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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6 14:39

빈자리 -시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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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당신이 떠나간 빈자리를

그대로 두고 기다려본다.

기다리다 지치면 추억을 떠올리며 웃어본다.

웃다가 지치면 거울을 보며 원망한다.

원망할 당신도 없는 빈자리를 두고서,

매일 이 생활을 반복하며

멀쩡해보이는 당신을 다시 원망하면서,

저 빈자리를 바라본다.


생각보다 절망적이었다.

생각보다 위로도 되지 않았다.

당신을 이해하려다가도

내 마음을 찢어놓은 당신을 미워한다.


생각보다 충격이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나는 몹시 당황했다.

붙잡을수도 없는 당신의 마음이

무척이나 파괴적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두려운 것은

당신이 돌아오면 이 모든 시간을 잊은채

달려갈 나의 모습이다.


빈자리2


내가 이곳을 지키는 까닭은

당신에게로부터 멀리 있기 위함인데

겨우 여기까지만 왔네요.

당신을 잊는 일은

구름이 해를 가릴 수 없는 일과 같지요


내가 이곳을 지키는 까닭은

당신을 기억하기 위함인데

기억보다 더 진한 커피가

나를 더욱 힘들게 하지요.


오히려 당신과 마주 앉아서

인사를 나누었던 그때가

더 쉽게 잊을 수 있나봐요.


빈자리를 바라보며

그리움을 모아 구름에 실어

당신을 괴롭히고 싶지요.

눈물도 웃음도

당신 때문인 것을

목놓아 부르고 싶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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