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1
어제:
23
전체:
305,730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66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2017.06.09 14:35

전방의 봄 외4편

조회 수 43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전방의 봄>

                 
60미터 전방, 식당가에선
붉은 행주치마와 뒤집개로 무장한 젊은 아낙 둘이 
전을 부치고 있었다
저마다 홀로 서 있는 그림자들의 배가
홀쭉해지는 정오였다
자글자글 식용유 끓는 소리

헌데 여기까지 들릴리가

바람의 손재주에 
퍼런 잎들을 뒤적거리며
노랗게 익어가는
초소 뒷터의 플라타너스였다

조금만 기다려, 곧 끝나니까

따가운 햇기름에
호박전 같은 잎새들이 
물컹물컹 익어가는 봄날이었다




<춤추는 여자>


얼마남지 않은 잎새들이
나무초리마다
낡은 속옷처럼 걸려있는 밤

건들건들 실바람에도 
그 여자는
빙글빙글 요요처럼 돌아야하고요

낯선 손이 색-
살품으로 시리게 들어오는 날엔
잠자리에 누이고 온 여린 얼굴들이 어려서
두 눈 꼭 감지요
흔들릴수록 제 얇은 팔뚝으로 쓸어안는,
손샅이 아무리 따끔거려도 그 둥지는
절대 못 놓는다네요

이번 밤만 지나면
파란 하늘에 새하얀 연고처럼
어린것들의 연한 울음소리 들려오겠지요




<검은 봉지>
-죽은 개

골목길 위
아스팔트 바닥보다 더 
거친
검은 개 한마리
맨홀 뚜껑을 그리며 빙그르르
돌다가
발자국도 없이 달려와서는
와락
신발코 위에서 재롱을 부리는 구나
절뚝이는 다리
초승달처럼 감긴 
왼쪽 눈
축축하게 엉겨붙던 털붙이도 
벗어버렸으니, 이젠
맘껏 날아보거라
무덤 같은 언덕배기를 지나
잡초처럼 심어져 있는
양철 집들을 뒤로 하고
훨훨,




<어제>

아이를 찾습니다, 사내 아이
오후 두시쯤, 하늘 유치원, 근방에서, 실종,
목격자는, 유치원 입구, 벙어리 전봇대, 소년을 스친,
수많은, 무심한, 오늘의 사람들, 아니, 정확히는, 없음
유일한 단서, 기억처럼 흐릿한, 흑백, 입구의, CCTV 사진

어제처럼 생생한 실종사진 밑에 
후일담처럼 붙여진 실종 날짜 
2년전.

지구 멸망의 날짜처럼 아직까지
아이는 기별이 없다

발도
손도 쓸 수 없어

마음만 쓰는 오늘




<여든> 


병석에 누워 있는 당신에게 나는 
할아버지 팔씨름 한 번 하자 딴엔 
그것이 손을 잡기 위해 가장 손자 같은 변명이리라 


여전히 너른 당신의 빈손은 
알의 껍질처럼 내 손을 에우고, 나는
그 안에서 부화하려 몸짓하는 작은 병아리 


당신의 팔뚝에서 열렬히 환호하는 생을 바라보다가 문득 
겁에 질려 
회목에 힘을 놓는다 

이토록 간절히 

나는 
소년을 붙잡아 본 적 있던가 


유언처럼 맞잡은 
당신의 오른 손등으로 굽이쳐 흐르는 
청춘이라는,
  • profile
    korean 2017.06.30 15:19
    잘 감상했습니다.
    열심히 습작을 거듭하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시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3 file korean 2014.07.16 4499
910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사랑의 은퇴 외 4작품 1 초코토핑 2017.06.14 82
909 ▬▬▬▬▬ <창작콘테스트> 제17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18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17.06.11 52
908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김민강_세잎클로버 2 민리버 2017.06.10 59
907 제 17 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전 참가 / 최은우 1 최은우 2017.06.10 39
906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김민강_꿈 1 민리버 2017.06.10 27
905 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1 file 김현숙 2017.06.10 31
904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이름 없는 꽃 외 4편 ----------로움, 김민지 2 로움글 2017.06.10 55
903 제 17회 한국인 창작문학 / 이소현 1 이오 2017.06.10 49
» 전방의 봄 외4편 1 김형식 2017.06.09 43
901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1 서동수 2017.06.09 24
900 제 17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액자 속 작은 바다 외 4작품 1 愚公 2017.06.08 38
899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거울 속에 비친 나' 외 4편 1 김류하 2017.06.08 31
898 숨 외 4편 1 쿠루쿠루 2017.06.07 36
897 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가벼움 외 4편 1 정없 2017.06.07 25
896 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최고의 의미" 외 4편 1 헤매 2017.06.06 16
895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달빛" 외 4편 1 나은 2017.06.06 27
894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누워서 별이 보이는 곳" 외 4편 1 도령 2017.06.06 32
893 2017 제 17차 창작콘테스트 공모 1 박선우 2017.06.06 17
892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그 여자의 집" 외 4편 1 부산글쟁이 2017.06.05 144
891 제 17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전 : 벚꽃은 눈이 되어 또다시 외 4 편 1 체리블라썸 2017.06.05 19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94 Next
/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