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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랑 여 행 -

 

싫었던 게 아냐. 그저 시간이 맞지 않았어.

 

한 공간 안에서 두 개의 시간을 가리키는 여행객의 손목시계처럼 같은 축을 향할 수 없었을 뿐. 나의 여정이 이곳이었을 때, 너는 다른 곳이었을 뿐이야. 내가 너를 사랑할 때 너는 딴 곳을 보고 니가 나를 보았을 땐 나는 먼 곳을 향했어.

 

우린 목적지가 일정치 않은 여행자들이었을 뿐이야. 딱히 너이지도 않았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내가 돌아왔을 때 너는 짐을 꾸렸고 잡지 않았어.

 

사소하게 조금씩 반발자국씩 어긋났을 거야. 하지만 이제 너무나 멀어져 버렸어.

 

니 탓도 아니야, 내 탓도 아니고, 우린 그냥 그런 운명일 것이야. 내게로 초대할 수 없었어. 그건 누가 누구를 부르는 게 아니라 사랑한다면 사랑이 이끄는 데로 가는 거야.

 

처음엔 농담처럼 시작했는데 자꾸 뒤틀렸어. 그리고 이젠 진담이 되 버렸지. 돌릴 수는 없어, 길을 잃었으니까.

 

누군가가 그랬어. 사랑은 가려낸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하나여야 한다고. 너와 나, 그 절대적인 하나가 아니었을 뿐이야. 잃어도 아쉬울 건 없어.

 

나는 안전한 길을 가지만 너는 이끌리는 길을 고를 거야. 나는 모험을 좋아하지 않지만 넌 그걸 묘미로 생각해. 세상은 생존하는 사람과 생활하는 사람이 있어. 난 전자고 넌 후자인 거야.

우리는 겹치는 지점이 없을 뿐이야.

 

프로스트의 두 갈래의 길에 서서 나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걸을 거고 넌 가지 않은 곳으로 나아갈 거야. 길은 나눠지지만 그 끝이 합쳐지지는 않아. 풀이 덜 난 곳을 고른 사람은 못 간 쪽을 아쉬워하고 덤불을 헤친 자는 많은 발자국에 시선이 가지.

 

결국 두 사람이 만나지 못한다는 건 마찬가지야. 누가 누구를 그리워하던 일단 발걸음을 내딛었다면 돌이킬 순 없는 거야. 이 편도 와 봤다가 저 편도 가보는 그런 길은 없는 것이거든.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자신이 택하고 만들어 가는 거야. 남이 만들어준 알 수 없는 미로를 가는 어리석은 여행은 아닌 거야.

 

이제 나의 시간은 고장 나 멈추어 버렸고 너는 또각또각 초침을 향해 달릴 거야. 힘들어도 쉴 수는 없어.

 

두 여행자는 각자 다른 숙소에서 짐을 풀어야 해. 그리고 잠들기 전에 이렇게 생각하겠지. 잠깐 스쳤던 그 사람은 좋은 기억이었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 너는 어떠니?

 

 

ps 그러니까 내 말은......슬퍼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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