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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살의 용돈

 

시간은 계절을 업고 걸어간다

우직하게도 정확히 걸어간다

 

나도 시간처럼 우직하게 걸어가려 했건만

유난히도 휘청이고 비틀거리며

절룩거리며 어딘지 모르는 길을 걸어간다

 

계절을 업고 온 시간은 풀잎의 이슬처럼 흘러

! 하고 지면과 마주하여 추석이 오면

나는 심장이 콱! 하고 막혀온다

 

남몰래 손에 쥐어준 고모의 용돈은

고마움과 비참한 감정 얽힌 채로

그 마음 짊어지고 다시 걸어간다

 

한가위 달빛이 어깨위에 내려오면

그 빛조차 무거워 휘청거리지만

절룩거리며 절룩거리며 걸어간다

 

 

비참함의 경계에서

 

20대의 가을 하늘처럼 높고 푸른 이상은

50대의 어깨처럼 좁아진 현실 속에

갇혀있다. 갇혀진다.

 

독종처럼 살기 싫어 뒷짐 지며 걷던 내게

세상은 독하게 사는 게 정상이라고

설득한다. 설교한다.

 

그저 올곧은 신념과 흔들림 없는 철학을 양손에 쥐고

다만 경쟁적 사회와 물질만능주의 시대 속에 살아가기에

 

삶과 비참함의 경계, 그 경계에

아직은 쓰러지지 않고 서있다


매일 나를 규탄한다

 

남들처럼 항상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느냐

남들처럼 평범하게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느냐

남들처럼 현실에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느냐

남들처럼 자기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느냐

 

그들처럼 바쁘게 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들처럼 평범하게 사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들처럼 세상에 타협하지 않고 살아가서 죄송합니다

그들처럼 저 자신만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가서 죄송합니다

 

나는 매일 나를 규탄한다

 

백수와 자전거

 

정해지지 않은 시각 마음이 정해준 시각

사각사각 낙엽길을 바퀴로 사뿐히 지르밟고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 따라 유쾌히 굴러간다

 

부끄럼쟁이처럼 자동차소리에 콧노래 묻어가며

소금쟁이처럼 얇은 다리로 페달 힘껏 밟아가며

멋쟁이처럼 선글라스 끼고 똥폼 한번 잡아가며

 

잊으려고 조금 힘을 줘서 바퀴를 굴린다

지우려고 조금 더 힘을 줘 바퀴를 굴린다

벗어나려고 더욱 더 힘을 줘 바퀴를 굴린다

 

종아리가 아프다고 소리친다

허벅지도 그만 멈추라고 외쳐댄다

폐도 이제 산소가 부족하다며 헐떡인다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간다

남들이 다니지 않는 거리를 자전거로 간다

남들이 모르는 백수의 장점을 하나 또 알아간다


침대

 

사람들에게는 지친 몸을 눕히는

소중한 쉼터

 

쉼조차 과분한 나에게는

무기력을 분출시키는 영혼의 공터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몸부림치지만

그 아등바등 부질없는 몸짓 고개 돌려보니

사람들이 바삐 행진하는 일터

 

일어나야지 다시 한 번 몸부림치지만

갈 곳 없다는 핑계를 배게 삼아

눌어붙은 껌처럼 매달린다

 

일어나야지, 이겨내야지

야, 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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