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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험을 망친 날


나는 난 놈이라고

나는 될 놈이라고

그렇게 떠들며 동경을 사는 게

그 동경으로 스스로의 동정을 치부하고 싶었던 게

어린 나였던 걸 기억한다


노력하지 않아도 잘 맞아온 점수에

짝의 책상 위에 어딘가 억울한 듯이 놓여있는

빗줄기 가득한 시험지에

어렴풋이 들었던 우월감을

아직도 기억한다


어떻게든 남의 시선을 끌리라

특출난 게 없었기에 공부라도 해야지,

다짐했던 아이가 처음으로 받은

빗줄기 가득한 시험지


기를 쓰며 빗줄기를 눈덩이로 바꾸어

찬사를 되찾았던 그 어린 아이가

어렸을 적을 회상할 정도로

커졌다는 것


이상도 하여라,

다시 쏟아진 빗줄기임에도

어렸었던 그 소녀는

더이상 기를 쓰지 않는구나

그 아이는

꿈을 잃었구나


코스모스


네 다리를 지녔던 아이가

두 다리로 진화를 하는 동안

코스모스는 꺾일 듯 꺾일 듯

혹여나 다치지나 않을까

아이만 바라보고 섰다


아이가 불러오는 세찬 바람 속에서

코스모스는 날아갈 듯 날아갈 듯

마음 상하지나 않을까

아이만 바라보고 섰다


아이가 코스모스를 꺾었다

그 순간에도 코스모스는

한들한들

한결같이 아이를 향해

아름답게, 아름답게 미소 지으려

애를 쓴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시느라,

제가 불러 온 바람에 휩쓸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꽃다운 나의 어머니


따뜻한 곳


꿈을 꾸었는데

노오란 민들레며 튤립이 만개하고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 맞으며

내가 살포시 누워 있더라


누굴까, 아무도 없었는데도

괜찮아 괜찮아 하고 다독이는 소리에

따뜻해서 눈물이 났다

누가 그랬을까,

꽃이 그랬을까

햇살이 그랬을까


데자뷰


너 그 이야기 들었어?

걔가 그랬다며?

걔가 나빴네, 걔가 다 잘못했어


이상하게 요즘,

학교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분명히 저번에 했던 이야기인데

대상만 스리슬쩍 바뀌어져선

꼭 윗 집 고양이 발톱처럼

날카로운 눈빛들만 오간다


어설픈 히어로 행세를 하기도

날카로운 누군가가 되기도,

눈빛을 받을 누군가가 되기도

겁이 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악인지 선인지 구별도 못 할 곳에

조용히 얼굴을 파묻는다


어른들은 그랬다

학교는 사회에 나가기 전

아무 조건 없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이 유일한 곳이

이젠 유일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동물의 숲


여긴 동물의 숲인가 보다

눈을 떠보니, 주위엔 동물들로 가득하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고 있고,

옆에선 하이에나들이 크르렁거린다

서로가 서로에게 적대적이다

여긴 싸움의 숲인가 보다


여기가 학교인가 보다

반에 가보니, 주위엔 아이들이 가득하다

1등과 2등이 경쟁하고 있고,

그 밑에 중상위권 아이들도

나름의 경쟁을 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경쟁심을 느낀다

여긴 경쟁의 숲인가 보다





임하은

phjeun2001@naver.com











  • profile
    은유시인 2015.12.20 21:49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더욱 분발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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