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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예고없던 비가 쏟아진


네 어둠만을 밝히기 위해
타올랐던 내 영혼은
반송된 편지마냥
되돌아왔다

한참동안 서
애처로이 타는
푸른 불씨를 바라보다

울적한 기분이 들어
'꺼지든지 말든지' 혼잣말
뒤돌아선다

남이었다가
나의 전부가 되고
다시 남이 되는 것은

봄여름가을겨울
반복되듯이
당연한 것이지만

이토록 오랫동안 공허한 것은
내가 나약한 까닭인걸까

하지만 그 사막과 같은 공허 속에서
울고 웃고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희망의 오두막집을 짓는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나이다

다시 뒤돌아선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나의 영혼조각을
소중히 끌어당겨 삼킨다




소우주

누군가 그랬지
맑고 투명한 것은
한없이 유약한 것

둥실 떠오른 비눗방울이
손을 대면 깨지는 것과 같다고

너가 사라져버릴까 주저하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네 둥그런 얼굴을 쓰다듬는다

물끄러미 내게 향하는
너의 까만 눈동자는

별 한점 없는 검은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데도
너와 함께 있다고 믿게 만들 것이다


최연우

yoo7302@naver.com

010 3520 8417

  • profile
    korean 2020.10.31 18:05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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