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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기


12년간 내가 다른 연필을 손들보다

무엇을 잘했고 어떤 숫자와 글자를 부여 받았으며

내가 그곳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지, 제발 올려야 하는지

구걸인지 광고인지 모를 종이 쪼가리들을 손에서 떠나 보냈다.

 

간혹 보이는, 떠다니는 검은 구멍가게 봉지처럼

그럴 듯한 이유가 없이, 근거도 없이 기대는 떠다녔다

종이에 담겨 있는 구걸은 어느덧 나라와 바다들을 건너

독수리의 나라에, 나라 말만 해도 자랑거리가 되는 대학들 도착해

가축처럼 도살되기를, 그리고 도장 받기를 기다렸다

버려지는 육우가 될지, 나름 이름을 받을지, 최상급 품질로 팔리게 될지는 아무래도 나는 모르겠다

 

비슷하다

배운 놈은 지하철 , 열차 , 거리 있는 사람들의  주절거림 위에서

배울 놈은 학교 , 교무실 , 사무실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뒷담화를 타고

배운 놈은 검은 껍질로 그들의 냉정한 속을, 쪼가리로 그들의 푸르딩딩한 심장을 가린 놈팽이들의 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



떠나기



독수리 나라에 가려고 했더니

나뭇잎 나라에서 오란다


조금 조용한 데여서 좋지만

조금 가난한 데여서 안타깝다


엄마는 나를 걱정이지만 다행이란다

맞을 없으니 다행이지만

엉덩짝 얼어붙게 추운 걱정이란다

 

나를 한심하게 보시는지 자랑스럽게 여기시는지 헷갈린다

에이 모르겠다 겠지

자기 , 아니 당신 들어서 한심하겠지만

그래도 조그마했던 녀석이 꼴에 이뤄냈으니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가서 호국이 필요 없으니

돌아오지 말고

모셔가라 하신다


송충이처럼

달라붙어

살아야지


돌아다니기



뱃살에 작용하는

중력을 조금

줄여보고 싶어

신발에 발을 얹는 마는 하고

밖으로 몸을 끌었다

 

포토샵 듯이 예쁜

수목원 속을 걸었다

조각들은 우산에 달려들었고

옷을 짜기 직전의 행주처럼 만들었다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렸다

그중 하나가 예뻤다

나였으면 보는데 내게 했을 같았다

 

정신 없이 쳐다보느라

움직이던 살덩어리의 시동을 껐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다

 

감성적이면

안되냐


 

시켜먹기


속의 호랑이가 울부짖는다

배고프단다

이 아이 달래는 데 가스레인지를 켜기가 싫어

전화기를 잡는다


초인종 소리와 함께 온 황금빛 날개와 다리

그리고 세모가 모여 만든 보름달을

한 조각씩 먹어 치우고 나니

아랫배 쪽이 무겁다


아랫배는 주위의 모든 것을 끌어당기고 있다

만유인력이라고 하던가

뉴턴 얼굴이 스치는 듯하다


한숨인지 트림인지 모를 것을 내뱉고

무거운 배를 달걀 옮기듯

조심조심 느릿하게 소파에 놓은 뒤

아이같이 고분고분해진 내 머리도 눕힌다


아랫배를 부여잡으며 나직히 읇조린다

너를 내일 다시 보며 싫어하기 전까지

오늘은 행복하게 자자꾸나


나도

아랫배도

그 속의 호랑이도 흐뭇하게 잠든다




소금쟁이


물이 없어 길바닥에서 헤매는

너를 보았다

빠르더구나


붕대 들고 허겁지겁 뛰어다니던 이현우마냥

사막에 거적때기 하나와 같이 버려진 목마른 사람마냥

마려운데 화장실을 찾는 지하철 아저씨마냥


너는 길을 숨처럼 찾았다

어려움처럼 길을 가로막아도 보고

두려움처럼 뒤를 쫓아가기도 했지만

절박함을 이기긴 힘들더라


너는 네가 물을 찾았고

나는 어떻게 답을 찾았다



작은 사기꾼들


위에서 뿌려지는 분무기를 맞으며

괜히 고여있는 웅덩이를 찰방거리고 있는데

마실 나온, 갈색 비옷과 함께하는 참새 새끼들을 보았다


강아지를 마주한 여자애가 되어

어쩔 줄을 몰랐다

근데 시끄럽긴 시끄럽더라

주둥이만 오리 같았다

같이 있는 선생님들인지 원장인지 모를 새들이

잠깐이지만 위대해 보였다


나는 참새들을 지나갔으나

걸음을 집으로 옮길 즈음에

그들을 다시 마주칠 있었다


차가 다니는 바닥을

노래를 부르며 건넜다

행복해 보였다

귀여워 보였다


나도 나중에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야지 생각하다가

나와 동생이 어렸을 적을 떠올리고

소스라치게 놀라

아이들의 속임수에 감탄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글거림


오글거림이란

어색함이다

 

땀내나는 등산객 아저씨가 치마를 입은 마냥(아니 그건 더러운 건가)

빙수에 연유 대신 마요네즈를 뿌리는 듯이

어울리지 못할 것들이 함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남기고 글자들을 보면

오글거리는 것들이 많다

어떤 것들이 어울리지 못하는 것일까

 

느껴본 없는 감정들

마음 속에 들어 있지도 않았던 말들

생각해 적도 없는 사람들을

 

멋져보이려고

뭔가 있어보이려고

가식을 싸지르는 때문 아닐까

 

혹시 관심도 없었던 친구한테 편지 쓰는데

"잊지 못할 거야"

" 다시 만나자"

라는 말들이 나오면

 

훌륭히

오글거림을 싸지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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