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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9 16:01

꽃에게 - 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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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아름다움을 머금은 꽃이여

저를 이름 없는 풀꽃이라 낮추지 말아라

 

이 세상 무엇보다도 황홀한 꽃이여

정처 없이 떠도는 바람의 자유를 빼앗았다 한탄치 말아라

그 황홀함에 젖어있는 바람을 일깨워주기 위해 일찍 져버리지 말아라

 

아무리 아름답고 황홀한 꽃이라도

피고 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순리이거늘

허나 그 아름다움을 지키고 보듬고 싶은 것도 반문할 수 없는 이치구나

 

저를 이름 없는 한 낱 풀꽃이라 칭하는 이여

작은 바람의 발길을 빼앗아갔다 슬퍼하지 말아라

 

슬피 울어 이미 져버린 그 아름다운 꽃을 잊지 못하여

사라져버렸던 어리석은 바람을 위하여

다시 한 번 피어준다면

내 어찌 다시 바람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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