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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이

 

나는 너와

하루 종일 들여다보기

무엇 보다 가까이하기

가로수길 손잡고 걷기

토닥토닥 다독여주기

 

너는 나와

멋진 모습으로 반하게 하길

귓가를 맴돌아 속삭여 주길

그리운 사람 만나게 하길

힘든 여정도 함께해 주길

 

우리사이

시한부 연인사이

 

스마트폰 당신, 그리고 나.

 

재회

 

춥다

코 끝이 시리다

이불 밖으로 튀어 나간

두 발이 싸늘해진다

 

계절은

요망하게도

잊었다 생각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지난 겨울

나에게 따스히 다가온

리본을 달고서 마음을 전했던

 

세상 저 아래

땅을 딛고 굳은 세월 견뎌온

한 몸 바쳐 나를 감싸안았던

 

수면양말,

너를 다시 만나야겠다

 

바람

 

한 켠의 바람,

인생들의

망울진 바람을 싣고서

 

가을 바람은 색색의 소리로 날아간다

또 다른 누군가의 두 뺨을 만져주려.

내 속에 뜨거운 삶의 온기가 있음을 알려준다

 

바람은 내일을 꿈꾸게 한다

숨 쉬는 마음을 두드려 열어주오

바람이여, 이룰 수 있다 말해주오.

 

불어오는 바람,

하루와 헤어지는

차디 찬 도시의 거리에서.

 

속풀이

 

엉킨 대화들과

섞인 감정과

연약한 내 자신이.

 

포장마차의

술 한 잔과

우동 면발로부터

 

풀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다 풀고 볼 일

 

한 박스 가득 담아

잠의 구석으로

모조리 보내버려

 

맺히거나 흘리거나

머무르지 않는

힘있는 내 자신에게.

 

약속 

 

매듭 지어진 손가락

주름 틈 새를 비집고

마음을 전하니

 

엄지로부터 온 몸에

새겨진 기분.

 

스쳐 지나간 손바닥

서로의 굴곡이 만나

이해라는 게 되다니

 

마음으로부터 마음에

전달된 다짐.

 

이 단순함이

놀라우니 평화로다

 

 

이유진/010-3856-1910

gudsla3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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