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집 앞에서
전해지지 않는 마음은 마치 공기 같아서
나는 들이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뱉어낼 수 없는 이유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봉숭아
아직 손대지 마라
두면 알아서 터질 것 이니
아직 이 마음보여 줄 때가 아니니
여름, 사랑
햇살의 사랑 받아
붉게 물든 몸
뭉개질 듯
잔뜩 농익은 복숭아
바닥에 박힌 돌부리
안 보이는지
더 단내를 풍기며
속부터 썩어 가
곤두박질
뭉개져버린
울음을 퍼내는 복숭아
우지마라
너는 아직
단내 나는 복숭아이니
밑바닥
바닥이 보이지도 않았는데
무엇이 급해
물을 들이 붓나
꿀렁꿀렁 쏟아지던 물은
넘쳐흘러
또 다른 바닥을 만드는데
아서라
돌아갈 밑바닥조차 없어지니
심해
모든 걸 보듬으려
밝게 빛나는
네 깊은 속은
달 없는 밤보다
어둡다
가끔 몰아치듯
눈물을 토하며
바위에게 위로 받는
많은 그대여
울어버리면 한결
나을 것을
강인영(sache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