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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평생의 고독이 산 중턱 어디께 침묵으로 피어났다.

생의 시작과 동시에 오직 파멸로만 치닫는 운명.

산 것들의 정해진 죽음과

향기 하나, 색깔 하나 빠짐없이 정해진 절정 앞에

저 홀로 당당히도 피어났다.

사람이 그리운 나그네 마냥 소나기 온몸으로 맞으며

볕들면 볕드는 곳에서,

바람 불면 바람 따라서 그리운 생각 하다가...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부모 형제도 모른채

온갖 보살핌 속에 갇혀있던 꽃들이

도심의 매연 속에서 생명을 뽐내고,

성장의 인내 없이 절정인 채로 피어난 조화 따위도

돈이 되는 세상에

아, 길들지 않은 아름다움이 산 허리에 피어났다.

길 없는 산을 걷다

겨우내 부서진 낙엽 사이 이질적인 빛으로 피어난 꽃을 보며

뒷마당에 비밀을 품은 어린아이의 기쁜 마음으로

한참을 서있었네.

 

 

미련

 

명백한 타살이다.

길을 잃어 뒤쳐진 꽃에도

나비는 내려 앉았었는데,

정, 추억, 연민 모조리 꽃잎으로

다 떨구어 보내고,

이제는 그저 한 잎,

미련으로 버텨 남은

마지막 꽃잎을

존재한다는 것 밖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어느새 차가운 바람이

내칠 수는,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차라리 꽃이 비로 내릴 때

죽을 수 있었다면...

모든 연정을 불태우고

아쉬움 없는 완연한 모습으로

사랑이 흩어질 때

나는 죽었어야 했다.

벅차오르는 순간의 열병을,

아름다움의 권태에 시들어가는 아픔을 견디어 냈건만

어느새 차가운 바람은

아,

혼자서도 이별할 수 있는가.

 

 

가을

 

꽃이 내린다.

아스라이 들려오는 휘파람

나뭇잎 사이를 지나

꽃들은 찬란히 부서진다.

바람에 흔들리던 무성한 그 모습.

물결 같이 춤추던 잎들은

듬성듬성 남아

죽음 앞에 선 몸부림이 되었다.

전하지 못한 말

맞추지 못한 눈

고독한 회상과 뜨거운 후회들이

저마다 화려한 빛깔로 무르익어

가을은 가장 완전한 색으로

떠나갈 기회를 준다.

생의 마지막,

위태로운 촛불처럼 열병을 머금고서

뜨겁게 뜨겁게

꽃들은 부서진다.

 

 

 

자신이 존재하는 마지막임을

그 끝을 알고서도

더욱 힘차게

영원한 소멸의 허무를 향해 치닫는

기쁜 마음을 그대 아는가.

그렇다.

지난 밤 창문 너머로 휘몰아치던 싸락눈이

과감히 맨땅 위에 곤두박질 치던 마음은

기쁨이었다.

건조하기만 한 대지 위에

닿자마자 꿈처럼 사라질 자신임을,

시리고 시린 겨울날

하늘은 온통 하얗게 칠하면서도

지상만은 덮지 못한 채 녹아버린

그들은 알고 있었다.

가장먼저 녹아내려 꽁꽁 얼어버린 그들은

이제 곧 그 위에 소복히 쌓일 눈을 생각하며

그리도 바람을 재촉해 흩날렸나 보다.

그렇다.

한밤중, 싸락눈이 흐려지던

대지 위의 새하얀 파멸은

모든 사랑의 가장 투명한 구현이며

격정 속에 꽃피우는

모성애의 인내이다.

 

 

스무살의 미아

 

손을 놓쳐버린 아이는

우두커니

저마다 걸음 재촉하는

각양각색들 속에

정적인 흑백으로 남았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혼자라는 두려움에 놀라

목 놓아 울어버리기엔

이미 너무 커버린 미아는

그저 그곳에 남아있다.

 

펼쳐진 수 많은 길 앞에서

그 아이는

가고픈 길이 없다.

어쩌면 애초에

엄마 손에 끌려가던 길이었으니.

그저 지나는 이들을

신기하게 바라만 본다.

 

 

 

 

정진철

goodness29@naver.com

h.p:01093085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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