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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의 경주

*색약이 있어 '짙은 밤색'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본문 16px로 하면 줄이 깨질까 염려되어 12px.로 지정했습니다.

*제 개인 블로그에서 먼저 작성된 글입니다(http://ravlitzen.blog.me/220840981979)






꿈 얘기다. 단편 소설같은 꿈을 이어서 꾸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고 꿈 속 체험이 재미있었으므로 기록하고자 한다. 


어제 생활 패턴을 어떻게든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하루를 완전히 지새고 각성제 두 잔으로 버티다가 자정이 다되서 기절하듯


잠들었다가 일어나기 딱 좋은 시각인 아침에 눈을 떴지만 피로를 못이기고 다시 쓰러져 잠들었을 때 꾸게 된 게 이 두 번째 이야기.


첫번 째는 밀칩이라는 친구 집에 머물 때 꿨던 거 같다. 어쨌든 모처럼 정상 생활 리듬으로 돌아오는가 싶었더니만 돌연 발목 잡힌


것을 보니 상황이 맞아떨어져서 무척 싱숭생숭한 기분이 든다. 집으로 돌아오다가 갑자기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뒷덜미를 잡혀


그 상태로 반시간 정도 구속 당한 느낌.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 



용은 3층짜리 작은 상가 건물과 같은 크기였다. 전형적인 드래곤의 모습으로 퉁퉁한 체형에 하늘을 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빼싹 말라 볼품없는 가죽 날개와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붉은 색의 비늘. 앞마당을 지키는 진돗개와


같이 바닥에 주저앉은 채 두 팔을 앞발처럼 바닥에 지탱해 앉아있었다. 두꺼운 팔 끝에는 세 갈래로 나뉘어진 손가락에 겁나게 큰


발톱이 나있었고 유치원생에게 장난을 거는 중학생 남자 아이처럼 짖궂음이 잔뜩 묻어나는 미소를 지을 때마다 가늘게 뜨는 호박


색 눈동자와 식은땀이 흐르게 만들 정도로 오싹한 송곳니들이 인상에 남는다. 하지만 가장 압권인 건 그런 용이 사람의 말을 한다


는 거였다. 



용이라고 할지 드래곤이라 할지 어쨌든 그 괴물과 대면한 건 두 번째이지만 상대편에서는 나를 기억하지 못했고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드래곤에 엮인 전설까지 알고 있었다. 전설은 심히 심플했는데 내용을 설명해보겠다. 어느날 심심한 드래곤이 한 건물 앞에


나타나서 길을 막고 사람들에게 승부를 걸었다고 한다. 게임에서 자신을 이기면 군말없이 물러나주겠다는 내기였었다. 사람들이


지면 게임이 불가능해질 때까지 버티고 있는 거고 드래곤이 지면 그저 물러나기만 할 뿐인 드래곤에겐 전혀 잃을 것이 없는 게임.


건물 안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 사람들도 나처럼 어처구니가 없었을까. 용기가 없던 그들은 신에게 기도를 하며 그저 울기만 했다.


한참 답이 없자 성질이 난 용은 그대로 건물을 무너뜨려서 몰살시키겠노라 협박했다. 그때 기사 한 명이 정문을 통해서 나오더니


승부를 요청했다. 드래곤은 흡족해하면서 그제서야 경기의 상세한 내용을 설명해주었다. 이 3층짜리 용도를 모르겠는 작은 탑은


분지에 세워져서 사람의 다리로 1분이 안 되게 달리면 60도쯤 되는 경사진 똑같은 속도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30초면 다 오를


작은 언덕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드래곤은 먼저 이 분지를 벗어나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대신 '시작 선언'은


사람 측에서 언제든지 불규칙하게. 한 번에 수많은 경기가 가능하다. 쉽게 설명해서 누구든지 건울을 빠져나와 드래곤을 앞질러


언덕을 오르기만 하면 이기는 거다. 사람 측에게 굉장히 유리한 조건을 주는 대신에 용은 자신은 쫓는 상대가 아직 고개를 넘지


못했을 시 어떤 방법으로든 살육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드래곤에게 첫 게임이니 기념삼아서


이번만 통상 룰에 추가로, 기사가 만약 언덕에 다다를 시 건물 안의 모든 사람도 통과한 셈을 하자고 제안했고 드래곤은 흔쾌히


수락했다. 결과만 얘기하자면 누구도 목숨을 잃지 않고 기사가 승리했고 드래곤은 흡족해하며 물러났다. 



라는 내용의 전설이 당시 사람들처럼 건물 안에 갇힌 채, 1층과 2층 사이의 층계에서 웅크리고 있는 내 머릿속에 줄줄 흘러들어


왔다. 용이 건물 위에 앉기라도 하면 그대로 폭삭 무너져내릴 듯 결코 넓지 않은 면적에 상점이라고는 3층에 주먹만한 카페뿐인


이 정체모를 건물은 빌어먹을 창문이 많아서 제대로 몸을 숨기는 것조차 어려워보였다. 내가 당시 몸을 숨기고 있던 1.5층 높이


의 창문을 통해 힐끗 바깥을 살피면 드래곤의 두꺼운 목이 보이는 게 고작이었다. 가장 끔찍한 것은 녀석의 말소리가 건물 안에


쩌렁쩌렁 울릴 때로, 건물 안엔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였는데 그중 누군가 전설 속 기사처럼 용과 마주해 뭔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미 몇명이 바깥으로 섣불리 뛰쳐나갔다가 짓밟혀 쥐포가 된지 오래였다. 협상 중 혹 심기를 거스르는


말이라도 한 걸까, 창을 통해 훔쳐보고 있으니 용의 목을 두른 가죽이 겉으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붉은 빛을 띄기 시작했다.


이때 벌써 감이 왔다. 불을 뿜기 일보 직전인 거다. 눈을 한 번 깜빡이고나니 이미 녀석은 1층을 입구를 통해 불길을 토해내고


있었고 아비규환의 지옥이 펼쳐졌다. 전력인지 힘을 좀 뺐는지 몰라도, 내가 있는 곳은 이미 찜질방처럼 후끈 달아올랐고 몸이


젖은 솜옷을 입은 것처럼 무거워진 나는 가까스로 실눈을 떠 녀석을 봤는데 그후 여파로 녀석은 잠시 몸이 굳어버린 듯 보였다.


이때다 싶었던 나는 갑자기 몸에 힘이 샘솟는 걸 느꼈고, 전광석화같이 건물을 튀어나와 그대로 골인 지점을 통과했다. 그리고


잠에서 깼다. 이게 첫번째 꿈이었다. 



두번째 꿈은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오늘 꿨었던 건데 꿈속에서 나는 끔찍하게도 갓 병장을 단 상태로 그리운 얼굴의 후임병들과


함께 산속에서 훈련의 막바지에 이른 상태였다. 대대급의 큰 훈련이었는지 우리 중대가 다같이 있어서 오래간만에 반가웠는데


어쨌든 막사를 향해 짧은 복귀 행군을 시작하려는 찰나였다. 그러고보니 간부 인솔이 붙지 않았었네. 어쨌든 산을 내려가다가


예전부터 내 말을 겁나 안 따르고 제멋대로 행동하던 맞후임 녀석이 갑자기 중대를 이상한 길로 인솔하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내가 뭐하는 짓거리냐고 따지자 이쪽이 산에서 내려가는 지름길이라고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그대로 자기 갈 길을 떠나버렸다.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병장인 내게는 힘이 없었고 같이 있었던 동기놈이 재밌었는지 웃으면서 후임의 뒤를 따르자고 제안했다.


스스로 못미더운 데 반해 동기는 내가 봤을 때 나보다 부대를 더 잘 알고 있으므로 마지못해 따랐다. 정말 순식간에 내려왔다.


나야 이득을 봤으니 얼른 돌아가서 사지방이라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후미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저 앞의 건물로 들어가!"


라는 다급한 통보에 모두 전력질주해서 예의 그 건물로 들어와버렸다. 그 과정에서 몇명이 목숨을 빼앗겼는지는 알 수 없었고


개중에는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가 숨은 병사도 있다는 듯했다. 마음 속으로 자책했다. 이런 막다른 골목과 다름없는 건물안에


들어올 바에는 나도 차라리 숲으로 도망갔으면 다른 길이라도 보였을텐데. 첫번째 꿈때와 똑같이 나는 반층 높이의 층계에서


창문을 통해 익숙한 드래곤의 목덜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4명의 맞후임 중 그나마 내 말을 잘 따른


녀석이 함께였다. 소대 구분없이 섞여들어왔기 때문에 다른 녀석들에겐 별로 관심도 없었다. 어쨌든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인


상황에 내 옆에 달라붙어있던 게 녀석이었을 뿐. 나는 후임 앞이니 침착하고 차분히 설명했다. 나는 이게 두 번째고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설명하니 후임병들의 눈이 반짝였다. 작전대로 모두가 농성 태세에 들어갔다. 이렇게 하면 뿔이 난 드래곤이 불


을 토해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상한대로 화난 드래곤은 그 팔을 현관을 통해 집어넣어 우리들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다가 맞후임 녀석이 그 날카로운 발톱에 걸려서 끌려갈 뻔했지만 나를 포함한 병사들이 잡아당겨줬고 그런 식으로


몇번 씩이나 후임병들이 끌려갈 뻔했으나 그때마다 모두가 힘을 합쳐 구조했다. 마침내 드래곤의 목덜미가 붉은 빛을 발했다.


바로 지금이 달아날 찬스였다. 


"준비해!"


라고 외치자마자 시뻘건 불이 현관 입구로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게 보였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떴을 때 내 몸은 차갑게 식어있었고 나는 어두컴컴한 건물 안에 혼자였다. 1층 계단 앞에 쓰러져있던 내 눈에는 지금껏


몸을 숨겼던 반층계 창문 너머로 별이 총총 빛나는 밤하늘이 들어왔다. 찌르르 풀벌레 소리만이 가득한 건물 주변엔 아무도


없는 듯보였다.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시체는 없었고 나이외에 건물에 잔류한 병사도 없다. 내 몸에도 상처 하나 없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갑자기 폭증한 건물 안의 열기에 그만 졸도해버린 듯 싶었다. 어쨌든지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자


잠에서 깼다. 부대로 돌아가서 생존 신고나 해야겠군. 생각하면서.





신정빈
ravlitzen@naver.com
010-4519-7039

  • profile
    korean 2017.01.01 17:16
    흥미진진한 끔 내용을 담았군요.
    저도 그런 꿈을 꿔봤으면 하는 부러움이 샘솟습니다.
    작품이 저절로 떠오를테니까요...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7.01.01 19:30
    제 태몽도 장난아니였는데 한번 수필로 남길지도 모릅니다... ^^ 토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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