는 모습만 바라보면서 나에게는 하잖은 개미가 얼마나 삶의 의욕을 불러 모았는지 모른다. 고비고비 넘어가는 고통이 마치 곡예사의 아찔한 인생의 순간인 것 같았다. 어머님께서는 새벽별과 같이 일어나셔서 아침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본다.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이었지만. 조용히 나의 기분을 읽듯 낮은 목소리로 이제 곧 낫는다. 걱정하지 말라. 네 인연은 어디에서 늦게 라도 꼭 찾아온단다. 걱정마라.” 하시는 눈물을 억지로 감추면서 하루의 시작을 희망찬 목소리로 등을 두들겨주신다.

 

스스로 자문자답으로 주문을 외운다. “그래 인생이 별것이냐 유행가 가사처럼. 흘러가는 대로 붓가는대로 사는 거야.” 큰 위로의 말로 자신을 위로했던 수많은 나와의 대화가 스쳐지나간다.

 

무엇인가 큰 꿈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나날들이 주위 사람들과 함께 부둥켜안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매일 아침 문을 열어주시는 사랑스런 눈빛의 입맞춤이 너무 감사드리고 싶고, 따뜻한 주위 사람들의 보내 주신 사랑의 화살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직접 뼛속으로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살아 있다. 사지를 꼬집어보기고 하고 너털웃음도 지어본다. 진정 건강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으매 사람들의 눈빛만 바라보아도 검은 눈동자에는 감사의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삶은 어쩌면 최고의 경험에서 진정한 뭔가를 얻어내는 기분이 든다. 세상은 울고 때로는 웃으면서 인생의 노를 저어가는 기분이 든다. 어머님의 힘겹던 뒷바라지가 이제는 그 비단길을 함께 울음에서 웃음으로 걸을 수 있어 최고의 행복으로 하루를 어머님의 시작의 아침인사처럼 엮어본다.

 

 

 

 

 

 

 

 

 아이가 없는 여자

 

나에겐 심각한 고민이 있다. 50대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면서 누군가 말하는 보물이 없다. 그 보물이 무언인가 물음에 스스럼없이 대답하는 답변이 바로 이러한 것이다. 아이가 없다. 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기분이 든다. 황폐한 불모의 땅이 이런 기분일까? 세월의 연륜을 더해가면서 자식이라는 말이 나에게는 어떤 커다란 의미인지 실감할 수 있다.

 

90이 된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보통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마도 자식이 없으면 허허 벌판에 찬바람 비바람을 맞으면서 얼마나 혼자서 세상을 세찬 풍파와 이겨나가야 할 것인가. 부모님의 온갖 수발을 다 들어드리면서 이러한 생각을 해본다. 이웃집의 사소로운 이야기보따리도 나의 일 인양 즐거움으로 귀담아 들어 드린다. 시장 보러갈 때 마다 나는 부모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가슴 깊이 느끼면서 살아간다.

 

만약 내가 백발의 노인이 되면 누군가 내가 부모님께 해드렸던 것처럼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까? 욕심 아인 욕심을 갖게 된다. 노년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왠지 가슴이 자꾸 비워 오는 기분이 든다.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순간 서글픔을 길가에 외롭게 지팡이를 의지 한 채 홀로 걸어가는 한 노파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결혼은 요즈음 필수가 아니라 선택사항이라고 젊은 세대들이 말들 한다. ! 어릴 때부터 어머님께 너무 철저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다. 항상 남편 그늘에서 조용히 내조하는 전형적인 여인상을 강조하셨다. 그러한 교육 탓인지 아이를 잘 만들고 잘 키우는 여자로 남고 싶은 꿈이 나에게는 마음속에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결혼을 하면 너무 가정적이고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말을 주워들으면서 어쩌면 나에게는 절실한 결혼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50을 넘기면서 인생의 잡다한 쓴맛 단맛을 경험하고 보니 더욱 반려자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싶었다. 남편의 사랑이 어떤 사랑으로 내 가슴에 다가올까? 한 번 느끼고 살고 싶다고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남은 시간을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임종의 시간을 맞이하면서 지켜주는 사람이 기다려진다.

 

시간이 여유로울 때 마트에 혼자 멋지게 진열된 물건들을 눈요기 한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부부가 함께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다정하게 물건을 고르는 것을 보면 나에게 최고의 꿈이요 희망사항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문을 활짝 열고 기다려 본다. 한 송이의 장미꽃을 들고 달려올 것 같은 황혼의 사랑을 기다리며 산다. 그 때가 언제쯤일까? 나에게도 이런 멋진 기회가 오리라고 부푼 가슴으로 넘어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대화를 하는 기분으로 살아간다. 신은 꼭 나를 선택해주리라 믿어본다. 늦게라도 어여쁜 황혼의 건강한 아이를 선물해주리라고 확신 해본다. 꿈을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믿으면서.

 

 

장명희

jang106303@naver.com

010-6886-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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