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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3 18:19

사랑,성찰 外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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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성찰


그저 방법이 다를 뿐이라 생각했다.


편안한 향기와

목마른 소리들을

심장이 시키는 손짓으로 곧장 갈구하고

눈 속 보석으로 행동하며

그에게 사랑이라 말했지.


그는

서울 밤하늘

평온하게 잠자는 별이

몇 개냐고 묻는데


글쎄, 한 다섯 개나 될까


딱 그 만큼이래.

격렬한 오후를 구름이 보듬어주는 시간.

고해성사는 아닌데

구름 속에 보석을 숨겨달라고.


나의 덜 익은 외침은

여권 반 페이지 쯤 끼우고

순수하게 얻은 수양(修養)은

밤하늘 어딘가에 꿰매놓은 채

그는 비행기에 올랐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길을 묻고

접었던 손가락을 하나씩 펴는 동안

문득 찾아온 안온(安穩).


그에게 빨리 말해주고 싶다

이젠 서울하늘에

진정 별이 참 많아.



10월의 어느 날


한 여인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다시는 굽신거리며 살지 않겠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내 꿈을 펼치리라

백만 가지 의욕을 종이 한 장에 빼곡하게 적어내고

만인의 부러움 속에

7년 동안 출근길마다 지겹게 들었던 이어폰을 뽑아버렸다.

여인은 기분이 이상했다

한 동안 나의 역할을 정의해줬던 곳이 갑자기 없어진다는 묘한 기분.

쉽지 않았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

그녀의 24시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하리라 다짐하며 시간표까지 세웠다

고상하게 클래식도 틀어놓고

한 시간씩 운동을 했고,

못 다한 영어공부와 블로그 관리도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인은 여전히 불안했다.

이상하게 죄책감마저 느껴졌다

갑작스럽게 경쟁심과 성취욕으로부터 해방된 이 아늑함이 너무나 불편했기에

마치 세상에 뒤처진 루저(loser)가 된 것 같다

이게 과연 내가 바라던 삶이란 말인가.

좌절하던 여인은 낙의 부재를 우울함이라 하소연하며 터덜터덜 공원을 거닐다

햇볕이 가장 잘 드는 벤치에 앉았다.

“당신은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군요.”

낯선 가을바람이 그녀에게 말을 건낸다

“아뇨. 전 그냥 할 일이 없을 뿐입니다.”

“당신은 아직 마음을 비우지 못했어요. 머릿속엔 온갖 계산들로 가득하고

 또 다른 미션이 주어지기를 기다리죠.”

“네? 그게 무슨 소리...죠?”

“오롯이 당신을 위해 누릴 수 있는 값진 기회가 주어졌는데 스스로가 그 문을 닫고 있군요.”

“네?”

“당신에겐 용기가 필요해요. 오로지 습관처럼 성취로 인해 얻는 안정감을 떨쳐버리고

 또 다른 세상의 아름다움을 맞이할 때 온 몸으로 안아주세요.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불행한 게 아니랍니다.”

“......”

이내 바람은 스치듯 지나갔고 여인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여태껏 살아왔던 인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회와 내가 만든 합작품을 과감히 버리고 온전한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막막한 고뇌의 시간은 오래갔지만

그녀가 쳐놓은 뿌연 적막함을 깨고

비둘기 한 마리가 열심히 고갯짓을 하며 다가온다.

“이건 적막이 아니에요. 난 이시간이 제일 좋은걸요.

 햇볕도 바람도 얼마나 부드럽게 느껴지는데요. 지금 이 순간, 평화가 느껴지지 않나요?”

“그런가요?”

“이제 그만 내려놓아요.”

“.......”

순간 회색빛 적막이 세상 속에 스며든 듯 투명하게 동화되는 것 같다.

그래, 난 그동안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이런 여유와 조화로움을 놓쳤을지도 몰라

내겐 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

그녀는 양손에 들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천천히 세상 속에 스며들겠노라 다짐했다.

꿀 한 방울 떨어질 것만 같은 깊은 가을하늘에 혀를 내밀고

배시시 웃으며 달콤한 상상에 젖어보기도 하고

빨갛고 노랗게, 그렇게 눈을 선명하게 만들어 준 단풍에 그저 감탄할 뿐이며,

그 풍경 안에 그녀 자신도 포함되었단 사실에 더욱 기쁘다.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도

담대한 용기는 오직 그녀의 행복을 위한 굳은 의지가 된다.



여행자의 노트 1


두근 두근,

시간이 왔음을 심장이 먼저 알아차린다.

이 날을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렸는지

설레는 내 스니커즈는 마음보다 앞서 이미 D카운터로 향한다.


“암스테르담 가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

앞 모녀의 투덜투덜 볼멘소리도

한 쪽 이어폰에 흐르는 재즈리듬에 스르르 녹아내린다.


밤 이란 시간은

늘 우리에게 무드에 젖는 선물을 주듯

그윽함 속 무위의 찬연함과

창문 너머 잠들기 직전 새카만 활주로,

옆 비행기의 불빛마저 황홀하다.


이 비행기엔 어떤 사연을 가진 이들이 타고 있을까

또 나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 사람이 될까

이륙의 숨을 바삐 쉬고 있는 순간에도

오지랖 넓은 여행자의 호기심은 충만하다.


실은,

아버지께서 어릴 적 지구본을 사주시며

가고 싶은 나라에 스티커를 붙여보라 하셨다

선택한 그 곳은 언젠간 꼭 갈 수 있다고.

시나브로 비행과 여행은 내 삶의 지향점이자

어릴 적 꿈을 이루는 멋진 결말의 동화책 같다.


“늘 꿈꿔왔던 혼자만의 배낭여행이야

 기적처럼 내 꿈에 가까이 왔다는 걸 느껴

 혹시라도 이런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회신해줘.”


진심과 용기가 필요한 카우치서핑(couch surfing) 요청에

가난한 방랑객을 긍휼히 여긴 곳곳에서

기꺼이 방을 내어준다며 응답해왔다

이 몸은 어디를 가더라도

첫낯의 친구들이 보내온 초대장을 가진

배부른 여행자가 되었구나.


이쯤에서 스스로 약속 하나만 하자.

조바심 내지 않고

억지로 무언가를 위해 애쓰지 않고

오롯이 나를 탐구하러 떠나자.

같은 하늘 아래 바람의 냄새가 얼마나 다른지

볕의 샤워는 얼마나 시원한지도 느껴보리라.


정확히 며칠이나 걸릴까

긴 여행 후 온전히 내 자리로 돌아왔을 때

나도 지구 반대편 누군가를 위해 친구가 되어줘야지

따뜻하게 눈을 감싸고 세상을 안아줘야지

설레는 나의 꿈은 바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카우치서핑(couch surfing): 여행자가 잠잘 수 있는 소파(couch)를 찾아다니는 것(surfing)을 뜻하는 말. 현지인은 여행자들을 위해 자신의 카우치를 제공하고 여행자들은 이들이 제공하는 카우치에 머무르는 일종의 인터넷 여행자 커뮤니티


전미개오(轉迷開悟)


오명은 순백과 함께 공존하며

순백은 착각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음먹기 쉽지 않으나

결의에 찬 앙심은 걸레를 집고

이내 턱에 닿아버린다.


방관하지 않는 한

통증은 정점에 도달하며

진실 앞에 무릎을 꿇고


혼동의 그을림은

정당한 용기로

진정한 순백색이 된다.



여행자의 노트 2


안녕 축복받은 이들아.


초록빛 아침은 친근한 원두향과 함께 시작하고

지중해 하늘이 태양을 낳으면

손 위 파랑새는 날갯짓을 하고

너의 눈빛은 오렌지빛깔이 난다.


지중해를 달리는 바퀴는

돈키호테의 창을 들고

땀을 흘리고 있지만

너의 귓가엔 음악소리가 일렁인다.


신성한 볕과

조화로운 벗,

세상을 다 얻은 듯 느리게 가는 저 시계도

그대들에겐

소소한 오늘이겠지.


시선의 행복과

눈동자에 투영된 너의 유쾌함을

내 가방 속에 넣어도 될까


이젠 그 떨림을 등지고

대신 귀중한 빚을 지고

더 아름다울

재회의 감사를 기약하며.




imaramio@naver.com

010-2201-8038

황 아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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