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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12:46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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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일이다.

일본어 교과서가 어떻게 해서 없어졌는지, 새 교과서를 구하러 가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어딘가에 분명 있을 그 교과서가 왜 사라졌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저녁 노을이 길가를 붉게 물들인다. 내 얼굴도 지금쯤 붉은 빛일 것이다. 아담한 책방 골목 사이로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온다. 기다림과 만남을 상징하는 그 음악이 들려온다.

알프스의 우편마차. 그 음이 나를 손짓하고 있다. 피할 수 없도록. 이제 내 손을 잡고 그 음악이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계세요?”

음악이 있는 책방에 사람이 보이지 않아 마치 음악 자체가 이곳의 주인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

저쪽에서 어렴풋이 고개를 드는 사람이 있다. 올려 묶은 머릿결을 따라 노을이 머금어지는 것이 보였다.

.. 교과서를 구하러 왔는데요.”

책방은 아담했다.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두었고 그 나머지는 모두 책으로 차 있었다. 옛 주인의 손때가 묻은 채 이곳에 머무르게 된, 헌 책들이 이곳에 가득 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온 책들은 놀랍게도 한가지의 향을 풍겼다. 고소한 율무향같다. 카운터 앞에는 하얀색 테이블보로 덮여있는 테이블이 있었다. 걸상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문득 노을빛에 그 모든 것이 잠들어 있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귓가에 들리던 곡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이어졌다. 트로이메라이, 눈이 감긴다. 알 수 없다. 눈이 감기고 만다.

무슨 교과서요?”

놀랐다. 눈을 뜨는 순간 조금 전의 노을빛은 간 데 없이 사라지고 형광등 아래로 낯선 여자가 나에게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다.

? ..일본어 교과서요.”

잠시만요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그새 밤이 되었나보다. 걸상에 앉아서 불빛들에 의지해 어둠을 면한 창가의 정경을 바라본다. 그 불빛들처럼 나에게 궁금증이 속속 생겨난다.

소녀..그래. 소녀가 맞을 것이다. 한참을 생각하다 소녀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마도 아르바이트생인가보다.

책방이 마음에 든다. 소녀. 마음속에 이렇게 써둔다.

다음 곡이 이어진다. 제목은 잘 알 수 없지만 바하의 곡 같다. 또 한 번 눈을 감는다.

알프스의 우편마차. 트로이메라이. 그리고 바하의 곡. 이 세곡 이 반복된다. 그 속에서 나는 무언가를 묻고 또 대답한다. 꽤나 긴 시간이 흐른다. ‘알프스의 우편마차만남 부분의 음에 즈음해서 저기 소녀가 카운터로 온다.

이 책 맞죠?”

.”

값을 치르고 걸음을 출입문 쪽으로 옮겻다. 불빛들에 비가 내리는 것이 보인다. 멈칫하는 동안 빗소리가 문틈 사이로 스며든다. 소녀는 책방 속에 나를 가만히 놓아두고 먼저 나가서는 책방위로 드리워진 차양 밖으로 손을 뻗어 비를 모아본다.

우산 들고 오셨어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소녀는 지체하지 않고 카운터로 달려가 촉촉한 두 손으로 우산 두 개를 들고 와서 나에게 보이며 말한다.

, 고르세요.”

망설이는 나의 움직임에 힘이라도 실어 주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인다.

다음에 오실 때 가지고 오면 되잖아요.”

노란 우산과 검은 우산 중에서 검은 것을 골랐다. 나는 열적게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요.”

우산을 쓰고 걸어 나가는 책방 골목길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소녀의 책방을 바라보고 싶어 뒤꼭지가 간질간질하였다.

버스 밖으로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가을비는 얼마 남지 않은 가로수 잎마저 떨구어 놓는다. 오늘 일을 생각하다가 알프스의 우편마차가 생각났다. 그것은 나를 소녀의 책방으로 안내한 음악이다. 저녁 노을로 붉게 물든 알프스 마을을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오는 우편마차, 마을 사람들에게 우편마차는 유일한 즐거움이다.

어머니께서도 그런 내용의 음악을 좋아하셨다. 가게를 지키시는 아버지를 두고 어머니와 단 둘이 나들이를 갈 때면 언제나 어머니께서는 차안에 이 노래를 틀어 놓으셨다.

알프스의 우편마차처럼 좋은 일이 찾아 올 것 같아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단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알프스의 우편마차는 더욱 더 간절하게만 연상될 뿐 그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오늘 나는 어딘가 있을 나만의 우편마차를 찾아갔던 것이다. 나에게 알프스의 우편마차는 어머니의 흔적이다. 뒤에 흘러나오는 두 음악에 눈을 감은 것은 바보 같게도 어머니의 흔적을 찾고 싶어서였다. 내 기억 속에서는 언제나 알프스의 우편마차만이 흘렀다. 어머니께서 들으셨던 음악들 중에 나는 알프스의 우편마차밖에는 기억하지 못했다.

가을비는 오래가지 못했다. 가을은 여느 계절보다 크다. 높은 하늘, 거기에 오늘같이 비오고 난 뒤의 청량함이 더해지면 더 크게만 느껴진다. 가을 하늘 속을 걷는 나는 사람사이의 거리를 더욱 아득한 것으로 느낀다.

주말이면 저녁 무렵에 가는 곳이 있다. 혼자 먹는 저녁밥이 싫어서 분식점에 들리는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선 채로 음식들을 먹는다.

오늘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 떡볶이 하나를 집어다가 먹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비 맞은 몰골로 나를 바라본다. 비쩍 마른 몸에 자존심이 배어 있는 것만 같았다. 측은한 마음에 음식을 던져주었다. 배가 고팠을 텐데도 게걸스레 덤벼들지 않는다. 그 후로도 몇 개를 더 던져 주고는 가까이 가 보았다. 그 모습이 어쩐지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을 쓰다듬어 주었다. 강아지는 이내 일어서더니 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8시가 되어간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약속한 적은 없었지만 어느새 약속이 되어버린 일을 지키러 간다. 빠르지만 힘이 없는 나의 발걸음소리 하나하나에 맞추어 작고 연약한 소리가 덧입혀진다. ‘초작초작빗길을 달리는 짐승의 모습이 느껴진다. 아까 그 강아지였다.

집 앞에서 힘없이 걸음을 멈추고는 고개 숙여 벨을 누른다. 발랄한 벨소리가 들려온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집 내 집뿐이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안다.

강아지가 몇 번이나 울려대는 벨소리에 궁금한 듯 고개를 비스듬히 저어 보인다. 차가운 열쇠를 쥐어 문을 연다.

어두워진 집안을 걸어 불을 켠다. 강아지는 어느새 거실 가운데에 점잖게 앉아 있었다. 그러다 전화벨 소리에 화들짝 놀라 귀를 쫑긋 세운다.

여보세요?”

나는 목소리를 듣지 않고도 알았다. 어머니라는 것을, 토요일 8시면 어김없이 벨이 울린다.

잘 지냈니?”

, 엄마.”

밥은?”

먹었어요.”

별다른 일은 없구?”

.. 저 지금 좀 바빠요. 이만 끊어요.”

끊어버렸다. 일주일에 한 번 밖에는 들을 수 없는 목소리를 마주하고도 그렇게 끊어버렸다. 어머니 목소리를 더 듣고 싶어도 끊어야 한다. 나는 어머니께 그리운 존재여야하니까. 혹 귀찮은 존재가 되면 안되니까.

강아지를 깨끗이 씻기고 털을 말렸다. 잠시동안만이라도 다른 일에 생각을 둘 수 있어서인지 나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하얀 털에 가끔씩 연 나뭇빛 털들이 모여있었다.

혼자가 아니어서인지 시간이 참 빨랐다. 예전의 여느 토요일들 보다 훨씬...

잠자리에 들기전에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다. 어머니께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할 수있다는건 참 기쁜 일이라고 늘 말씀하셨다. 내가 어렸을 때 몸이 좋지 못해 늘 걱정하시곤 하셨던, 내 자는 머리맡에서 기도하셨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내가 지금도 어딘가 아프다면 어머니께서는 지금쯤 기도하고 계시리라.

하루동안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모든 것들에 숨겨두었을 간절함을 가지고 기도한다.

주님. 다시 보기를 소원합니다. 그 행복한 미소로 마주하기를 소원합니다. 더 이상 그리움이 무디어지기 전에, 아버지처럼 현실에 완전히 적응되어버려서 그리움은 한낮 사치에 불과하다는 그런 가혹한 말이 제 입에서 나오기전에, 두 분 이해하시며 사는 모습 보기를 소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서재 한 켠에 난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참 좋다. 연 초록빛 향기도 나를 여유롭게 한다. 햇살 마주하고 놓인 안락의자에 기대어 흔들흔들 하다보면 그 모든 사색들이 나의 것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오늘 하루는 그냥 이렇게 보내어도 좋을 듯하다.

서은아. 그 개 어디서난 거니?”

24시간 영업을 하시고 돌아오신 아버지께서 나에게 건네는 첫 말씀이시다.

개가 아니고 강아지에요.”

아무튼..”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아빠한테만 귀찮게 하지 않으면 되잖아요/”

아버지의 입에서 무언가 할 말이 머금어지는 것 같았지만 나의 눈짓 때문인지 그 말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강아지가 궁금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온몸에 불어오는 바람을 느낀다. 강아지에게도 밖을 보여주고 싶었다. 번쩍 들어서 옆에 있는 테이블에 놓아주었다. 점잖게 앉아 주인을 따라하듯 앞을 응시한다. 강아지가 어제의 기억들을 이 곳으로 데려다 준다. 일본어 교과서가 생각났다. 방에 가서 책상 위에 놓인 교과서를 들고 왔다. 손때가 곱게 입혀진 모습이다. 나는 새 책의 깔끔함보다 헌책의 수더분함을 더 좋아한다. 하나 하나 넘겨지는 종이의 느낌이 편안한 것은 예전 주인의 손길이 종이를 단련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햇살에 반사되어 종이 위에 어떤 글자가 나타난다.

교과서의 지문은 아니다. 사람이 쓴 글자 같았다. 자세히 보려고 책을 가까이 하자 글자는 사라져 버렸다. 다시금 햇살 앞에다 책을 놓고 보았다. 윗 여백에 나타나는 글자가 있다.

안녕하세요?’

놀람이 나의 몸에서 느껴진다. 안락의자를 흔들어 본다.

하루에 한 면만큼 말을 겁니다.’

글자들은 연 베이지색 종이 위에 하얀색으로 숨어있었다. 눈부신 햇살에 물망울 아련히 머금은 작고 하얀 국화꽃송이들처럼..

월요일 아침이면 토요일 오후를 그리게 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토요일 오후 여덟시가 무척이나 그립다. 나는 항상 일어날 때 즈음 꿈을 꾼다.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기차소리가 끝없이 들린다. 그것은 오랜 습관과도 같다. 내 옆에 서 있는 시계는 나를 깨울 때 항상 기차소리를 낸다. 꿈에서 나던 소리가 눈을 뜨고도 사라지지않아 나는 늘 섬뜩하게 잠을 깨곤 한다.

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돌아오신 아버지께서는 아직 더 주무셔야 할 시간이다. 어둑어둑한 아침 속에서 나는 아침을 먹는다. 오직 어두움만이 나와 식사를 함께한다.

없던 것처럼 숨어있던 일본어 교과서 속 글씨처럼 이 어둠 속에도 그런 묘한 설렘이 있을까?

하루에 한 면씩 말을 거는 일본어 교과서가 몇 장 넘겨졌을 때 나는 책방 소녀에게 갈 생각을 했다. 비오는 날씨는 시든 꽃이 물을 생각나게 하는 것처럼 나에게 소녀의 우산을 생각나게 했다. 아니, 어쩌면 일본어 교과서가 내게 건네는 그 말이 나를 움직였는지도 모른다. 학교 시험이 끝난 날 오후 창가에서 일본어 교과서는 흐린 빛을 마주하고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그립다는 건 참 슬픈 일일 거에요. 그리워질 거란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슬픈데..’

나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래요,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참 슬프고 힘든 일이죠.’

오늘쯤 올 줄 알았어요.”

그럴 것이다. 오늘에야 비가 왔으니까. 여전히 그 음악들이다. 알프스의 우편마차, 트로이메라이, 그리고 바하의 곡이 흐른다. 내가 책방을 오기전의 어떤 시간 속에서 이 음악들을 틀어 놓았을 소녀는 머리에 하얀 모자를 썼다. 털실로 만든 모자였다.

드세요.”

입가에 미소를 띤 소녀가 내게 건네는 건 따뜻한 우유다. 그것은 마치 내가 오늘 올 줄 알았다는 말의 증거 같았다. 종이컵이 아니라 폭이 좁고 길쭉한 머그컵이다. 그리고 우유가루가 담겼을 법한 조그만 상자에는 두명 분의 우유가루만을 담을 수 잇는 크기였다.

겨울을 닮은 늦가을을 가로질러 온 나는 손으로 전해지는 컵의 따뜻함을 고맙게 느끼고 있다, 소중한 것을 쥐듯 두 손으로 컵을 모아 입으로 가져간다. 진하고 달콤하다.

나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녀의 우유는 나의 경직된 몸을 녹게 만들었다. 문득 오래된 물음 하나를 꺼낼 수 있었다.

왜 걸상이 하나에요?”

! 그거요. , 보통 혼자 오시는 손님은 자신이 찾는 책이 분명하거든요. 손님처럼요. , 이름이 뭐죠?”

? . 서은이요.”

! 그래요.”

왠일인지 말을 잇지 않는다. 무언가 생각하는 소녀의 모습이다.

“..그래서요?”

? 아 네, 그래서 혼자 오신 손님들은 찾고 있는 책을 제가 찾아드리기까지 다른 책을 고르는게 아니면 여기서 기다리기 때문에 걸상이 필요하죠. 그 외에 여럿이 함께 오는 분들은 차즌책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함게 책을 고르다보면 여기 앉을 시간은 없게 되는거죠.”

, 그렇군요.”

서로 마주하고 있으려니 쑥스러웠다. 책들이 참 잘 정돈되어있었다. 한권 한권의 책들이 모두 정성스레 읽고 난 주인이 뿌듯한 마음으로 진열해둔 듯 하다. 꺼내어 보기 아까웠지만 그 중에 손이 가는 책이 있다.

어린 왕자

그 즈음 반대편에서 소녀는 아사다 지로의 책을 꺼내 들었다.

모자가 참 예쁘네요. 뭔가 더 묻고 싶은게 있었는데 까먹었었나봐요. 그리고 참, 책 주셔서 고마워요. 어린왕자..잘 읽을게요.”

강아지 밥을 주고, 오는 길에 사왔던 과자를 입에 물며 보는 어린 왕자책에는 여우가 한창 길들여지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린왕자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다 조금씩 졸음이 찾아든다. 일본어 교과서 주인이 누군지 물어보지 못했다는걸 이제야 생각해냈다. 하지만 아쉬워 할 틈도 없이 졸음은 잠으로 변해 간다. 내 곁에 웅크리고 그 온기를 전하는 강아지의 도움이 크다.

일본어 교과서가 내게 건넸던 그 말이 생각난다. 많이 떨어진 내 성적 앞에서. 잊으려 해서, 그래서 정작 잊어져도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욱 강해지는 그리움. 그 그리움은 정말 어쩔 수 없나보다. 오늘도 일본어 교과서는 말을 건넨다. 언제부터인가 말을 건네는 일본어 교과서 주인이 소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인지 그렇게 그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은 힘이 드네요. 그렇지만 감사합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아직 나에게 주어진다는 것이..“

집에다 성적표를 두고 책방으로 향했다. 한 편으로는 떨어진 성적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것이 어쩌면 어떠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해 보았다.

늦가을이 변해버린 사람처럼 무심히 스친다. 버스 밖의 풍경이 화색을 띠고, 그와 동시에 가을의 청략함은 한 낮 여유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바람에 전해다 알려준다. 사람들의 마음도 이즈음에는 온기를 조금씩 잃는 것 같았다.

오셨네요.”

.”

소녀는 카운터 걸상에, 나는 맞은 편 걸상에 앉았다. 소녀는 내게 예전처럼 달콤한 우유를 건넸다. 문득 소녀가 건네는 우유처럼 하얀 소녀의 모자가 눈에 들어온다.

저기..”

?”

학교에서 제이 외국어 뭐 배우셨어요?”

저는 안배웠었는데요.”

...”

일본어 교과서가 건네 오던 그 모든 말들이 어딘가로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곳은 아마도 이 곳과는 너무 멀어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일거다. 눈을 감아보았다. 책방에서 나오는 그 '트로이메라이음이 나를 일본어 교과서가 건네 오던 그 말들이 빨려 들어간 곳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안내한다.

이 책.”

눈을 떴다. 조금 전 트로이메라이음이 인도하던 그 길의 모습이 산산히 부서져 파편들이 거울 조각들처럼 빛에 반사되었다. 파편들이 빛을 받아 새로이 만들어 낸 못브은 아사다 지로의 책이었다.

참 좋은 이야기들이에요.”

좋을 진 몰라도 오래 기억되기는 힘든 글이지요.”

나의 말투에서 잠투정하는 갓난아기의 칭얼거림이 느껴진다.

어째서죠?”

기적을 현실에서 기억하기란 무척이나 힘든 거니까요.”

은근한 비아냥거림마저 감돈다.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방 안에선 여전히 음악들이 다녔다. 바하의 곡이다. 미안한 마음에서인지 이 곡이 뭐냐고 묻고 싶어졌다. 눈을 마주치는데 소녀의 눈동자가 일그러져 있었다. 소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의 갑작스런 시선을 외면하지 못해 눈물고인 그 모습을 나에게 그대로 드러내었다.

이 책 드리고 싶었어요..”

소녀의 목소리가 젖어있다.

왜 그랬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속에 새겨놓았다 소녀의 모습은 촉촉한 눈물과 함께 한 모습이었다. 나의 말이 조금 퉁명스럽기는 하였어도 소녀로 하여금 눈물이 나오게 할 만큼 심한 말 같지는 않았다. 강아지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저 책에는 어떤 비밀이 있나보다. ‘아사다 지로의 책. 잔잔한 아름다움이 있는 글이다. 그렇지만 기적을 다루고 있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나는 기적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해왔다.

전날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놓았던 성적표가 오늘 아침 학교 갈 무렵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버지께서는 주무시고만 계신다. 불현 듯 어머니를 향한 그 어떤 노력도..설사 그것이 몸부림일지라도 무의미 할 것이라는 슬픈예감이 몸살감기처럼 나의 전신을 깊게 파고든다. 그 때 문득 식탁 위에 놓여진 종이쪽지를 보았다. 어머니의 주소다.

나는 강아지와 함께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거나 혹 택시를 탄다해도 눈총을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꼭 함께 가고 싶었다.

어머니의 집에는 불이 켜져있었다. 지금 뭘하고 계실까? 벨을 누르면 아마 이 음악이 흐를 것이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내 집 뿐이네...’

분명히 그럴꺼다. 함께 새집으로 이사 하던 날, 어머니께서는 기술자를 불러 이 음악이 나오도록 벨을 고치게 하셨다. 강아지는 내 옆에 앉아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이곳 저곳 둘러보다가 벨을 눌렀다. 그리곤 어머니의 집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뛰었다.

강아지야! 잘부탁해. 네가 나 대신 어머니께 말 좀 해줘. 내가 어떤지 말야.”

오늘은 아침부터 밖이 떠들썩하다. 무심코 바라본 내 앞의 풍경은 온통 하얗다. 차들의 엔진소리 대신 겨울방학의 즐거움에 젖어있는 아이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조용한 안개. 눈들이 그 사이사이를 내려 나에게 닿는다.

아슬아슬 차가 지나간 자국을 눈은 부지런히 내려 덮는다. 눈보라가 일고 꼬마아이들은 저마다의 집으로 우유향을 그리며 찾아갔다.

창 밖으로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다. 토요일 오전은 그렇게 내리고만 있다. 일본어 교과서는 더 이상 말이 없다. 눈이 발하는 빛에 의지해 그래도 일본어 교과서를 바라본다. 쓰여진 글자가 무척이나 곱다는 사실을 이제야 안다. 첫장의 설레임 옆에 찢어진 자국이 있었다. 눈동자 안으로 자국이 들어오는 때에 맞추어 책방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의 설레임이라면 책방소녀에게 말 한마디 건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눈길 위의 버스는 마차 같았다. 흔들림에 내 몸을 맡기고 책방소녀에게 나를 데려다 주기를 기다렸다. 나는 지금 종이 조각을 찾으려 아니 나만의 사색 속에서 아름답게 앉아있는 그녀의 마지막 흔적을 찾으려 이 버스에 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책방 소녀에게 차가웠던 한마디를 사과하러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오늘 하루 인적이 드물었나보다. 책방 골목에 내린 눈은 마치 날 위해 준비된 것 같았다.

문을 여는 소리는 나에게서 느껴지는 겸연쩍음에 비례해 어색하고 얌전하지 못하게 들렸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 애쓰는 나의 고개가 내 눈을 책방 소녀에게 안내한다. 눈앞의 소녀는 늘 볼 때마다 쓰고 있던 하얀 털모자를 쓰지 않고 있다. 긴 생머리를 가지런히 내려놓고 있다.

오셨네요.”

눈이 주는 설레임이라면 소녀에게 말 한 마디쯤 건네 볼 수 있을 거라던 나의 생각은 겨울에 핀 꽃이 뿜는 온기에 녹아버린 눈처럼 사라지는 듯 했다.

책 좀 보러왔어요.”

..”

..그리고 미안했어요.”

그러고는 한동안 말이 없다. 그 것은 아마도 내 말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이 또 다른 말로 소녀에게 아무런 말도 말아주세요.’ 하고 부탁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부탁은 들어질 것 같지 않다. 그녀의 눈빛이 무언가 말하고 싶어한다.

일본어 교과서...”

나는 얼른 그 눈빛을 외면하려 먼저 말을 건넸다. 혹 소녀가 괜찮다고 말을 해도 나는 힘겨울 것이다.

..”

앞부분에 찢어진 자국이 있어서요. 꼭 필요한 한 장인데 없네요.”

한번 찾아볼게요

소녀는 예전에 나에게 건네주었던 일본어 교과서가 있던 곳에서 다소곳한 책들의 배열을 하나하나 흐트러뜨리며 찢어진 한 장을 찾고 있다. 그렇게 부담스러운 시간이 꽤나 흘러버렸다.

없으면 놔두세요.”

죄송해요. 다음에 찾아드릴게요.”

있을 리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오늘 책방 소녀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하고 싶었던 것일까. 소녀가 말을 건넨다.

보여드릴 곳이 있어요.”

소녀는 좁은 통로를 따라 조그마한 문이 난 곳으로 향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불이 켜졌다. 맞은편 오른쪽 귀퉁이에는 여러상자들이 테이프로 봉해져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그리고 왼족 편에는 피아노가 놓여져 있었다. 그 모습 한편에서 소녀가 들어와 피아노 의자에 앉는다. 나는 그 모습을 마주하고 걸상에 앉았다.

책방소녀가 연주하는 곳은 귀에 익은 바하의 곡이다. 꼭 물어보고 싶었다.

곡명이 뭐죠?”

“G선상의 아리아에요.”

알 것 같았다. 바하가 세상을 떠난 지 백년 후에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곡..

소녀는 연주를 마치고 손을 모았다. 소녀의 시선은 벽에 걸린 십자가로 옮겨졌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숙인다. 눈이 감기어진다. 나도 눈을 감았다. 소녀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소원했다.

저 이만 가볼게요.”

잠깐만요, 같이가요.”

소녀는 책방의 모든 것들을 아주 천천히 둘러보았다. 처음 보는 것인 냥 고개를 갸웃 거려보기도 하고 책을 매만져 보기도했다.

셔터가 내려졌다.

눈 덮인 길을 걷는다. 버스정류장에 서서 소녀와 나는 앞을 응시했다. 소녀가 말을 건넸다. 건네기 전부터 알 수 있었다. 소녀의 숨소리가 떨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텍쥐베리는 사랑을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볼 때 생겨나는 거라고 했죠..”

소녀는 시린 손을 입가에 대고 가볍게 비비며 호호 불었다. 여전히 떨리는 숨소리..

같이 바라보길 원해요. 처음에 책방에 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눈감아 준 사람. 그 사람과 같은 곳을 바라보길 원한다고 기도했어요.”

나는 소녀가 바라보고 있는 그 곳을 바라보길 원했다. 하지만 소녀에게로 고개 돌려 그 시선을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소녀는 버스를 타고 저만치 멀어져 간다. 그 모습은 나로 하여금 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가시던 뒷모습을 생각하게 했다.

손이 무척 시리다. 아까 책방소녀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손을 입가에다 대고 가볍게 비비며 호호 불었다.

습관대로 벨을 눌렀다. 벨소리가 눈이 오고 난 대기에 울려퍼졌다.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내가 어머니와 떨어져 지낸다는 걸 알리는 소리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 중에 그 소리는 너무나 컸다. 그러다 불현 듯 소리가 그쳤다. 일순간 조용해졌다.

누구세요?”

어머니의 목소리다. 분명 어머니의 목소리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식탁에 앉아계셨다. 어머니께서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미소지으며 나를 바라보셨다.

서은이 왔니?”

, 다녀왔습니다.”

이 말이 꼭 하고 싶었다. 다녀왔다는.

갑자기 잠이 왔다. 차가운 몸은 집안의 온기에 의해 빠르게 녹아들었다.

꽃잎이 떨어진다. 바라보는 눈이 부시다. 햇살에 한참을 의지하면 언제나 잠이 온다.

나는 책방소녀가 나오는 긴 꿈을 꾸곤 했다. 꿈에서처럼 나는 소녀를 찾아나섰다.

햇살이 비치는 책방은 처음인 것 같다. 책방까지 오는 동안 나는 줄곧 소녀에게 미소짓는 나의 모습을 바랐다. 문을 열고 들어간 책방에는 소녀가 없었다. 낯선 할아버지께서 카운터에 앉아 큰 돋보기 안경너머에 책을 읽고 계셨다. 소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로 왔니?”

..저기..”

혹시 자네가 서은이라는 학생인가?”

..맞는데요.”

은혜를 찾아왔나보구만..”

은혜라면..책방소녀의 이름인가보다.

..”

나는 은혜 큰아버지네. 은혜가 이걸 전해 달라고 했어.”

할아버지의 손엔 하얀 봉투가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받고는

은혜는 어디간거죠?”

몸이 안 좋아서 외국에 치료받으러 갔네.”

몸이 많이 안좋은가요?”

책방 안이 조용해졌다.

몸이 많이 약해..흐음..도움받을 곳을 찾기는 했지만 몸이 약한데다가 늦은 감이 없지않아서.. 은혜말대로 기적이 정말로 가까이 있는 거라면 좋겠네..”

기적. 기적..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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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모르는 이에게..

누군지 모르는 이에게..’? 좀 이상한가요? 그러면 이렇게 고칠게요.

알 듯한 누군가에게..

교과서가 필요하겠죠? 전 그런 특별한 손님의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나는 그 손님의 모든 것을 상상 속에서 알죠. 그 특별한 손님은 내 마음속에서 길을 걷고 또 때로는 생각하고.. 아무튼 내 안에서 모든걸 하니까요. 나는 늘 그런 손님을 바라보고 있답니다.

아빠가 오늘 또 일본어를 가르쳐 줬어요. 아빠는 일본어 선생님이세요. 조금은 힘이 드는가봐요. 아직은 일본은 우리에게 멀기만 한 나라니까.. 그래서 오늘 내가 바이올린을 켜 드렸죠. 아빠는 내가 이담에 크면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될거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아빠의 희망은 참..날 부담스럽게 하네요. 나는 오늘도 아빠의 교과서에 몇 가지 이야기를 적습니다. 이야기라기보다 나한테 묻는 물음 같은거죠. 그리고 사실 이 교과서 주인이 될 손님에게 묻고 싶은 말들이기도 하구요.

좋아하는 하는 곡 있어요? 나는 샤프너 곡이랑 슈만 곡. 그리고 바하의 곡을 좋아해요. 좀 흔한 것 같지만 저는 G선상의 아리아를 좋아해요. 세상에! 이렇게 좋은 곡이 바하가 떠나고 백년 뒤에나 알려지다니..

아무튼 우리 잘 지내요. 억지로라도 웃기로 해요. 알겠죠?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마음이 참 고운 사람일거 같아요.

 

어머니께서 목욕을 시켜주셨다. 따뜻한 물에서 김이 피어오른다. 비누 향이 은은히 퍼진다.

어린애도 아니구 무슨 목욕을 엄마에게 시켜달라 그러니?”

“...”

머리 위로 따뜻한 물이 부어지나보다. 눈자위가 따뜻해졌다.

서은아, 무슨 일 있는거니?”

엄마.. 듣고 싶은 곡이 있는데..”

어머니께서는 한곡, 한곡, CD를 바꿔가며 곡을 들려주셨다.

찢어진 한 장 속에는 그렇게 소녀의 편지가 하얀 글씨로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하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알프스의 우편마차(샤프너)는 제가 일본어 교과서로 말을 걸 때마다 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트로이메라이(슈만)는 제가 보고 싶을 때, 만나고 싶을 때, 같이 차 한잔 하고 싶어질 때 들어주시면 정말 좋겠네요..

G선상의 아리아(바하)는 모든 것이 아련해 지려 할 때, 잊혀지려 할 때 들어주세요.

하얀 글자들 노란 봉투 안에는 교과서의 찢어진 한 장과 함께 자그마한 편지가 들어 있었다.

쑥스러워서 찢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소녀는 쑥스러워서 찢은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 말을 하면 술래가 되는 술래잡기 놀이를 나는 참 어려워했다. 늦어버렸지만 지금은 그 놀이를 잘 할 수있을 것 같다.

트로이메라이 중 소녀가 들려주던 부분은 의 분위기가 형상화 된 부분이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차 마시는 일을 소녀는 꿈이라 생각했나보다.

1년이 지났다. 지난 겨울날 나는 나만의 일본어 교과서를 만들었다. 3 선배들이 두고 간 책들 속에서 깨끗한 일본어 책을 한권 골라 그곳에 나의 말들을 적어 나갔다. 책방에 들렸더니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동시에 책방도 많이 변해 있었다. 하지만 하나의 걸상이 테이블과 함께 있음은 변함이 없었다. 나는 소녀가 교과서를 꺼내어 주던 그 곳에 내 일본어 교과서를 몰래 꽂아 두고 왔다.

사실 어쩌면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혹 그 사실을 눈치채지는 않았었나요.’

기차레일 옆 벤치에 앉아 눈처럼 날리는 민들레 씨앗들을 바라본다 자신이 꽃피울 곳을 찾아 그렇게들 분주하게 바람을 탄다.

나도 이제 떠나야 한다. 아버지를 이곳에 남겨두고 떠나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먼저 가 계신다. 여기서 기차로 몇 시간 걸리는 곳이라 한다. 기차를 기다리는 내 귀에는 소녀를 그리며 보낸 지난 겨울 들었던 그 음악이 머무른다. 소녀가 좋아했던, 그리고 지금 내가 사랑하고 있는 그 음악들..

  • profile
    은유시인 2015.12.21 00:26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하는 글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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