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창 밖
여기는 수성구청 건너의 버스정류장이다. 나는 내가 탈 버스의 남은 시간을 보고 정류장 밖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 옆의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어 사람들이 건너온다. 몇몇 사람들은 이 정류장으로 오고 있다.
그 중 어느 할아버지가 눈에 띄였다.
'엇! 어떡해.....'
그 분은 내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이셨다.
몇년의 시간이 지났으나 얼굴은 그대로셨다. 지금은 정년퇴임 하셨다고 들었다.
나는 깜짝 놀랐으나 마음을 진정시키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어머, 선생님! 이런데서 뵙네요. 저 새남고등학교를 졸업한 오 주혜예요."
"어이구, 주혜 아니냐. 그래 오래간만이구나."
그러고 졸업 후에 서로의 안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 잘 지냈느냐? 난 학교를 퇴직하고 집에서 티비나 보면서 지내고 있단다. 허허"
"호호 그러셨군요. 전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그리고 바로 며칠전에 대학을 졸업했답니다."
선생님이 내게 몇번 버스를 타냐고 물어왔지만 난 선생님과 함께 있고 싶어 대답을 회피하고 되물었다.
선생님은 117번 버스를 탄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117번을 탄다고 말씀드렸다.
그러고 기다리던 버스가 오고 우리는 버스를 탔다.
버스에는 오른쪽 2인승 좌석 하나가 딱 비어있었다. 그래서 난 선생님께 좌석에 앉으시게 하였다.
그리고 난 1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있었다. 도저히 선생님 옆에 앉기엔 망설여졌다.
그러던 중 버스가 급커버길로 흔들려 나도 휘청거렸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옆의 빈자를 가리키며 내게 "이리 오너라"하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대답없이 고개를 숙이며 그 옆자리에 앉았다.
문득 선생님 쪽을 바라보니 선생님은 나를 향해 미소짓고 계셨다.
나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 순간 선생님의 전화벨이 울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나는 바깥 풍경을 보며 선생님과 함께했던 고교생활을 회상했다.
선생님과 처음 만난 7년 전, 고등학교의 위치를 몰라 헤매고있었을때,
"새남고등학교 신입생인가? 내가 그 학교 교사란다. 같이 가자꾸나."
그게 첫만남. 그리고 반이 정해지고 교실로 이동하니 그 때 봤던 선생님이 들어오신 것이었다.
"주혜야?"
아 잠이 들었었나 보다. 이번 역을 보니 최소 10분은 잔 것 같다.
그러고 밖을 보자 하늘이 꽤 어두워지려 하고 있다. 풍경은 산이 많이 보인다.
'벌써 시간이 많이 늦은 건가?'
그런 걱정을 품고 시계를 보자 아직 오후 3시조차 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난 선생님께 여쭈었다.
"선생님, 아직 3시도 안 됐는데 왜 벌써 저렇게 어둡죠?"
"아~ 이 근처는 원래 해가 빨리 진단다."
'그런가? 그러고보니 이쪽은 처음이네. 여긴 어디지?'
아무래도 너무 많이 온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상 선생님을 바래다 드리고 돌아와야겠다.
그렇게 버스는 어둠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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