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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성게임
고3 때 짝꿍과 수업시간에 몰래 초성퀴즈를 했다
초성퀴즈는 종이에 초성을 적고 그 초성에 맞는 단어를 번갈아가며 하나씩 나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ㅇㅈ 이라는 초성에는 인정, 인종, 여자, 요정 등등을 나열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창 재밌게 놀았다.
가만히 있어도 스트레스받는 고3이 수업시간에 몰래 하는 게임에 희열을 느끼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ㅅㄱ' 이라는 초성으로 게임을 하기로 정했다
머릿속에 비 오듯 쏟아지는 ㅅㄱ단어들을 손가락으로 세 가며 정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수고, 성격, 사격, 상기 등등 대표적인 단어들을 나열했고 어느덧 A4용지 3줄이 찰 만큼 열심히 생각하고 적었다. 생각의 장마가 그치고 머리를 쥐어짜 가며 한두 방울 떨어질 때 비로소 쓰지 않은, 하지만 매우 익숙한 또한 매우 어렵고 힘든 단어가 생각났다. 바로 '성공'이다
그 순간 무언가 알 수없는 기분이 전신을 휘감았다. '성공'은 우리가 늘 추구하는 이상이 아닌가?
우리가 나열한 글자들을 보니 '성공'이라는 단어는 없고 자주 쓰지 않는 '살기, 살구, 소고' 같은 단어들만 써져 있었다.

어째서 생각이 나지 않은 것일까? 내 차례 때 난 '성공' 을 말했고 친구는 무릎을 탁 치면서 '아! 그게 있었지!'라고 반응을 한다. 

사실 성공이란 단어가 떠오르지 않은 것은 우리가 처한 현실 때문 일지도 몰랐다. 어렸을 때 우리 모두는 '넌 꼭 성공할 거야!'라는 말이나 '난 꼭 성공해서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리면서 잘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을 먹으면서 돌아보니,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의 과제들만 해결하려고 감정과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어리석은 까막눈 아이만 보였다. 나는 이전에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 보면서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왜 좀 더 적극적이지 않았지?''왜 꿈을 가지지 못한 거야?'라는 한탄만 할 뿐이었다. 엄청난 공부의 압박을 받으며 가끔 주말에 노는 것도 눈치 보일 정도의 한국의 고3이 성공이라는 막연한 동경을 품고 살기엔 바로 앞에 놓인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벽이 너무도 크다.

세계사 수업
오늘 세계사 수업시간에 로마의 역사에 대해 배웠다.
로마는 초창기 귀족들이 권력을 잡은 공화정에서부터 우리가 잘 아는 옥타비아누스 즉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집권을 시작한 제국이 있고 후에 게르만족들로 인해 찾아온 로마의 혼란기까지.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카이사르에 대한 이야기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그는 유서 깊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재무관, 법무관 등의 관직을 지내면서 민중과 친근해졌고 정책 운영면에서도 착실하게 성과를 거두어 명성을 드높였다.
때문에 그는 민중에게 많은 지지를 받으며 정치가로서 기반을 다졌고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와 함께 로마의 3두동맹를 이끌었다. 그러나 곧 크라수스가 전쟁에서 죽고, 그와 폼페이우스가 권력을 두고 충돌하였다.
전쟁에 나가있던 크라수스에게 폼페이우스는 원로원을 동원하여 귀환 명령을 내린다.
크라수스는 군대를 해산하고 돌아가면 필연적으로 죽임을 당할 것을 알기에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그 유명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말을 남기고 폼페이우스를 몰아내고 일인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자 권력에 욕심이 생겨 '황제'가 되고자 하였고 이 때문에, 회의에서 연설하던 도중 부하들이 뒤에서 찔러온 칼에 어이없이 목숨을 잃는다.
나는 예전에 로마 역사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에는 카이사르에 죽음을 이렇게 서술하였다.
카이사르는 '운명'을 신봉하는 사람이라 점 또한 많이 봤는데 유명한 점술가가 카이사르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카이사르. 당신의 운명은 다음 주 그날 매우 위태롭게 나오는군요. 내 청하 건데 그날은 집에서 나가지 말아 주시오'
카이사르는 그 말을 경계하며 그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날에 카이사르는 멀쩡한 상태로 점쟁이를 찾아갔다.
'당신의 예언이 틀렸소. 운명의 여신은 나의 편이오!'라고 말하며 회의에 나섰다고 한다.
점쟁이는 회의장에 가는 카이사르의 뒤에서 나지막이 말했다고 한다.
'운명의 날이 왔지만. 아직 그날이 끝나지는 않았소.' 결국 그날 운명처럼 카이사르는 죽었다.
오늘의 수업을 통해 그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려본 나는 권력의 허무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적들을 끝없이 죽이고 적들을 베며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다진 카이사르조차도 허무하게 뒤에서 찔러오는 칼을 피할 수 없었다. 카이사르 이야기를 통해 문득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권이 생각났다. 역사적으로 유례없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끼리 수십억 단위의 돈을 수시로 주고받으며 서민들을 농락하고 있고 어떤 자는 권력자의 오랜 친구라는 이유로 일반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매우 매우 많은 돈과 국정개입을 통해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지금은 잠시 물러난 듯 보여도 그들이 해왔던 검은 부패의 흔적들은 아주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우리도 운명의 날이 왔지만, 아직 그날이 끝나지 않았다.


-김봉근-

ijoar9323@naver.com

010-9921-8011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7.03.30 07:42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랑 바람났다는 예기도 있지요!
  • ?
    밤눈이어두움 2017.03.30 19:52
    애까지 낳았어요 ㅎㅎ 후에 안토니우스와 또 사랑을 하다 옥타비아누스에게 안토니우스가 패배하자 독사에게 가슴을 물려 자살했다는..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궁금하네요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7.03.31 15:34
    제가 석회수가 흐른다는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방을 여행갔었는데 이집트에서 피부좋아질려고 멀리 터키까지 클레오파트라가 여행했다고...
  • profile
    korean 2017.04.30 20:37
    수필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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