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盲_색맹
色盲_색맹_망막의 시세포에 이상이 있어서, 색깔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유전 형질.
전색맹_사물의 명암, 농담만을 식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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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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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 주 노 초 파 남 보"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차라락- 책을 넘기는 소리와 함께 우리들에겐 매일 볼 수 있는 색상들인 빨,주,노,초,파,남,보 를 마치 까먹을까 다시 복습하듯 중얼거리는 중 이다. 누군가에겐 숨기고 싶은 것. 또 누군가에겐 털어놓고 보호 받고 싶은, 그런 존재인 내가 선천적으로 진행되어 난 세상이 내 기억 속엔 그저 매일 암흑만이 맴돌 뿐 아무런 반응도,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다.
연애를 글로 배운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난 색을 글로 배우는 중 이다. 허나, 배운 만큼 그 모형들은 야속하게 나의 눈엔 그저 암흑 일 뿐인데. 왜 이것은 빨간색이라는지, 주황 색 이라는지, 잘 모를 따름에 갓 스물, 대학교의 로망을 즐길 수조차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이제 나에게 도망 못 칠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00예술대학교 합격’
“····.“
남 들은 그 좋은 머리로 좋은 대학 가서 논다는데 난, 그저 나만의 최면적인 예술의 가치를 느끼려하며 아무생각 없이 서류를 작성했으나, 쓸 때 없이 좋은 머리가 뭔 대수라고 예대에 단번에 합격을 하고 말았다. 마치 귀를 잃어 후천적 색맹인, 황시증을 앓은 반고흐가 되고 싶었던건 아니지만 오로지 미술을 하고 싶어 지원하게 된 것이지. 그저 조용히 내 할 것들에 충실하여 4년을 보내고 싶다. 이 대학이 내 인생에 있어 컬러적인 세상이 되진 못해도 '도움' 그저 얻어가는 것이 있는 그런 청춘을 감히 기대를 해보려한다.
***
어릴 적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사내가 돼서 웬 그림을 좋아해“
"얌전한 건지, 멍청한 건지-." 얌전한 것도 아니고 멍청한 것도 아닌데 그 말들을 꾸역꾸역
삼키며 살아왔다. 그저 남들에게 주목받고 관심 받는 걸 싫어한다. 그렇게 칭찬받고 관심을 받으며 꼭 그렇게 해서 좋아해야 하나 내 자신이 왠지 불쌍하게만 느껴져서라 해야 할까.
그래서 그림을 택했다, 그것은 나 혼자만의. 오직 나의 하나의 상상의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게 얼마나 예술적인가, 스무 살이 되어 예술대학교에 지원을 했지만 역시나 설레발은 내게 사치. 아무런 기대를 안하며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실눈을 뜬 채 달칵- 소리와 함께 누른 결과.
'윤정한 00예술대학교 합격’
”나이스.”
나도 나름대로 감정이 있나보다. 합격공지에 내면으로 얼마나 춤을 췄던지, 다시 주위를 살피며 아무도 못봤겠지 옷무새를 무심하게 다듬었다. 그저 아무런 관심 없이 미술에만 집중하여 내 마음에 힐링을 받고 누군가에게 터치를 받지 않는 그런 4년과 그런 청춘을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창을 닫는다.
***
아, 대학교 오티는 왜 하는거지. 미술관련 과로 오티를 한다며 장소를 알림 받았다, 사람들 만나는게 그저 두렵기만 하고 세상이 암흑 같은 것뿐이라 재미도 없는데.. 메모지에 적어놓은 '검정바지', '파랑 블라우스' 난 그것들을 입고 한번 세삼스럽게 거울을 보았다. 그럼 그렇지. 내겐 색이 같기에 헛웃음 치며 재치고 밖을 나왔다.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모두가 나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난 인사와 함께 딱 봐도 예상 가능한 과 선배 생김새가 나에게 자리를 안내 해 주었고 그 곳으로 향해 조심스럽게 가방을 내려놓고 앞에 놓여있는 물을 마셨다.
“자, 다 모인거 같은데 인사들 할까?”
“일단 저기 끝 오른쪽부터 자기소개 해보자.”
저기 끝 오른쪽. 난 그 옆자리인데 내 차례는 두 번째 구나, 자연스레 옆을 바라보자 긴장이 된 건가 손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며 숨을 들이키며 일어나는 흑백 컬러로 보이는 나풀한 바지에 무스탕 자켓을 입은 그 남자.
“안녕하세요, 윤정한 입니다.”
윤정한 이라 한다. 난 그를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고 오히려 흠칫 할 사람은 난데, 윤정한 이란 그가 먼저 눈을 피하며 입술을 매만진다, 사람을 무서워하나.
앞에 앉은 단발머리 여자와 긴 생머리 여자는 그 사람의 외모를 감탄 하고 있었고 그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 채 앉아버리는 바람에 분위기는 몇초간 정적이 흘렀고 그제서야 나를 가르키는 과 선배에 더 조용히 일어나려 애썼다.
"안녕하세요. 000이라고 합니다.“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으나 일어서니 정말 떨리긴 하구나. 위축되어 괜히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소개를 하고 앉았고 그냥 소개만 받고 가려고 했는데 그건 아닐듯하다, 와인 잔을 들고 짠을 하자는 선배의 제안에 싫다고 하고 싶었지만 내 눈은 어떤 게 와인일까. 물 잔과 와인 잔을 추리하며 흔들리고만 있었다,
나를 제외하고 모두 잔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고 그 옆의 윤정한 이라 했던가. 날 보며 밑의 잔을 눈으로 가르키는걸 살피고 무사히 잔을 들고 겨우 짠을 외쳤고 원샷 후 손에 나는 땀을 휴지로 톡톡 두드리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배는 개강 날에 보자며 드디어 나가셨고 약 삼초 후에 모두가 짠 듯이 동시에 일어나서 빠르게 나섰다.
ㅡ
딸랑- 들어왔던 문을 다시 나가기 위하여 열었지만 취해버린 건지, 손엔 힘이 없었고 풀리는 힘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잡으며 나가라는 그 남자의 눈에 비틀거리며 나갔고 잠깐의 지금 이야기가 우리의 첫 만남의 이야기가 될거같구나.
“머리야····.“
머리를 잡으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때, 가방을 두고 온 듯 내 팔이 허전함을 느꼈다. 아차, 내 가방. 다시 그 장소 안으로 들어가자, 그 윤정한 이라는 남자가 남아있는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그 남자의 손엔 가방 두개가 잡혀있었다. 그러곤 선배는 윤정한의 손에 붙들려있는 가방을 가르키며 종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나가버렸다.
아마 가방 주인을 찾아주라고 얘기 한 것 같네. 아니 이 가게 안엔 사람도 드럽게 없네. 둘 밖에 안남은 상황에 내 눈을 그 똘망한 눈으로 가방두개를 슥, 들어 올리며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어떤거에요?“
”아····.”
잠깐 짧은 탄식을 짓고 그 가방으로 다가가 내부를 눈으로 살폈다. 그때 내 립밤 으로 보이는 그 가방을 잽싸게 택했고 안녕히계세요. 라는 말과 함께 나가려던 순간에 정곡을 찔린 듯한 말에 우리의 첫 대면이 되었지.
“안녕히계세ㅇ,”
“저기요.“
”네?“
“눈치가 없는겁니까, 구별을 못하는 겁니까.”
눈치. 안그럴 것 같은데 조곤조곤 할 말은 다 하는 타입인가,
갑작스럽게 내 뱉는 그 남자의 어투에 미간을 찌푸리고 말을했다.
“구별을 못합니다.”
그 남자의 내 말에 대한 반응은 필요없다, 나는 또 다시 신입생 안내 종이가 맞붙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위로가 필요한 시점에, 누군가에게 들킨 것만 같은 기분에 가방을 꽉 쥐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빠른 걸음을 옮겼다. 지가 뭘 안다고.
***
구별. 구별은 못한다, 난 아까 와인 잔을 헷갈려 하여 내가 질문했던 눈치와 구별에 정답이 있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망설임 없이 정답이 나오자 순간적으로 내가 아주 큰 실수를 저지른 것만 같았다. 너무 나만 생각하며 산건가, 순간적이 아니라 정말 오래 갈 것만 같아, 그 000이란 여자에게 관심을 지니며 개강 날을 기다려야겠다 생각했다. 정말 신경쓰이겠네,
'그렇게 크고도 작은 이 세계에서 그 둘의 첫 만남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만남이 되었다.'
***
예술대학교의 첫 개강의 날, 오늘도 무지개 색을 입으로 중얼거리며 흑백의 하늘을 보며 숨을 들이키고, 흑백의 버스를 타고, 이 꽃들은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 생각하면서 그것들을 지나쳐 아직은 봄을 알리기엔 춥기에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개강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뭐야, 이건···?”
아니, 대학교 구조 지도지를 주시던가요. 개강실 앞으로 다 달았을 땐 하얀 에이포용지로 보이는 종이가 문에 붙어, '실습실로 오세요' 떡 하니 이렇게만 적혀 있는데 개강실도 겨우 찾은 나에겐 이 대학교 첫인상은 구려졌다. 뒤를 돌아 발걸음을 옮기려는 때 멀대같은 인간과 부딪쳐 머리가 얼얼해져 한참을 서있었다. 누구야 진짜..! 고개를 들어올렸을 땐 날 아래로 보며 괜찮냐고 살피다 눈이 마주치자, 우리 둘은 잠시 말을 아꼈다. 이게 누군가. 윤정한 이라는 사람이 한손엔 노트북을 들고서 얼버부리며 나에게 말을 했다.
“괜찮아요?”
“아, 네····.”
“실습실, 어딘지 아는데 같이 가실거면 따라오세요.”
같이 갈래요 도 아니고, 따라 오라니 참. 사람과 엮이는걸 싫어하는거면 그때 그것을 왜 물어본거야. 난 허공과 그 남자의 발을 교차하며 바라보며 따라갔고 실습실로 들어가자 시선집중과 함께 난 보이는 자리 아무 곳을 골라 앉았고 그 옆에 턱 앉아, 자연스럽듯 앞을 보며 설명을 듣는 그 남자다.
“빨간색으로 사과의 명암의 색을 더 눈에 띄게····”
사과를 그리는 건가, 왜 처음부터 난관인 것인지. 교수님의 첫마디에 항상 색은 칠하지 않고 밑그림만 그려왔던 내가 미술 쪽으로 원서를 적은건 한순간의 잘못이었다 하며 후회를 막심하게 했다. 이쪽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교수님의 발걸음에 에라 모르겠다. 팔로 툭 쳐, 색연필이 바닥으로 나뒹굴게 해 버리자 놀란듯 날 쳐다보는 윤정한 이다.
“····.”
“저기, 도와주실래요···?‘
”왜 소란피워서 다 쳐다보게····.“
그 남자는 나의 말을 듣곤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무릎을 꿇은 채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게 한 나에게 잔소리를 하며 색연필을 담았고, 그 손을 일시적으로 잡곤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 전 날 나에게 무례했더라도 무릎까지 희생하며 도와주는 사람이라면 내 비밀쯤은 지켜 줄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말이지.
”무슨 색인지, 다 말해줄래요?“
”네?“
”구별을, 그니까····.’
“···이건 빨간색.”
윤정한 이란 남자는 나의 망설이는 말을 이해한건지는 모른다. 그저 아무 말 하지 않고, 또 이유도 묻지 않은 채 종류별로 색깔을 알려주며 제일 중요한 빨간색을 내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수업 끝나면 얘기 좀 하자.”
왜, 왜 갑자기 반말이야. 그 말과 함께 손을 털며 자신의 자리에 앉아 다시 그림에 집중하는 모습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손에 쥐어져 있는 빨간색을 살피며 필요해 보이는 명암부분에 색을 더했다.
ㅡ
완성을 못한 사람에겐 과제로 주어졌고, 아직 완성을 못한 나는 조심스럽게 도화지판에 끼어 날 보며 발걸음을 옮기는 정한을 보며 따라갔고 얘기하자면서 학식을 먹는 급식실로 향하여 태연하게 주문을 하라는 그에 뒷사람의 시선을 느끼고 간단한 제육볶음을 선택했다. 탁- 식판을 놓고 그를 보며 말을 걸려던 참에 밥을 먹질 않고 과일을 한입 베어 먹곤 나에게 먼저 말을 거는 윤정한.
“전엔 미안했어.”
“뭐가 미안한데요?‘
’눈치 없냐고 한거.‘
”아····. 괜찮아요,“
다짜고짜 사과를 한다는 생각보단 그 사람의 몸짓과 그 토끼 같은 눈망울이 내게 진실을 말해주는 듯 했고 그에 응답을 안하랴 안할 수가 없었고 목걸이를 어루어 만지며 괜찮다고 말을 꺼냈다. 이젠 다른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아까부터 왜 반말을 하는 것인가.
”구별은, 혹시 색맹 있는건가.”
“근데 왜 반말··”
“좀 관심이 가서.”
색맹이 있냐는 질문에 반말을 더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핑계거리 없이 맞다고 대답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난관이다. 관심이 간다니, 무슨 뜻인가 난 그를 대답없이 밥을 씹다 말고 빤히 쳐다봤고 웃는 그의 모습에 쓸 때 없이 잘생겼다라는 생각을 일시적으로 생각하다 다시 고개를 숙였다. 드디어 너가 미쳤구나. 그러자 다시금 내 고개를 들게 하는 말을 피할 수 없게 들어버렸다.
“우리 친구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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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는 말은 내겐 낯설다, 서로 친해지면 공유도 많이 해야하는 법. 그러다 내 비밀까지 말하게 되고 다시 그 친구와 어색한 사이가 된다면 내 비밀은 그저 나 혼자 밝히게 된 것이 될 거니까. 하지만 이 남자도 뭔가 있는듯해 보였을까. 그래서 친구를 하자며 말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사람끼리 같은 것 들을 알아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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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1년이 거의 다 지나간 지금은 11월, 제법 쌀쌀해지는 날씨에 입김을 불며 겨울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에 나의 어두움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생겼다, 바로 윤정한. 그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게 대중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비밀인 듯 비밀을 지키며 친구를 택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또 늦잠잤구나.“
”아니, 또 아니거든···!“
”끝나고 놀러갈까?’
“어디로?”
“나랑 영화보러 가자,”
둘 만의 데이트인 듯한 노는것은 생각해보니 처음이네, 하지만 난 윤정한의 말에 대답을 머뭇거릴 수 밖에. 영화를 봐도 그저 옛날 시나리오 같은 흑백배경 일 뿐일텐데, 그러자 윤정한은 자랑스럽듯 티켓 두 장을 착 펼치며 이미 정해진 듯 오케이 라며 뿌듯하게 자신의 실습 자리에 앉는다. 괜히 친구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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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이 끝나고 모두가 나가려던 때, 한 여자가 팔짱을 끼고 나에게 다가왔고 의문을 품은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자,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 거리며 말하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곤란한 말.
“귀걸이가, 색이 안맞네요?”
“아, 제가 늦잠을 자서····.”
“아니. 넌 어제도 맞지않았어.”
내 말이 우스운건가. 갑작스레 와선 시비와 반말을 해오는 그녀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만하라는 윤정한으로 들리는 목소리가 내게 가까이 들리며 내 팔엔 윤정한의 손이 잡혀져 있었다.
“얘가 칠칠 맞습니다.”
“명색이 미술과인데····.”
“그럼 그쪽 아이라인 짝짝이도 포함인거고?‘
’···뭐야, 재수없게.”
뭐 저런 어이없는, 정한은 우리의 초면에 띄우던 그 사납고도 암흑배경이 도는 살벌한 표정을 하며 말을 한다. 딕션은 왜저리 좋은건지, 그 여자를 끝까지 살피는 윤정한은 여전히 내 팔을 놓지 않았고 괜스레 머쓱하여 다른 손으로 그 의 팔을 툭툭 건드리자, 이제서야 반응하고 팔을 노을 줄 알았다면 오산이지. 오히려 내 팔을 잡은 윤정한의 손이 팔이 아닌 내 손을 잡았고 앞만 응시한 채 학교 가까이 있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갑자기 숨이 안쉬어지는데 누가 엠블런스 좀 불러주면 참 좋겠네.
그 행동에 당황스러웠지만 사람이 그런게 있나봐, 너무 싫은게 아니라면 부정을 못한다는 거, 난 그 행동이 마냥 싫진 않았던건가 가만히 그의 배려의 느린걸음에 맞추어 걸었다.
“무슨 영화야···?”
“로마의 휴일.”
“그게 뭔데?”
“보면 알아-.”
사실 학창시절 들키지 않으려고 같이 영화를 보러갔다가 암흑 뿐 이었다고 말을 해버린 나 덕분에 들켜, 그 이후로 오지 않았던 영화관인데 얼마만인가, 스크린의 광고의 연예인들이 무슨 메이크업을 했든 관심도 없다. 어차피 그것이 예쁜 화장법 인지 모르니까. 혼자 시무룩하여 있자 팝콘을 내 입에 쥐어주며 말하는 윤정한과 함께 타이밍 좋게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 될 오프닝 화면이 세어나왔다.
‘손잡으니 좋더라’ 덕분에 두 시간을 거친 영화는 심란할 뿐 이었다. 허나, 잠시 내용에 집중할 땐 무슨 영화인가 싶을정도로 흑백에 어울릴 만한 자연스러운 영화에 다시 빠져든다 싶을 때 다시 끔 손잡으니 좋다는 말이 깊게 떠올랐고 멍하니 있자 주위의 불이 켜지며 영화의 끝을 알렸다.
“영화 어땠어, 난 좋았는데-.”
덕분에 환장이었어. 라고 말해주고 싶네,
“으응. 나도 좋았어····.”
“푸흐, 다행이네.”
왜 평소에 날 보는 눈빛과는 다른 느낌이던가, 난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걸었고 그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의 내용이라도 다시듣고 싶은데 물어보지도 못하겠잖아. 그렇게 말 없이 걷다보니, 어두워진 하늘에 달을 잠시 응시하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우곤 아차 싶어 다시 표정을 돌렸다. 그때 약간의 찬바람에 몸이 잠시 떨림을 느끼고 바래다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윤정한을 쳐다봤을 땐 여유롭듯 날 보며 이렇게 말했다. 근데 넌 왜 이리 여유럽던지.
“순수한 사랑 이야기이자, 흑백영화.”
“어···?”
“우리가 본 영화, 흑백영화야.”
내용은 순수한 사랑이고.”
“이렇게라도 공감해주고 싶어서,
내가 아무것도 해준게 없잖아.”
“····.”
“순수한 사랑이 말이야.”
“응···?”
“우리도 가능할거 같은데.”
처음은 몰랐다, 내 인생에 있어 사랑은 없을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 추운 날에 입김을 불며 패딩주머니 속에 핫팩을 꺼내들어 내 손에 쥐어주며 그렇게 말하는 너에 뭐라 대꾸를 못하고 있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너.
“같이 영화본거면 사귀는거 아니었나.”
내 스물이 순결이 그렇게 끝이 나, 나를 이해해주며 전 보단 한결 편해져 이젠 서로 호칭 이란게 생겨난 여자친구, 남자친구. 우리도 그 흑백영화처럼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중인, 스물하나. 1년이 끝이 났다. 시간도 참 빠르지, 이젠 윤정한이 우리 집을 들낙한지도 적응이 되었고 신경을 못썼던 화장품에 색상을 다 적어준 그의 세심함에 감동을 느끼며 맘편히 화장을 마쳤다. 근데 변태냐, 구지 입술을 콕 집으며 예쁘다고 칭찬하는 이 놈.
그래도 요즘은 내가 사물을 볼 때 궁금해 하는 표정을 지을 때면, 자연스레 색상을 말해주는 윤정한에 그게 무슨 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색깔 이름이 예쁘네 자기만족을 느끼며, 이게 무슨 색인지 안다는 날 뿌듯해하며 얻어가는 느낌에 고마움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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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수업이 끝나고 잠시 날 위해 코코아를 사러 간 윤정한이 평소와 다르게 보고싶어, 카페로 향하기 위한 신호등에서 항상 주위의 사람들의 걸음에 따라 건넜었는데 오늘 따라 아무도 안보여, 잠시 멈칫했다. 차를 살피면 되겠지. 난 잠시 멈춘 차량을 초록불임으로 자각하고 건너려는 때 저 멀리서 날 부르는 목소리에 살피자, 다시 뒤로 가라
며 뛰어오는 윤정한이다. 아, 뭐가 잘못됐구나, 뒤로 가려던 순간 내 앞을 빠르게 지나는 차. 빨간 불이었구나,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몰라하며 온 몸이 경직 되었고 빵빵 경적소리와 함께 내 팔에 촉감이 닿았다. 그리곤 언제 왔는지 내 코 앞에서 얼굴을 바라보며 숨이 찬 상태로 말하는 윤정한.
“하····. 하여간 떨어져 있으면 안되겠어,”
눈물이 괜히 머금어졌다. 나는 왜 이리 착각 속에 빠져살고 누군가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건지. 그런 날 보며 가자며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었을 텐데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나만 주시하며 초록불이 바뀔 타이밍에 건너, 내 손에 코코아 두 잔을 두 손에 쥐어주며 자신의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며 미안하다는 나를 다그치며 오히려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윤정한 이다.
그 날 저녁, 잠시 큰일 날 뻔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추운공기 속 내 손은 윤정한의 주머니 속으로 같은 온기를 느끼며 걷는 도중, 팡팡-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바라보니 번쩍거리는 것만 인식하게 되는 것 들이 나타났다 없어짐을 반복했다.
“요즘은 어두운 폭죽도 나오나보네,”
“···폭죽은 밝댔어, 아주 예쁘댔어.”
폭죽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불꽃의 색깔임을 책으로 배웠다, 괜히 나를 생각하며 어두운 폭죽이라는 말에 말이 안되지. 나의 말에 입술을 재차 매만지곤 날 쳐다보는 윤정한. 또 무슨 말을 하려고, 그의 어두운 모습이 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하늘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빨,주,노,초,파,남,보“
“우리가 보는 세상은 말이야.
너무 알록달록해서 욕심이 생겨.”
“욕심····?”
“하나가 예쁘면, 더 추가하고 싶고
그러다보니 과한욕심이 어지럽게 만드는거지.”
“나 자신의 마음만 예쁜색을 띄우며 꽃을 피웠으면 좋겠어,”
난 남자친구의 사랑의 감정대신 위로의 감정도 함께 느끼며, 하루하루가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 감정을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왜이리 어려운걸까 라는 생각이 든게 무색할 정도로 나에게 좋은 말을 아끼지 않는 윤정한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늘은 꼭 고맙다고 해야지,
“그리고 너도 그 꽃이니까, 네가 보는 이 세계가 암흑이라도.
마음은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색을 띄우고 있으니까, 남들과 같아 너도.”
“고마워····.”
'가끔은 누군가에게, 정말 먼저 다가와주는 사람에게 한번쯤은 믿음을 가지고 진심을 표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중 하나이다. 내 기분을 같이 느껴주려 노력 해 주며 미안해 할 줄 아는 사람,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할 감정이 들 정도로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
“항상 고마워, 윤정한.”
오늘의 밤의 폭죽에게도 감사하다, 이런 대화를 나누게 해주어서. 또한 우리가 만난 미술에게 감사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그토록 원치 않았던 나의 삶을 바꾸어준. 그렇게 모든걸 감사하며 이 남자와 살아간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을 자각하며 이젠 나도 밝은 세상에 어둠을 더 이상 표 하지 않으려한다. 정한은 내 손을 두 손으로 감쌌고 이내 무언가 중요한 할 말이 있는 듯 입술 밖으로 혀를 한번 빼었다가 넣었다.
“너 예뻐, 충분히 빛나고 있어.
그래서 말인데····.”
잠시 말을 하려듯 싶더니 고민하며 다시 입을 열다 말다를 반복하는 윤정한의 모습에 얘 왜이래.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그의 입에선 내가 상상조차도 못했던 말들. 마치 나의 불행한 삶을 수고했다며 한번에 씻어주는 듯한 그러한 말들과 함께 폭죽의 정다운 소리들이 퍼져 들려왔다.
“응?”
“나랑 같이 살자.”
“윤정한····.”
“색을 구분 못하는게 뭐가 다른건가,
너도 다른사람이랑 똑같듯이, 사랑받을 자격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랑 결혼하자, 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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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보이는 세상들이 무슨 컬러로 탄생한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 과연
그것이 부끄러운 것 일까.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배부른 소리라고 하면 마땅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창피 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정작 잘 살아가는 인간 들 조차도 서로 보는 색은 정말 다르다. 그 것으로 우리는 알아야한다. 곤충들이 꽃을 바라보는 환상적인 색상과 인간들이 바라보는 컬러 또한 다르듯이 우리들은 어쩌면 모두 다른 세계관을 갖추며 살아가고 있더라는 것을. 모르면 배우면 되는 것. 또 알아 가면 되는 것이지 넌 다른 사람과 다르다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음 해.
이 세상 모든이에게 받치며 말하고 싶다. 당신이 어떻든 사랑마저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마치 그 암흑 같았던 세상이 크나큰 아름다운 폭죽이 터진 듯이 밝고 예쁜 빛을 뽐내며 날 밝히고 있다는 걸 잊지말고, 그리고 그 날의 폭죽은 내 마음으로 상상해보는 예쁘다 생각하는 그 색이 정답일 것 이다. 무엇이 되었든 얼마든지 찬란하고 영롱한 것들을 떠올린다면 그것으로 눈에 담겨져 보일테니.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기 나름 이라고.
최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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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073-9186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