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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나는 꺼져가는 담뱃불

너는 나를

밟고

밟고

확인하고

지나간다


그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그네

그네에 앉은 너와 나는

오르락내리락

날아갈까 멈출까

발만 동동 구르고


추억, 그대는 나를 향해 걸어오시오

추억, 그대는 나를 향해 걸어오시오


흑백으로 시들었던 꽃이

그대가 걸을 때마다 물들기 시작하면

나도 그 색에 물들어

봄 내음 풍기는 그대를 기다릴 터이니


그대는 구름 밟고 걸어오시오

벌들이 노래하고 구름이 그대를 반기면

때가 되었으니 그대 손을 잡고 걸어가리다


이 구름 길이 끝나면

그대를 닮은 꽃이 흩뿌려져있는 들판에서

매년 이곳을 함께 걸을 것을 약속하리다


그러니

추억, 그대는 나를 향해 걸어오시오



내가 너를 보고싶다고 느낄 때


내가 너를 보고싶다고 느낄 때

전에 알던 너의 향기와

손가락 선과 입꼬리와

휘어지는 눈이

한순간에 나의 모든 것을 덮쳐

아찔하게 만든다


내가 너를 보고 싶다고 느낄 때

너는 나를 집어삼킨다


4월 16일에

세월 하나가 구름 몰고 저 편으로 사라지면

우리는 그 구름 가는 대로 따라가네

눈물이 강 하나를 만들 때 즈음이면

구름 몰던 세월 뒤돌아 눈웃음 짓네

그러면 우리는 모래가 되어

바람과 두둥실 소년을 향해 날겠지






성명 : 서경원

이메일 : tjrud1201@naver.com

전화번호 : 010-5062-8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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