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별>
너가 남몰래 흘린 눈물이
흐르고 흘러
내 귓가에 닿았을 적에
그 흔적을 더듬어
너의 고독을 들이마실 때에
이미 너는 가고 없었다
너를 향해 아무리 눈물을 흘려 봐도
그 눈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기만 하는 것은
정체된 나의 메마른 감정 때문일까
아님 너의 그동안의 고독이
나를 가두어 두는 것인가
<짝사랑>
너를 생각하며 펜을 쥐었다
너를 생각하다 울컥하여
때로는 잉크가 번지기도
또 미안한 마음에 잉크가 사그러들기도 한다
저 굵고 가녀린 잉크의 흔적들은
내가 너에게 닿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잉크가 종이에 스며든다
그래 여기엔 종이에 스며든 나의 삶이 있다
그리고 그대에 스며들지 못해
구슬프게 흘러가는 그리움이 있다
<그대에게 드리는 감사>
눈빛만 스쳐도
나의 입고리가 올라가는 까닭은
그동안 갈구했던
그대와의 백 마디 말보다
함께함에 감사한
한 가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움의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는 것은
여전히 나에게는 너무나 아득하지만
저 멀리 조금씩
나에게 불어오는
그대의 따스한 향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대가 말없이 그저 조용하게
나에게 날아와 준 것처럼
내 삶도 그저 순수하게
그대에게 녹아들겠습니다
<따스한 불길>
잠깐의 스침만으로도
너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구나.
나의 잠깐의 목소리에도
너는 고개를 들어
활짝 웃어 주는구나.
잠깐의 영속성
그 알 수 없는 오묘한 깊이에
나는 너에게 녹아드누나
너가 나를 부를 때에
그 잠깐의 떨림이 나를 깨운다
영원히 타들어 갈 것 같지 않던
나의 심지에 너는 불을 붙이는구나
그렇게 계속 타올라야지
그래 계속 타오르자
계속 피워오르자
명멸하지 않는 불꽃과
끝없이 이어지는 연기가 되자
그 연기에 내 몸 실어
그대에게 날아가리
<청춘헌시>
저 푸른 세월을 걸어가고 있는
젊은이들이여
내 울림이 들리는가
한없이 흘러만 간다고
끊임없이 내뱉기만 했던
그대들의 잿빛 한숨이
자네들 마음 속 창문에
벌써 뿌연 서리로 맺혔네그려
자. 닦아내시게
서리 때문에 밖이 추워보였겠지만
아직도 그대들의 세월은 푸르고
저 밖에는
푸르름 속 뜨거움이 피어나고 있네
저 푸른 세월을 걸어가고 있는
그대들이여
내 깊은 울림이 전해지는가
내 작은 소망이 큰 사랑되어
그대들에게 닿을 때
그대들의 피어남이
큰 소망으로 나에게 닿기를
이름:서형준
이메일주소: hyungjjun@nate.com
전화번호: 010-4120-6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