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
잠이 오지 않는 밤
스탠드 하나에 의지한 채 글을 씁니다.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이 순간
난 그저 영문도 모르고 흘러내리는 폭포수입니다.
어릴 적 학교 선생님이
왜 일기장 앞머리에 '오늘은'을 쓰면
안 된다고 했는지,
왜 셰익스피어가 질투를 파란 눈의 괴물에 빗대었는지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시간을 잡을 수도 없이 빠르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손목 시계는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합니다.
즐거울 때는 토끼처럼 깡총이는 시간이
왜 모든 불이 꺼지고 나면
하염없이 더딘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내가 태어난 이유가
끊임 없이 질문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밤은 불순합니다.
깨어있는 자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