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17
어제:
45
전체:
305,927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69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2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버스를 타자

 

 

붉은 해와 살결 같은 달이

교차하는 지점에 시내버스가 있다

십 분 거리로 가는 노선

기쁨에서 우울로 가는

우울에서 기쁨으로 가는

버스가 잠시 선다

냉큼 올라타던지

그냥 보내던지

개인의 자유겠지만

정류장에는

멈춤만 남아 있을 뿐이다

머무름이 때론

정체성의 소멸을 부를지도

버스를 타자

향하는 모든 향함을 찾아

레드 타임

 

 

칠월의 장미가 익어가는 정원에

비밀 우물이 있다

두레박을 기다리지만

아무도 찾지 않아

불안이 요동칠 때마다

증발되어 날아가는 좋은 기억들

물이 고여 찰랑거릴 틈도 없이

감성만 배어 드러나는 민 바닥

아직 오월의 빨간 장미와 가시로

제 몸을 찌르고

하얀 리본을 치유라는 이름으로 묶는다

곧, 빨간 물이 후회처럼 번질 걸 알면서

뜨겁기만 한

슬프기만 한

철없기만 한

비밀 우물의 시간은 빨간색이다

 그 숲에는

 

 

오래된 잣나무 숲에

사람 냄새가 나는 나무 벤치가 있어요

여우 같은 고양이가 냄새를 쫓다가

푸른 눈빛을 흘리고 도망가네요

빨간 우체통이 사라진 거리에서 울던 여자가

그 숲으로 갔어요

여자가 불러낸 순수와 아름다움이

급히 달려왔는지 숨이 차 보여요

손수건 대신 한 움큼의 감성을 펴고

우리는 나무 벤치에 앉았어요

모기향을 피운 후에

멀어져가는 유월의 모기들처럼

소중한 순간도 멀어져 가네요

곧 추억이 돼버린 초여름 저녁

네가 좋아 나를 이해해

너를 이해해 내가 좋아

느낌표와 물음표 같은

문장 부호만이

잣나무 숲에 오래오래 머물렀어요

청춘의 잔상

 

 

장미여관 이 층 복도 오른쪽 맨 끝 방

나무 틀이 비틀어진 작은 유리창에

보랏빛 네온을 번쩍이며

언제나 정직한척하는 십자가가 보이고

 

스무 살 남짓 먹은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벽에 기대어 앉아

방바닥이 기억하는 바퀴벌레가 지나간 길을

집게손가락으로 따라 긋고 있다

 

철없이 낭만을 찾아온 기차여행은

60촉 백열등이 커다란 그림자를 흔드는 좁은 방에 머물러

조금씩 서로의 어깨가 스칠 때마다

벽에서 망치질하는 소리가 들려오다가

소리는 심장을 향한다

 

담배 빵 군데군데 기이한 무늬를 만든

노란색 플라스틱 재떨이 안에 넣어둔 안마시술소 성냥곽

성냥 한 개비에 꽃봉오리 같은

불꽃으로 켜진 첫 순정

저 멀리 청량리행일지도 모르는 기찻소리는

철로의 순결을 벗겨내고

눈 감아 버린 정적을 삼키면서 달려간다

 

아, 숨 막히는 설렘

뜨거운 심장이 외로움으로 식어버리기 전에

가난한 사랑이 숨 쉬는 장미여관으로 가야한다

아름다운 청춘이여!

차가운 글자

 

 

자퇴생을 닮은 책상 모퉁이에

낙서 한 줄

빈 책상 서랍은 쉽게 열리고

언제 넣어 놨는지 모르는

납작하고 네모난 비닐 속 물티슈

목마름 끝에 마신 물맛 색깔을 낸다

낙서를 지워본다

연필 깎는 칼로 새겨진

날이 선 글자에

맥없이 찢긴 물티슈

글자는 오래된 일기장에서

방금 나온 표정으로

숨막힌다답답하다재미없다

말을 건넨다

 

물티슈로 지울 수 없는

십구 세의 언어는 차갑다jt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시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3 file korean 2014.07.16 4499
1830 11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1 팬여림 2016.05.18 49
1829 11차 콘테스트 응모 1 nati 2016.05.10 67
1828 11회 시공모전 작품 2 키라 2016.05.06 105
1827 12차 창작 콘테스트 '시 ' 공모 바람소리 외 4편 1 성암 2016.08.10 92
1826 13차 시 창작콘테스트 전봇대 2016.10.06 38
1825 13차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1 미성 2016.09.02 50
1824 13회 창작 콘테스트 공모- 시 1 사과나무 2016.10.07 38
1823 14회 창작콘테스트 시공모전 5편 신서리고 1 rigo 2016.10.15 73
1822 15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고장난 사진기 외 1편 1 그랑 2017.02.07 16
1821 15회 시공모 1 킹콩 2016.12.15 35
1820 15회 창작 콘테스트 2 뚜잇뚜 2016.12.15 50
1819 15회 창작 콘테스트 공모 1 얼음나오는정숙이 2017.02.02 16
1818 15회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2 끄적끄적 2017.01.21 37
1817 15회 창작 콘테스트 시 부문 1 박형기 2017.01.25 30
1816 15회 창작콘테스트 시공모(사물외 4편) 1 종익 2017.02.04 24
1815 15회 창작콘테스트-시 1 pan05083 2016.12.29 21
1814 16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자아 외 4편 1 Heming 2017.04.05 32
1813 1778. 제 33회 창작 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01. 떠뜻한 외 4편 1 백마탄왕자 2020.02.10 24
1812 19차 응모시 상흔외 4편 2 세상이좋은사람 2017.10.10 27
1811 19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구름 외 4편 1 기마병 2017.09.28 32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94 Next
/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