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5백 원에 부아가 치미는 사연
모처럼 옛 친구들 모인 회식자리
2차다 3차다 시간은 자정을 넘기고
버스 지하철 모두 끊겨
택시를 타고 보니 주머니 속 단돈 8천8백 원
기사양반에게 몽땅 쏟아 부으며
- 미안한데요. 감천 은광가스충전소에 가려는데 돈이 모자랄 거 같아서요
8천8백 원어치만 태워주시렵니까?
- 까짓, 아예 그곳까지 8천8백 원에 모셔드리죠
- 그리 해 주신다면 정말 고맙습니다
택시는 총알같이 내달리고 메타기도 숨 가쁘게 올랐다
그런데 웬걸?
막상 도착하고 보니 메타기에 표시된 금액은
6천3백 원
할일 없이 꾸무럭대는 기사양반
말로만
- 잔돈을……
어찌하랴
잔돈 돌려 달라 손 내밀기 차마 민망해
억지 호기 부릴 수밖에
- 괜찮습니다 어차피 미리 드린 돈, 팁이라 생각하시지요
괜히 미안해했고
괜히 고마워했고
괜한 돈 2천5백 원까지 손해 보았으니
생각할수록 은근히 부아가 치밀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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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몇푼에 인기를 독차지 하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들...
기분파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다 계산이 있기 때문에 그러지 않겠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