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48
어제:
113
전체:
306,282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87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2014.10.14 01:20

비의 경계에서 외 4편

조회 수 275 추천 수 2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의 경계에서


가끔 경계 밖에서 뛰놀고 싶을 때가 있다.

삶도 죽음도 아닌 인생이라는 외줄

아지랑이 같은 외길로 걸어가는 매일

의미 없이 흘러서 갈 죽음이라는 심연


그 위에서 살짝 깃털처럼 내려와

발끝으로 창공을 누비며 날아다니는

민들레 홀씨로 만든 양산을 들고

이름 모를 이국의 춤을 추고 싶을 때가 있다


해가 질 때까지 구름 아래서 뛰논 다음

달의 그림자를 등에 진채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


눈앞에 장막처럼 펼쳐진 빗방울의 베일

거울 같은 수면을 깨고 날아오르는 물고기처럼

그 커튼을 살짝 들추고 뛰어들어

춤추는 빗방울의 손을 잡고

눈 밭 위 강아지처럼 팔짝팔짝 뛰고 싶은

때론 그런 날이 있다.



이별


가로등 밝힌 가을밤은

술잔처럼 깨끗하고

사랑은 담긴 소주처럼 투명한데


들이키는 이별은

쓰네


사내가 술잔을 기울이네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네



호수


호수에 비 내리듯

마음에 비가 내리고


심장 고동처럼 번진

빗소리에

출렁이는 호수 같은 밤


비 내린 잔잔한 호수에

별 비치듯


잎사귀

하나의 흔들림도

없는 밤이 되어라



십 년


십 년 키운 강아지

두 달에 한 번 집에 가도


살랑살랑

꼬리 흔들며 반겨준다


사람 얼굴 안 잊어버리는 게 참 신기해

혼잣말로 묻자


그럼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잊어버리는 게 더 어렵겠지

어머니 말씀


아무 말 없이 나는

무릎에 누운 녀석

등을 쓸어주었다.



미련


너를 쓰던 편지에

내 마음의 연필이 부러지고

지우개똥 같은 지저분한 미련만 남아

나는 차마

쓸어내지도 못한 채 너를 훑는다


종이 위엔

흑연처럼 번진 너의 흔적들

나는 미련의 더러운 지우개로

지워보지만

너의 흔적이 묻은 지우개로는

애달픈 추억만 더

번져갈 뿐


사랑이라는 건

너덜너덜한 편지지 위에

다시 

너라는 기억을 덧쓰는 것



김영준/19890919/zpakaz@naver.com/010-3016-7638
  • profile
    korean 2014.10.14 10:48
    적극적 응모에 감사를 표합니다^^
  • profile
    onoovo 2014.10.20 15:26
    미련 참 좋네요..
    마음을 후비파네요..

    사랑이라는 건 / 미련이라는 건
    너덜너덜한 편지지 위에 / 너덜너덜 헤져진 내 마음 위에
    다시 / 다시
    너라는 기억을 덧쓰는 것 / 새로운 사랑을 덧쓰는 것
  • ?
    대뷰자 2014.10.21 00:23
    제 시에 마음이 움직이셨다니
    초보 문학인으로써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없네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시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3 file korean 2014.07.16 4499
1830 11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1 팬여림 2016.05.18 49
1829 11차 콘테스트 응모 1 nati 2016.05.10 67
1828 11회 시공모전 작품 2 키라 2016.05.06 105
1827 12차 창작 콘테스트 '시 ' 공모 바람소리 외 4편 1 성암 2016.08.10 92
1826 13차 시 창작콘테스트 전봇대 2016.10.06 38
1825 13차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1 미성 2016.09.02 50
1824 13회 창작 콘테스트 공모- 시 1 사과나무 2016.10.07 38
1823 14회 창작콘테스트 시공모전 5편 신서리고 1 rigo 2016.10.15 73
1822 15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고장난 사진기 외 1편 1 그랑 2017.02.07 16
1821 15회 시공모 1 킹콩 2016.12.15 35
1820 15회 창작 콘테스트 2 뚜잇뚜 2016.12.15 50
1819 15회 창작 콘테스트 공모 1 얼음나오는정숙이 2017.02.02 16
1818 15회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2 끄적끄적 2017.01.21 37
1817 15회 창작 콘테스트 시 부문 1 박형기 2017.01.25 30
1816 15회 창작콘테스트 시공모(사물외 4편) 1 종익 2017.02.04 24
1815 15회 창작콘테스트-시 1 pan05083 2016.12.29 21
1814 16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자아 외 4편 1 Heming 2017.04.05 32
1813 1778. 제 33회 창작 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01. 떠뜻한 외 4편 1 백마탄왕자 2020.02.10 24
1812 19차 응모시 상흔외 4편 2 세상이좋은사람 2017.10.10 27
1811 19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구름 외 4편 1 기마병 2017.09.28 32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94 Next
/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