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눈이 내리던 오후 속으로 네가 걸어오기를 바라
나는 창문 곁에 서서 내내 뿌연 눈앞을 비비고
조금 더 명확해진 시야에 네가 있기를
네가 내게로 닿기를
오후가 다 지나도 네가 없으면
다시 차 한 잔, 다음 두 잔을 채우고
다시 창문 곁에 선 채
뿌연 눈앞이 무엇으로 투명히 젖는 밤을 맞는다.
이윽고 투명한 아침은
너를 향한 그리움의 안개로 가득 차
나는 또 뿌연 눈앞에 네가 놓여 있기를 바라
다시 비빈다.
다시 닦는다.
눈이 내리는 오후의 한 가운데 서 있을
너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