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
그대가 떠나간 자리
둥글게 파인 상처가 남네.
파도치면 다시 잊혀지겠죠
마치 처음부터 그댄 없던 것처럼
갈매기는 슬피 울고
게들은 그댈 찾아 떠나
그대는 어디 있나요?
해는 식어 달이 되고
그 달은 물속에서 울죠.
그대는 어디 있나요?
소라 속에 담긴 추억은
바다에 잠기고
어렴풋이 남은 기억은
바람에 날리죠.
상처를 채워줄 그대
어느 바다로 떠났나요.
성이 되어 그댈 기다려도
힘없이 무너지네요.
그대가 없는 이곳은
그대가 없던 그때로
돌아가네요.
마음이 여전히 아려도
변해야겠죠.
그댄 이미 없으니
잊으려 노력할게요.
아무리 웅장하게 공들여 쌓으면 뭐하겠어요.
파도가 한번 휩쓸고 가면 폐허만이 자리할 뿐인데...
그래도 모래성을 쌓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답니다.
그것이 그 사람들의 일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