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가
드 높은 하늘에 막대를 꽂으면
솜 사탕이 빚어 질까.
나부끼던 햇살도 지는 놀에 저격 당하고
구르는 낙엽은 슬퍼도 슬프지 않고
서러워도 서럽지 아니한
알싸한 운치가 된다.
해를 더해 차곡한 기다림은
낙엽 덮인 빈 의자 처럼
찡한 그리움의 화살로 박히고
스치는 바람에도 상처를 입는다.
갈잎의 노래 소리 애잔 할 수록
상처 또한 진액을 토할 진데
어찌 하면 좋으냐
늘 그리운 너를... ...
밤 마실
가슴에 훈기를 돋는 친구와 약속을 잡고
살방살방 나서는 길,
아이 마냥 맘이 설렌다.
마주 하면 맛있는 수다에
소주도 한 잔 곁들여 야지...
벌써 부터 건배 잔을 나누는 듯
맘이 조급해 진다.
종종 걸음으로 걷는 길,
네온 불빛에 수줍어 뒤를 맴도는
내 그림자에 살짝 놀라기도 하면서 ....
못
누군들 살아온 세월 마다
가슴에 듬성히 박힌 못 을
말끔히 빼내지 못하는 것은
여운 깊은 추억을 아직은
지우기 싫은 허접한
미련 때문이다.
애써 살아낸 차곡한 나이테 마다
촘촘히 박힌 못 을 서둘러
빼내지 못하는 것은
함부로 지울수 없었던 아까운 생살을
베어 내야 하는 날 선 칼날이
두려운 까닭이다.
그 소녀는 어디로 갔습니까.
너른 바다에 멋대로 널브러진
작은 섬 마을에 낮 에는
아부지 술주정에 도망 다니고
밤에는 막내 귀염 독차지 하던
그 소녀는 어디로 갔습니까.
곤궁한 살림살이 옆집 아이가
헤집어논 고구마 껍질로 배를 채우고
땅머리 점방에서 몰래 껌 한통 돌라 나와
민수네 뒤안에서 주린 식욕의 희열을
만끽하던 그 순박한 소녀는
어디로 갔습니까.
뭍으로 돈 벌로간 언니가 그리워
밤이면 누더기 이불에 눈물 적시고
낮 이면 삐비밭 부성한 언덕 팍에서
수평선 원망 삼아 영롱한 진주 구슬
뚝뚝 떨구던 그 순수한
소녀는 어디로 갔습니까.
훗 날 깍쟁이 처럼 변해 버린
언니를 보고 애린 가슴에 서글픈
빗물이 넘처 홍수를 이루던
홍시 처럼 붉은 가슴을 지닌
그 소녀는 어디로 갔습니까.
애심
어쩌면 우리 서로 사랑한 시간 보다
참고 견뎌 내야 했던 시간이 더 긴
내 아픈 사랑이
당신이 없는 이 가을
나를 더 휘청이게 합니다
아프면서도 아픔을 토해 내지 못하고
당신을 향한 내 간절한 사랑의 언어들이
허공에 흩어지고 없는 지금 ,
이 가을,
나만 홀로 남아
당신을 향한 시를 씁니다.
함께한 아픔 보다
홀로 남은 처절한 외로움이
더 나은지는 차마 내 언어로는
다하지 못합니다.
이 가을,
당신도 어디선가
사랑 하고 있겠지요.
이윤희 / 010 5338 3724
물론 내용도 섬세하고 가슴에 와 닿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