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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6 14:32

깍아 세운 돌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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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잠든 솔숲에 머문 달빛처럼이나

슬픔이 갈앉아 평화로 미소되게 하소서

 

깍아 세운 돌기둥에

비스듬히 기운 연지빛 노을의

그와 같은 그리움일지라도

오히려 말 없는 당신과 나의 사랑이게 하소서

 

본시 슬픔과 가난은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짙푸른 수심일수록

더욱 연연히 붉은 산호의 마음을

꽃밭처럼 가꾸게 하소서

 

눈물과 말을 가져

내 마음을 당신께 알리려던 때는

아직도 그리움이 덜했었다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저

돌과 같은 침묵만이

나의 전부이오니

 

잊음과 단잠 속에 홀로 감미로운

묘지의 큰 나무를 닮아

앞으론 묵도와 축원에 넘쳐

깊이 속으로만 넘쳐나게 하소서

사랑하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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