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18
어제:
33
전체:
306,019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78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167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이 시린 날>


햇빛이 시린 날이 있다.

잔인하게도

다시금 서린 물이 채워지는 날.


저 빛이 나의 색마저 모조리 뽑아갔는가.

흑백이 되어 걷는 나의 옆으로

에메랄드빛 추억들은 지나간다.


시계의 모래가 막힌 듯한.

까만 나무들이 다가가지 않았다면

시간조차 가늠치 못할 빛.


저 묘한 찬란 앞에 느끼는

무의 외로움.

가장 차분한 행복.


나는 말없이

이 작은 행성 대신 붉은 트랙 위를 공전하다

이내 정처 없이 빛에 이끌린다.


저 시린 빛을 껴안고 싶다는 욕구.

그러나 그는 금세 사그라들고

태엽 풀린 오르골만 멍하니 남는다.



<공상>


낡은 쪽배 누워

날개를 위로 접어들고 영겁을 노래하면

낙서처럼 마구 얽히는 영롱한 이파리 내음

그와 함께 별처럼 들이치는 역광을 음미하며

늪 속으로 사정없이 빠져든다.


고요한 질척임.

그만 멈춘 것은

나인가

아닌가

체온마저 그에 동화될 때쯤

늪은 모래바람처럼 흩날려 사라지고

어느새 억새풀만한 한자락 바람만이

남는다.



<대작>


굳게 가리었던

골방의 커튼을 확 제꼈다.

벽지를 온통 장악한

그들을 보고 까맣게 소름이 피어난다.

온몸의 역병이라도 닦아내듯

혐오의 손길로 박박 문지른다.

장렬히도 박아내린 뿌리가 멍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까망 노랑 빨강

형형색색 멍투성이 위 찢긴 상처의 질감까지

퍽 예술이다.

내 무관심의 붓자국으로 완성된 이 대작 앞에

그만 나는 할 말을 잃는다.



<눈길>


새벽 5시 길 나설 때에,

너에게 원망의 눈길을 보냈다.

아는지 모르는지 쳐대는 몹쓸 장난.


삐약삐약 유년시절 운동화 소리는 웬 말이냐

외할머니 뽑아주시던 가래떡의 그리움 길이처럼 늘어지는

저 흔적은 또 웬 말이냐


내가 손을 내밀지 않으니 너는

애꿎은 발에 심술을 부리는구나.

신 위에 올라타 엄지발가락을 깨물어대는 못된 녀석.


네가 아무리 놀자 하여도

너의 장난에 내가 다시 돌아가야함을 모르느냐.


나의 흔적은 결국 더 깊게 패이고 만다.


아직 잠들지 않은 가로등의 부추김에 건네는 너의 반딧불 같은,

어쩌면 위로일지도 모를 장난에 나는

눈길이 시리다.



<노을>


순응의 빛이여

그 고운 빛깔은 어디서 우려내었는가

애달픈 농도를 나는 가늠치 못하겠네.

아려오는 상처 위로

애타게 떨어뜨린 용서의 눈물인가.

황홀한 그 배합을 알 길 없이

그저 바라볼 뿐이네.

마침내 한 움큼 흘려버린 흔적 위로

은은히도 번지는 주홍빛 은하수.

  • profile
    korean 2016.02.28 23:25
    열심히 정진하시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늘 건필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시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3 file korean 2014.07.16 4499
1710 제 6회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응모 (아버지, 코끼리들에 대해 말하다 외 4편) 수지니 2015.08.10 174
1709 인고의 허두 1 공룡 2014.12.23 174
1708 시들 수 없는 꽃 외 4개 키싸일 2015.01.07 173
1707 가을 외 4편 1 패스 2014.11.24 173
1706 처음으로 써보는 시 5편 2 곱창 2014.11.20 173
1705 제 7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나무와 나뭇잎 외 4편 정재희 2015.08.31 172
1704 제 5차 창작콘테스트 공모전 시 부문 - <동방박사> 외 4편 ㅗvㅇㅓv 2015.06.04 172
1703 제 4차 창작콘테스트 시 응모 - 잉어 외 4편 홍문학 2015.04.07 172
1702 거울 외 4편 1 보름달 2014.10.30 172
1701 제 6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그림자 2015.08.06 171
1700 오늘 신년부터 한국인 [창작콘테스트] 당장 중단합니다 6 korean 2021.01.01 170
1699 제 5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 < 파문 >외 4편 정오 2015.05.24 170
1698 제 9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응모작-희망봉 외 4작품 2 장충인 2016.01.01 169
1697 빗방울이 눈물겹다 外 4편 1 빗방울 2014.11.04 169
1696 제9차 창작컨테스트 시 부문 - "♥ 누룽지처럼 구수한 그대 ♥" 외 4편 1 김현수 2016.02.09 168
1695 제 9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응모작- 시인의 고백 외 4편 1 박소희 2016.01.26 168
1694 제 9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 당신과..나..외 4편 1 JY.한재영 2016.01.14 168
1693 달의 뒷면을 향한 여행 외 4개 시조가조앟 2014.12.02 168
» 제 9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분 - 공상 외 4편 1 ㅈㄴㄱ 2016.02.10 167
1691 제 9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 향기 외 4편 1 지현 2016.01.13 167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94 Next
/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