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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후회

 

차승원

 

세상이 연두빛에서 초록빛으로 바뀌어갈 무렵,

그대여, 나는 옛 추억을 잠시 꺼내두고 싶지만...

 

떨어지는 벚꽃잎과 흩날리는 추억방울이

코끝을 간질이는데도

 

불변의 시간은

산수유꽃과 함께 내 주위를 맴도는데도

 

춘곤증에 시달리는 하늘은

뭉게구름마저 뉘엿뉘엿 넘어가는데도

 

나는 수첩에 적힌 연락 두절된 친구들의

목록 하나 지울 수가 없어라

 

세상이 연두빛에서 초록빛으로 물들어갈 때면

그대여, 나는 미래를 미리 꺼내두고 싶지만...

 

눈보라처럼 아려오는 매화가

야속하기만 하고

 

승천하려고 발악하는 아지랑이가

불쌍하기만 하고

 

예고 없이 찾아온 봄비가

짜증나기만 하고

 

나는 아직 오지도 않은 겨울의 삭풍을

미리 걱정하기만 하고...

 

산록으로 물든 5월의 끝에서야

맨발로 흐릿한 지난날과 거울 같은 날들을

끊임없이 후회만 하고 있어라

 

 

 

투명인간

 

차승원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

난간에 서서

 

뿌연 운동장을 바라본다.

에코와 나르키소스를 상상하면서

 

나는 투명인간보다

가면 쓴 나르키소스에 가까웠다.

투명인간이 될 수만 있다면

나는 그 운동장을 하염없이 뛰어 갈 텐데

 

어디 있니? 하고 말하며

장님처럼 숨바꼭질 할 텐데

 

미안, 나는 두 눈을 줘버렸단다.

허우적거리는 손놀림으로

 

어딘가에 있는 에코를 찾는다면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 줄 텐데

 

그럼 에코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을까?

괜찮아요. 고마워요.

 

그 말이 내 가면 속 검은 얼룩까지

닿는다면

 

입고 있던 겉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텅 빈 내부를

 

나 그대에게 스스럼없이

보여 줄 텐데

 

 

 

 

나무책상

 

차승원

 

 

흙 내음 가득 그려진

낡은 나무책상 하나 갖고 싶다.

 

나무책상 위에

나무 향기 나는 종이 꺼내서

 

숲 향기 가득한 편지 한 통

써 보기도 하고

 

가끔씩 포근한 향기에 취해

아른거리기도 하고

 

책상 네 귀퉁이에는 비밀스럽게

짝사랑하는 여자아이 이름

 

해질녘 얼굴로

고개를 떨구고 있노라면

 

노을빛을 받아

위로 새싹이 자라나는

 

평범해 보이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아름다운 깊이로 나를

제자리에 앉히는

 

숲 향기 가득 그려진

낡은 나무책상 하나 갖고 싶다.

 

 

 

냉장고의 고등어는 등이 푸르다

 

차승원

 

 

냉장고의 고등어는 등이 푸르다.

아니, 어쩌면 푸르죽죽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기껏해야 몸뚱이 뿐인

발가벗겨지고 토막 난 시체덩어리인데

 

푸른 빛 광채가 쏟아져 나온다.

나를 보고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밤이 되면 나는 냉장고의 문을 열고

토막 난 고등어와 함께

 

바다 속을 여행한다.

춤추고 노래하는 바다 속에는

 

모든 생물들이 다 토막 나 있다.

허우적거리다가 잠에서 깰 때쯤,

 

등이 푸른 고등어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언더 더 씨 노래를 부르며

바다 속에서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냉장고의 고등어는 등이 푸르다.

어제까지만 해도 냉장고의 고등어는

 

등이 푸른

또 하나의 바다였다.

 

 

    

 

바나나맛 우유

 

차승원

 

 

그 조그만 원통형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역사와 정과 사랑과 나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로고는

공기와도 같다.

 

목구멍에 때려 박는 노란 빛 액체 속에

바나나는 존재하지 않는데

 

바나나 맛이 나는

추억이 담겨있다.

 

바나나 맛이 나는

생각이 담겨있다.

 

바나나 맛이 나는

애정이 담겨있다.

 

무의식적으로 편의점에서 먹는

이 생각 없는 추억의 만찬을

 

나는 오늘도 생각 없이

사서 마신다.

 

노란 빛 액체의 달콤함 속에서

언제부턴가 조금씩

 

쌉싸름한 어른의 맛이 나기 시작했다

 

 

 

이름 : 차승원

연락처 : 010-7703-9336

이메일 주소 : mickeyme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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