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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모두가 잠드는 밤
텅 빈 도로는 나의 보행로
두 팔 벌려 폐 속 가득히
지면에 흩뿌려진 고요함을 마신다

가로등에 뜬 보름달
가끔 들려오는 바람의 속삭임
길 옆 가로수의 손사래

모두가 잠든 새벽
조용히 눈을 뜨는 자유로운 적막함이
나는 좋다

-------------------------------------------------------------------------------

안개
          

지면에 뜬 구름은
온 세상 어루만지고는
유유히 흘러간다

낮게 뜬 구름은
하늘을 바라보며
꽃잎에 눈물 한 방울 머금고는
살며시 사라진다

해뜰녘
조용히 대지를 한번 쓰다듬고는
아침의 막을 올린다

-------------------------------------------------------------------------------

구름
           

푸른 하늘에
한 줌 구름되어
여유로이 흐르고 싶어라

어느 하나 구애받지 않고
그저 바람따라
하늘하늘
자유로이 흐르고 싶어라

드넓은 바다의 거울에
웃음 한번 흘리고
고개 내민 산봉우리
한번 쓰다듬고

한적히 세상 끝에 서서
조용히 흩어지고 싶어라

-------------------------------------------------------------------------------

창문
        

좁은 틈을
비집는 것이 아닌
액면 그 자체를 들이받아
투과하는 바람은
몹시 서렸다

할머니의 잠자리
그 옆의 창문은
이리도 얇았던가

액면의 바람은
이 못난 가슴에
창문을 내기 충분했다

-------------------------------------------------------------------------------

전등
        

모두가 잠든 시각
밤늦게 돌아올 때면
항상 켜져있는 부엌의 전등

어둡던 밤길
걸어온 집은
항상 밝게 해주겠다는
할머니의 소중한 배려

늦은 시각
항상 달아올라있는 전등
  • profile
    korean 2018.08.31 21:22
    좋은 작품입니다.
    열심히 쓰시면 좋은 결과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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