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
기쁨을 가득 실은 배 한척 거친 파도를 뚫고
물길을 따라 휘청 휘청 기우뚱 기우뚱
만선의 기쁨은 간데없고 돌아갈 길이 막막 하여라
파도가 거세진다 “어이구 여보 마누라 나는 가오
우리 순미 잘 키우소“
기우뚱 휘청 어이쿠
파도를 넘어서 “이제 되었소 된장 지짐이 끓여놓고
동구밖에서 반겨주오“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영옥아 잘 있거라
이발소 순철이랑 잘 살어라“
휘청 휘청 기우뚱
바람이 잦아진다 “영옥아 내가 간다
가거들랑 내랑 살자“
후두둑 비가 쏟아진다 까만 어둠속에 갇혀
휘청 휘청 기우뚱 기우뚱
기쁨은 찰나, 슬픔은 영원
까무룩 잠이 들어 새벽을 기다리니
동구밖에 아기 업은 마누라의 해죽 웃음이
흐릿하게 멀어진다
시간
그리움이라 쓰고 미련이라 읽는다
시간이 약이라 쓰고 시간은 아픔이라 읽는다
떠나간 사람은 기억
남겨진 사람은 흔적
애써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간은 그리움으로 흔적을 남기고
쉽사리 돌아서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시간은 아픔으로 남아있는 흔적을 기억한다
지금도 사랑하냐는 물음에 그때는 사랑했었지
지금은 추억이라며 옅은 웃음을 보인다
그래 지금은 추억이지 씁쓸한 웃음으로 끄덕인다
희미한 그리움으로 기억하는 흔적은 추억이라 불리우며
씁쓸한 웃음으로 남아있는 미련은 상처라 이름짓는다
이별 전애 시간은 사랑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이별 후애 시간은 추억과 상처라는 두개의 이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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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가 있어 웃음이 절로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