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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0 04:50

한 도시전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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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최근이었지만 과거에 한 소문이 있었다. 지금 와서 보면 전형적인 괴담 이였지만 특이한 점은 내 또래 친구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일부분, 아니 거의 다 믿었다는 것이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목격한 사람도 내가 아는 사람과 날 포함해서 두 자리 수가 되어가기 때문이다.


소문은 우리 마을에 장난기 많은 유령이 있었는데 우리가 밤에 자고 일어나면 책상이나 서랍 그러니깐 물건들을 정렬해놓은 곳이 있다면 항상 어질러져 있는 것이다. 정리를 하지 않아도 물건들의 위치가 뒤바뀌기도 한다. 내가 이러했고 몇몇 친구들도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그 유령은 도둑이 아니었다. 사라진 물건들은 대체로 없기 때문이다. 아니면 우리 본인들이 잃어버렸거나. 어질러져 있어도 어떻게든 찾다보면 결국 나오긴 한다.


물론 이런 현상들은 우리 일상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반박 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정리를 하지 않는 나머지 자기가 둔 물건들의 위치를 잊어버렸을 때도 있다. 정말 흔한 일인데 왜 이 이야기가 도시전설 수준으로 이야기가 변했을까?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소문의 진실은 단순히 물건이 어질러져 있는 것이 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시작은 확실치는 않지만 내 기준으로는 태준 이라는 친구였다. 태준은 볼 때마다 실수가 잦고 착각을 많이 하는 친구이다. 하지만 자기 물건만큼은 잘 챙기고 기억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물건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려서 서서히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확실히 내가 봤을 때 정말로 다른 건 몰라도 물건 챙길 때만큼은 철저하고 빈틈이 없었다. 간혹 나도 물건을 잃어버릴 때 태준이 챙겨주거나 찾아준 경우도 흔하게 있었다. 아무튼 그 친구가 어느 날 문득 나에게 무언가 말했다.


말한 내용은 요즘 갑자기 이상해졌다고 한 것이다. 난 무엇이냐고 물어보았고 태준은 분명 책상을 정리정돈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고 보니 물건이 어질러져 있는 것이었다. 필기도구는 물론 책들도 책장에서 떨어져 어질러져 있었다. 난데없었지만 도둑이겠니 생각하고 없어진 물건들을 하나하나 찾고 기억했지만 놀랍게도 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 단지 어질러져 있을 뿐 책이나 필기도구 등은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물론 나도 그런 적이 가끔 있었고 아마 다들 그랬을 것이기에 그냥 네가 착각한 거라고 둘러댔다. 완전히 습관화 되어있어도 가끔씩은 정리하는 걸 잊고 안할 때도 있으니깐. 하지만 태준은 계속 의심했다. 안 그래도 추운 겨울이라 창문은 잠겨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있을 때도 창문은 잠겨 있었으니 여기로 들어왔을 리는 없었다. 가족이 그랬을 리도 없었다. 태준은 외동이라 그런 장난을 칠 형제가 없다고 했다. 꼭 들어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태준은 구구절절 이야기 했다.


하지만 태준은 매일은 아니지만 2, 3일에 한 번씩 계속해서 어질러지는 일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아무리 가끔 착각할 수 있다고 해도 4번째가 되도록 말할 때 나는 질림 동시에 나 또한 의구심이 들었다. 그때 당시 생각해보니 나도 점점 내 물건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내가 책상 정리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내가 필요한 것은 찾아내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아졌다. 분명 책상 위에 두었던 지우개가 서랍안쪽에서 나오거나 책장에 있던 책의 순서들이 뒤죽박죽 섞여있었다거나 해서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나또한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 찾다보면 언젠가는 나왔다. 즉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태준이랑 완벽히 일치했다. 더욱 소름이 돋았던 것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니 십중팔구 겪었다고 했다.


태준이 나에게 그 이상한 일을 말하기 시작하고 나서 2주 정도 후에 슬슬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의 소문의 내용은 마을에 장난스런 유령이 매일 밤에 이집 저집을 찾아가 물건을 어질러 놓는다고 한다. 그것들이 정리되어있든 안되어있든 자기 마음대로 건드려 놓는다고 한다. 물론 이 유령을 잡거나 보기위해 밤을 세는 걸 시도한 친구도 있었다. 태준도 시도했었다. 그 와중엔 밤을 세다가 피곤해서 자거나 부모님이 강제로 자게 해서 실패한 친구들을 제외하면 어질러질 타이밍 즉 태준이 말했던 2, 3일에 한 번씩 일어나는 때가 왔는데도 책상 위나 서랍 상태가 자기가 만들어 놓았던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했으니 이 유령도 사람이 없을 때 어지르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증거로 밤샌 친구가 학교를 갔다 오면 아침에 일어난 상황과 같이 어질러져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여러 농담거리로 나왔던 유령의 장난이 며칠 몇 주, 아마 내 기억상 2개월은 지속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아무튼 그 긴 시간동안 유령의 장난이 멈추지 않고 지속하다보니 슬슬 짜증과 지겨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농담거리였다가 이젠 하소연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존재로 바뀐 것이었다. 난 종교를 믿지 않지만 다른 믿는 친구들은 거의 이 유령 위주의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고 나도 신을 믿는다면 그렇게 기도하고 싶었다. 심한 친구는 아예 무당을 불러내서 굿을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를 전부 비웃듯이 유령은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 책상을 어지럽혔다.


그래서 나도 참다참다 결국 발로 뛰어야 하겠다는 충동이 느껴지면서 태준을 비롯해 내 친구들인 운경, 주환, 영빈까지 끌어들여 우리 마을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꼬마 애들의 아지트로 주로 사용되는 버려진 건물은 물론이고 마을 뒷산도 올라가 등산로를 벗어나다 실수로 굴러 떨어져 다칠 정도로 무리하게 조사했다. 하지만 버려진 쓰레기만이 발견 되었고 단서가 될 만한 수확은 하나도 없었다. 이틀 동안이나 힘들게 시간을 들이고 친구들도 겨우 설득해 찾아 나선 것이 완전히 헛짓거리였다. 나는 지쳐 거의 분노한 상태에 가까워져서 결국 집에 오자마자 책상 위를 치워 정리하고 중앙에 메모지에 ‘건들지 마!’라고 붙여놓고 쓰러지듯 잠들었다.


난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을 기억하면 소름이 돋았다. 그 날 아침 나는 예상대로 물건이 어질러져 있는걸 보았는데 하나 특이한 점이 있었다. 내가 유령에게 경고하듯 썼었던 메모지에 붉은 글씨로 글이 쓰여 있었다. ‘싫은데’라고.


그때 나는 확신했다. 이건 누군가 장난친 것이 아니라 유령이 한 짓이라고. 내 본능과 이성 모두가 장난기 많은 유령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걸 다른 친구들이 믿지 않을까 염려하는 구석도 있었기에 같이 조사했던 친구들에게 이 일을 말하고 다들 각자 메모지를 책상위에 붙여보라고 했다. 그들은 설마 했지만 일단 그렇게 했었다.


다음 날 내 확신대로 어질러질 타이밍이 된 태준과 영빈은 답장을 받았다고 했고 그 다음 날 운경과 주환이까지도 답장을 받았다고 했다.

태준은 ‘그만해! 너 때문에 돌겠어!’라고 하고 유령의 답장은 ‘그런 반응이 재밌어’

운경은 ‘너 진짜 유령이야?’ 유령의 답장은 ‘그럴걸?’

주환은 ‘너 때문에 자꾸 혼나잖아!’ 유령의 답장은 ‘그 전에 정리하면 되지’

영빈은 ‘계속 할 건가요?’ 유령의 답장은 ‘물론’


유령이 답장한다는 소문도 엄청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고 책상이 어질러짐을 당한 아이들 모두 한두 마디씩 유령에게 메모지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했고 유령은 하나하나 메시지에 짧지만 답장을 해주었다. 울분이 쌓여서 욕을 섞어가며 유령에게 불만과 분노를 토로한 아이들도 많았지만 유령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우릴 약 올리는 말투의 대답으로 대응했다. 생각해보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어지르기도 바쁠 텐데 메시지까지 하나하나 대답해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갑자기 내가 이렇게 유령을 걱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중에 나올 이야기지만.


그런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는데 이런 유령의 장난은 우리 같은 학생들의 책상 같은 범위에서만 장난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우리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물건을 어디다가 두었는지, 잃어버렸는지, 우리보다 더욱 흔하게 일어나므로 우리가 이 유령의 소문에 난리 쳤을 때도 아무 말이 없었지만 소문이 오래 퍼지자 어른들도 자신도 그래왔다며 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부모님도 겪었다고 했다. 나는 부모님에게 내가 유령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것과 그 증거로 메모지를 보여드렸고 그때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들도 자기 전에 이런 소소한 이벤트에 참여했다고 했다.


비록 계속 어질러놓는 것에 대해 대부분은 유령을 싫어했지만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보았던 유령의 대답을 보는 것이 의외로 재밌었다. 짧게 대답하는 것이 주요 특징 중에 하나였는데 유령의 대답 중 일부는 우리들의 유행어로도 사용 되었다. 물론 거의 우릴 조롱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더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무튼 자주 이야기에 오르는 내용은 이러했다.


‘왜 계속 어질러 놓는 거야!’ ‘재밌으니깐’

‘너 어디 살아? 이름은 뭐야?’ ‘응 비밀’

‘(욕설)’ ‘나쁜 말은 안 되지’


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주고받았던 메시지와 떠도는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유령을 나름대로 추측하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야기에 흥미를 가짐과 동시에 유령이 어떤지 호기심이 생겨서 그랬을 것 같았다. 물론 계속 어지럽혀놓으니 짜증이 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저 짜증 속의 자그마한 호기심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분석해본 결과 어지럽히는 것 자체엔 큰 의미가 없었고 그저 유령의 짓궂은 취미이다. 왜 계속 어지럽히냐는 같은 질문을 날리면 항상 오는 대답은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솔직히 괴롭히는 장난을 가진 취미인 것부터가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그 다음은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말은 모두 비밀이라고 둘러대는 것이다. 사실 유령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승 즉 우리가 사는 세계에 사는 사람이 아니다. 저승사자 같은 죽음의 무언가가 데려가지 않아 이곳에 남아 계속 장난을 치는 것이다. 물론 저승의 사람이 너무 대놓고 여기서 장난을 치고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의사소통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지금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 사실상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 어쩌면 그 유령도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내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간 것이지만 이 유령은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건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말투나 대답들을 보다보니 여성의 장난스러운 말투가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다고 다들 말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도 유령을 지칭할 때 그녀라고도 하는 친구도 있었다.


아무튼 난 이렇게 노트에 하나하나 이 유령에 대해 정리해놓고 한번 유령이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자기 전에 그 노트를 펼쳐놓고 메모지에 ‘널 이렇게 생각해’ 라며 써놓았다. 어쩌면 내가 제일 그 유령과 소통했을 것 같다. 유령은 하나하나 다 본 듯했고 답장엔 ‘재밌는 친구네’라고 짧게 쓰여 있었다. 별거 아닌 거였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땐 왜 그랬나 싶었기도 했던 부분 중에 하나였다. 이런 유령에게 짓궂은 장난을 받는 와중에 마음이 간 것이었을까?


나는 그 후로부터 계속 유령과 소통해보려고 했다. 어쩌면 내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이 유령의 장난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미지의 존재와 소통하는 것도 오랜 추억거리로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째선지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실제로 이 유령의 성격도 무섭지 않고 비록 우리 물건들을 어질러놨지만 직접적으로 몸에 이상이 생길 정도의 해를 끼치진 않았으니 말이다. 이 유령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저 장난칠 생각만 하는 듯이.


근데 이 유령도 의외였던 것이 내 소통에 관심 있는 듯했다. 유령은 다른 친구들이나 어른들에겐 2, 3일에 한 번씩 장난을 치고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거와 달리 나에게는 거의 매일 와주었다. 물론 그만큼 물건들의 위치가 갈수록 엉망으로 갔기에 가끔씩 정리는 해줘야 했다. 부질없는 행동 이였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유령덕분에 오랫동안 묻혀두었던 정리하는 습관이 다시 생겨나 지금 꽤 도움을 주고 있었다. 웃기는 일이였지만 정말 그랬다. 아마 다른 친구들도 몇몇은 그렇지 않았을까 하기도 싶었다. 태준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주환도 결국 타의적 이였지만 정리하는 습관을 가졌다고 했다.


아무튼 주로 나는 유령에게 물어보았고 유령은 대답한 식의 대화였다. 하루에 1번씩 밖에 못해서 너무 궁금증이 많은 나에겐 이런 점이 조금 답답했었지만 그래도 하루마다 유령을 알아갔다. 하지만 너무 아는 것이 독이 되는 법이기에 지금 와서 후회하는 것 중에도 이것이 포함 됐다.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모르는 이 유령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보았다. 나는 이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말하진 않았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을 뿐더러 괜히 이런 이야기들을 남발하고 다니기엔 별로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태가 끝난 지 꽤 된 지금에야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이다.


내가 유령에게 주로 물어본 것은 유령이 되기 전인 전생의 이야기 위주였다. 보통은 전생에 한이 맺혀서 그 한이 풀려지지 않아 이승을 떠돈다고 하니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유령은 자세히는 아니었지만 간단하게 대답을 해주었고 내가 끈질기게 물어본 결과 어느 정도 정리가 될 정도로 알아냈다. 물론 앞서 말했듯 결코 정상적인 이야기는 아니었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유령이 거짓말을 한 것 같지는 않아서 나는 믿긴 믿었다.


이 유령이 살아있었을 적에 그러니깐 전생에서의 삶은 시작부터 살인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 시작의 기준은 어느 정도 성장하고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라고 했다. 그러니깐 어린 나이에 맨정신으로 살인을 저질렀던 셈이다. 물론 이 유령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시켜서 한 것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를 잃고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살인도구로써 자라왔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나나 싶었고 나는 처음엔 믿지 않고 그저 지어낸 이야기일 것 같다고 따졌다. 그에 대한 유령의 답변은 이러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딱히 별 수 없었던지라 나는 결국 넘어가고 그 다음을 물어 보았다. 하지만 별 의미 없이 이 유령의 삶은 살인으로 시작했고 계속 살인으로 이어졌다. 자신을 납치했던 사람이 시키는 대로 살인을 저질렀지만 운이 좋아서인지 어려서 수사망에서 쉽게 빠져 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하다 보니 유령 본인도 스스로 수사망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쉽게 터득 했다고 했다. 살인하는 방법과 동시에. 물론 이 모든 일은 우리가 사는 마을이 아니라 여기서 먼 어딘가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아무래도 중국 같은 타국에서 일어난 것이라 생각 한다. 그도 당연한 것이 그렇게 오래 살인을 저질렀으면 사망자 수도 많았을 텐데 여태껏 그런 내용을 뉴스나 신문에서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거기까지 이야기를 듣자 그때 나는 점점 이 유령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비록 유령이 된 이후로 사람을 해한 적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살인 전과가 가득하니깐 잘못 건드리면 안좋은 일을 크게 당할 것 같아서 그 이후로는 눈치 보면서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보냈다. 물론 유령은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았고 평소의 말투로 계속 답했다. 언제한번 용기를 내서 앞으로도 사람을 해할 것이냐고 물어 보았지만 다행히 답변은 이러했다. ‘걱정마’


오랫동안 메시지를 주고받아서인지 나는 이 유령이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진 않았지만 나는 유령의 말 한마디들을 거의 다 믿었다. 그래서 걱정마라는 답변을 받고난 후에 다시 눈치 볼 필요 없이 계속 물어 보았다. 유령의 전생의 마무리도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살인으로 시작해서 살인으로 끝난 삶이였다. 유령 본인도 자신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 자신을 납치하고 살인도구로써 키워왔던 누군가가 결국 배신을 해서 허무하고 잔혹하게 죽었다고 한다. 나는 역시 이 유령이 결국 한이 맺혀 이승을 떠돈다고 생각했지만 유령은 지금 와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젠 옛날 이승에서의 기억엔 관심이 없다고 했고 지금 누군가를 괴롭히고 놀리는 삶이 새로운 삶이라고 했다. 조금 기괴하긴 했다.


이정도 까지 메시지를 주고받자 나는 이 유령의 과거를 정리함과 동시에 사후 세계에 궁금증이 생겼다. 이 유령도 결국은 죽고 난 후였으니깐 죽음을 경험했을 것이고 비록 내 눈에 보이진 않지만 유령의 눈을 통한 이승의 모습과 혹시 보았을 저승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사후세계를 경험하고 분석했던 사람들과 자료들이 있었지만 모두 죽지 않은 사람들의 분석 이였으니 정말 그렇지는 확실치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엔 이미 죽음을 경험했던 자가 있고 나와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어쩌면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유령의 과거 이야기는 여기까지하고 사후세계에 대한 질문 위주로 했다. 유령은 역시 짧지만 대답은 해주었다.


처음 질문은 죽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사람이 죽을 때 어떻게 죽든 간에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은 확실히 맞는 말 이였다. 나는 기대하는 심정으로 유령의 대답을 기다렸다.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예상은 했지만 혹시 몰랐기 때문이다. 다음 날 유령은 대답해 주었다. ‘허무했어’


나도 솔직히 이 대답을 보고 허무했다. 물론 감정으로써는 그렇게 느꼈겠지만 나는 좀 더 확실하고 와 닿는 대답을 원했다. 물론 허무함을 느꼈으리라고는 이해는 했다. 여태껏 죽지 않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며 살아왔는데 그 대가가 죽음이었기 때문이니깐. 하지만 나는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죽음까지 이를 때까지 어떤 생각이 들고 느꼈는지 생생한 표현을 원했다. 유령에게 이렇게 말하자 간단히 답이 왔다. ‘정말인데 한순간 이였어’


어질러져 있는 책상을 정리하면서 나는 이 대답을 계속 보면서 생각했다. 아무래도 해석하는데 정말 오래 걸린 대답중 하나였을 것이다. 고통을 느낄새 없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죽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기대한 것과 달리 별로 크게 수확한 건 없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원래 죽음이란 게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내 착각과는 달랐을지도 몰랐다. 물론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나 죽을병에 걸렸을 때나 고통스럽긴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죽는 다는 것과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 대하여 각자 감정도 느끼긴 느꼈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별로 특별한 것 없이 눈을 감는다. 어쩌면 그게 죽음일 수도 있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봐도 죽음이란 단어를 정의하긴 힘들 것 같다. 앞으로도 말이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죽음에 관련된 질문은 이게 다인 것 같았고 다른 질문을 했다. 나는 솔직히 사후 세계를 믿는 편은 아니었다. 믿는 것보다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유령은 죽고 나서 저승이든 어디론가 가야하긴 하지만 그렇지 않고 이승에 남아 떠돌아 사람들을 괴롭힌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나는 이것저것 물어 보았다.


처음은 혹시 이 유령처럼 다른 유령도 사람들을 괴롭히려고 이승을 떠돌아다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대답은 애매했다. ‘자기네들 마음대로지’ 너무 확실치 않은 대답이었다. 그러는 유령도 있고 그렇지 않은 유령도 있었다는 의미였다. 한마디로 제각각. 이래저래 불만족스러운 대답이었다.


다음은 만일 이렇게 이승 사람들을 괴롭혀도 되는 것인지였다. 비록 몸이 약해지거나 손상이 갈만큼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생활에 불편함을 끼친 것은 사실이었다. 전화위복인지 덕분에 정리하는 습관을 가졌다고 했지만 그래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령의 대답은 이러했다. ‘죽이는건 아니니깐’ 이 대답도 이해하기가 좀 걸렸다. 죽지 않기만 하면 상관없다는 것일까? 아니면 죽음에 이를 정도 해를 끼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일까? 기준이 애매했다. 나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를 바랬지만 유령의 대답은 별로 시원치 않았다. ‘목숨에 지장은 없어’ 결국 이 말만 보면 맞는 말이긴 맞는 말이긴 하다. 너무 허무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렇게 유령과 소통하며 지내는 것에 대해 물어 보았다. 만일 이 모든 사태가 유령이 한 짓이 아니라면 무슨 수로든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난 지금도 생각한다. 이 모든 짓을 사람이 하는 건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남의 집에 침투해 책상을 어지르는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일일이 메시지 하나에 대답해 주는 것도 몇 주 몇 개월씩이나 한 것은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 그래서 내 호기심을 자극해 이렇게 오랫동안 소통을 하는 것인데 물론 예로부터 죽은 영혼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주로 자연물이나 빙의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 알려져 있는 방식인데 지금 하고 있는 이 소통은 채팅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하루에 한 문장 한 문장씩 대화 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이건 어떻게 봐도 간접적이라고 볼 수 없었다. 나는 명백히 유령과 채팅하는 셈이었다. 나는 혹시 이러다가 저주에 완전히 걸리는 것이 아닐까하고 작게 걱정하긴 했다. 물론 이 장난기 많은 유령이 끔찍한 저주를 걸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미지의 존재에게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내 최종적인 질문은 이거였다. ‘이렇게 그쪽과 오랫동안 글을 주고받았는데 이후 내 신변에 지장은 없을까?’였다. 유령의 대답. ‘아니’ 즉 이렇게 소통해도 나에겐 아무 피해나 저주 같은 것이 없는 셈이다. 물론 그만큼 책상이 어질러질 것이고 그만큼 나는 정리를 해야만 하는 것 외에는 그렇게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나는 안도하면서도 정말인지 의심을 조금 했지만 정말로 문제가 없었기에 금방 누그러졌다.


솔직히 별로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사후 세계 대답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이 유령도 그렇게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어쩌면 내가 아는 것과 달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이란 것도 그렇게 특별하지 않고 사후 세계도 딱히 별거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도 그렇게 딱 정해져 있지도 않을뿐더러 유령으로써의 삶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사람에게 영향이 갈수도 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내가 죽고 나서 이런 유령이 될지 아니면 그냥 조용히 떠나게 될지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아무래도 조용히 떠나는 길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렇게 오래 소통을 하고나서 마지막이 될 때엔 나는 이 소통의 최종목표인 더 이상 어지럽히지 않는 것을 실행했다. 이 유령에겐 별로 한이 맺혀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심심해서, 재밌어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었으므로 나는 내 의사와 친구들의 의사를 확실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고 결심했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써내려갔다. ‘이제 어지럽히는 것도 멈출 때가 되지 않았어? 이제 전부 짜증만 가득해!’ 나는 대답을 기다렸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날따라 답장도 없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내가 정리했던 그 상태 그대로였다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놀랐다. 그리고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삶을 살면서 요소가 하나 빠진 느낌이었다. 나는 좋아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도 몰랐다.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유령은 다음 날에도 찾아오지 않았다. 여전히 내 의사가 담긴 메모지엔 답장이 없었고 책상도 여전히 깔끔했다. 나는 이 유령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유령인데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나는 무언가 아쉬움을 느꼈을 거라 생각했다. 삶의 특별한 경험이었는데 어느 순간 중단되니 재미를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나 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 보았다. 태준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았는데 마침 그 유령이 더 이상 어지럽히지 않는다고 좋아하면서 나에게 말할 참이었다고 했다. 물론 어지럽힐 타이밍에 오지 않은 것일 뿐이지 언제 올지 또 모른다면서 한편으론 걱정했다. 운경이나 주환이나 영빈에게도 어제 오늘은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거의 침묵했다.


내가 마지막 메모지를 전달한지 일주일 되는 날. 다시 마을엔 평화가 찾아왔다. 누구 하나 어지럽혀졌다고 짜증내지 않았으며 그저 자신의 생활에 돌아왔다. 태준도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고 나에게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그 유령이 그만한 것이다. 분명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으니 좋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그러진 않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유령에게 전하는 메모지에다가 추가로 적었다. ‘진짜 간거야?’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이별을 맞이했다. ‘응’ 딱 1글자뿐이었다. 더 이상 책상이 어지럽혀질 일도 없었고 만약에 어지럽혀진다고 해도 본인들이 스스로 정리를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었다. 나는 매일 일어나서 어지럽혀진 책상을 정리하고 학교를 갔다 오며 유령이 전한 메시지를 해석하고 정리했고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하다가 자기 전에 메시지를 붙이고 자는 생활이었다. 1달 넘게 그렇게 지속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있었다. 별거 없는 하루하루의 삶에 특별한 경험이었다. 미지의 존재의 장난과 소통. 언제 그런 일이 또 일어날까? 나는 알 수 없었다. 아마 일어나지 않는 쪽이 더 확률이 높겠지만 확률일 뿐 확신을 할 수 없었다.


나는 유령이 떠나고 2주후 그러니깐 이 글을 쓰면서 친구들에게 그간 유령과 주고받았던 내용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친구들도 내 이야길 흥미롭게 들었고 유령의 잔인했던 전생 이야기는 이들에게도 당연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어쩌다보니 그들끼리 사후 세계에 관해 난데없는 토론과 토의를 하기도 했다. 선생님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그리고 그 유령의 진짜 정체, 물론 내가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부분을 이야기 했고 다시 토론과 토의로 이어졌다. 물론 결과는 나오지 않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대부분은 더 이상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유령이 사라진 거에 대해 정말 좋아했다. 물론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 말고도 유령과의 대화를 재밌게 하고 있었던 아이들도 있어서 어느 순간 사라지니 조금은 아쉽다는 얘기도 아주 간간히 들려오긴 했다. 나는 그 아이들에겐 내 메시지를 이야기 하진 않았다. 내 친구들에게만 비밀로 하고 알려줬다. 솔직히 말해서 가장 아쉬움을 느낀 사람은 나일 것이다. 가장 유령과 소통하고 알아냈는데 내가 그 메시지를 괜히 썼다는 후회도 들기도 했다. 그냥 나한테만 와달라고 했었어야 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는 이기적으로 보일 것 같아서 금방 생각을 지웠다. 비록 유령은 모두에게서 떠났지만 나는 그 유령이 아직도 나나 내 친구들이나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란 생각은 한다. 인기척이나 시선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마을의 소문이 인터넷으로 퍼져서 하나의 도시전설이자 괴담으로 퍼졌고 여러 가공을 거쳐서 내가 아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져버린 이상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의외로 내가 아는 것과 거의 일치할 정도로 소름이 돋는 글도 있었다. 그리고 뜬금없이 책상 정리를 잘 하자라는 교훈을 억지로 담아낸 것도 있었다.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나는 그 글들을 보면서 굳이 글을 달지는 않았다. 나는 이 괴담이자 도시전설이 그냥 이렇게 가공되어 퍼져나가게 가는 것이 좋았고 완벽하진 않지만 진실은 내가 손수 가지고 싶었다. 물론 이 글을 남김으로써 이것도 퍼져 나가겠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조성진 (wtjdwlsw@naver.com / 010-8795-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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