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박금숙
돌고 돌아
다시 돌고 돌아도 또 너였으면 좋겠다.
내가 만들어지는 순간의 기쁨도
세상을 향해 두드리는 순간의 움찔함도
내 첫 숨소리와 울음소리
모두 너에게 가길 바란다.
너이기를
다시 너이기를 너였으면
손 내밀면 잡아주고 환한 미소로 답해주고
늘 기대어도 되는 바른 등불 같았던 너
그 모두도 다시 너 라면
너 일수만 있다면
너를 부끄럽게 했던 일과 너를 부끄러워했던 일
너를 외롭게 혼자 두게 했던 일
너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
위로받고 싶었던 일
돌고 돌아 다시 너라면
그 순간과 그 정성과 마음이 얼마나 중한 것인지
그로인해 얼마나 행복했으며
지금 이 순간도 기억하며 잊지 않고 있다고
다시...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돌아와 주길
나는 다시 돌고 돌아 돌아도 너였으면 너이길 바란다.
우물
박금숙
외롭다 쓸쓸하다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나
어렵다 불안하다
이 세상이 깨질까봐
지금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올까봐
눈물 나 약해 진다.
지금 오늘 이 순간 박치고 나가야 하는데
나가려하면 할수록 더욱 깊이 빠져 들어버린다.
화가 나 답답하다.
내가 만든 나만의 세상에 갇힌 내가
나도 그랬으면.
박금숙
마음과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
누군가에게만 가능 한 것인가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가능 한 것인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마음을 다 잡아보지만
내게는 너무 어렵고 버겁다.
마음으로 위해주고 그것을 위해 생각하며 행동하면 되는데..
말이나 글처럼 말하고 써놓아 이룰 수 있는거라면
생각이 생각이 꼬리를 물고 결국엔 비관적으로 가고
마음이 마음이 점점 조급해지고 비열해지고
행동은 거짓으로 물들어간다...
매일아침 거울을 보며 다잡아보아도 나는 참 어렵다.
이제는.
맑을때도 됐는데..
나도 선택받은 사람이었으면 ..
주먹쥐고.
박금숙
쏜살같이 마구잡이로 살았나보다
급급해하고 마음조리고 안절부절
의기소침하고 웅크리고 주먹 쥐고
비교하고 절망하고 투덜대고
지금처럼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며.
이젠 좀 놓아도 되겠지?
당신을 생각하며 우연히 든 생각.
박금숙
어느 샌가 내가 당신이 됩니다.
날 보면 살랑살랑 다가와 쓰다듬어 주고
시시콜콜 쌓아두었던 세월을 털고
관심 가져 달라 바라보던
어느 샌가 내가 당신입니다.
당신에게도 그 누군가에게도
넘치게 받았던 사랑이 그리워
넘치게 얻었던 행복이 그리워
어느 샌가 난 당신입니다.
당신을 닮아가는 것 정말 싫었는데
이젠 당신이 조금 불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