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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이다




이십대 후반 키부츠에 매료되어 이스라엘행을 결심했다.

결혼할 생각도 않고 머나먼 중동으로 떠나려는 딸을 아빠는 어이없어했다.

 '차라리 가까운데 바람이나 쉬고 온나' 하시며  중동행을 만류하셨다.

여행은 어릴때 부터 엄마 아빠를 따라 뻔질나게 다닌 덕에 중간중간 안 떠나주면 궁둥이가 들썩거려 

안절부절 못하는 고질병이 되었다.

혼자서 숱하게 해외를 여행한 덕에 나는 해외여행에 머리 올려준 친구도 꽤 된다

혼자만의 여행 전도사가 되어 내 여행담을 죽 늘어 놓을라치면, 친구들은 하나같이 자기들도 도전 의지를 보이지만

마음 먹은 것을 실행에 옮기는데는 그네들의 말도 안되는 핑계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아무도 선뜻 혼자 배낭을 꾸리는 

친구는 없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간이 좀 큰 여잔 것 같다. 혼자 겁도 없이 배낭 하나 메고 여권 두개를 갈아 치웠으니....

한국에 있을 땐 산행을 좋아해, 우리집 뒷산 황령산을 하루에 두번씩 오를 때도 있었고, 주말이면 49번 버스를 타고 금정산으로

향했다. 내가 집에서 늘어지게 누워 있다면, 그건 전날의 숙취로 인한 속쓰림 혹은 두통 때문이었으리라. 

여행못지 않게 술도 좋아하는 나는 혼자만의 고독을 즐겨했던지라, 포장마차에 혼자 앉아 잔을 홀짝일때도 종종 있었다.

말을 꼭 해야 한다면 사연많아 뵈는 거친손의 포장마차 아줌마랑 하면 되었다. 나에 대해 어차피 전후 설명없이 바로 그때의 내 마음을 펼쳐 보이면 되니, 친구보다 더 편히 말 할 수 있는 상대이면서 그들 또한 푸념을 늘어 놓고 싶어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삶이니, 혼자 간직한 말 못할 사연도 , 술 한잔에 서슴없이 줄줄이 내밷어 밤새도록 서로의 삶을 격려한  적도 있었다.

찬 바람 부는 늦가을 포장마차에서 전어 한 접시 놔두고 혼자 한잔 홀짝이는 게 올해의 소원이라면 소원이랄 수도 있겠다.



나는 나의 결심을 존중 하여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이스라엘로 떠났다.

키부츠는 과연 매력적인데가 있었다. 

나는 거기서 제일 늙은 발렌티어 였다. 전부 갓 스물을 넘긴 대학생들이었고, 나이만 많은 노처녀인 나는 할매취급 받으며 

험한일은 시키지 않았다. 키부츠에서 내 일은 베이커리에서 케잌과 쵸컬릿, 쿠키를 만드는 일이었다. 오후 5시 정도 되면 자유시간이라 나는 근처의 갈릴리 호수나 언덕 그리고 공원같이 꾸며놓은 묘지에도 가끔씩 가서 책을 읽었다.

묘지에는 명함판 사진과 그들의 나이 그리고 묘비병이 새겨져 있었다. 삶과 죽음이 동떨어진게 아닐진데, 우리는 무덤과 죽음을 등한시한다. 하루하루 잘 살아온 인생에 마지막으로 멋지게 죽음의 깃발을 꽂아야 되지 않겠는가. 탄생과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도 삶은 내것이다. 내 삶의 종지부를 찍는 죽음은 내 삶의 노력여하에따라 늘어졌다 짧아졌다 할 것이다. 물론 ,뉴스에나 나올법한 사건사고에 휘말리지만  않는다면.

나는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소풍가듯이 무덤가를 놀러갔으며, 내 시야에 끝없이 펼쳐진 광대한 언덕에서 사진을 찍었다.

몇달을 그렇게 보내다 혼자서 북쪽의 로쉬아니크라에서 남쪽의 에일랏바다까지 여행을 했었다.

사해의  한 복판에서  나는 몸이 붕 뜬채로 잡지를 펼쳐 읽었으며, 겁나는 히치 하이킹도 몇번 했으며, 절에 다니면서도  성지순례를 했다. 신비스런 예루살렘에서는 몇 달을 다마스커스 게이트 앞의 작은 호텔에서 하루에 3시간 청소해 주고, 무료로 방을 제공받았다. 청소3시간에 호텔방 하나! 멋진 기회였다. 

나는 지금도 이스라엘을 떠올리면 수 많은 추억으로 가슴이 벅차다.

살면서,  여행을 가로막는 무수한 핑계들은 말 그대로 핑계일뿐이다.

혼자서 여행해보라.

가깝든 멀든 상관없이, 목적지 없이 아무 고속버스나 열차에 몸을 실어 나를 자유케 해보라.

나의 내면과 만나는 가장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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