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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0 23:35

급강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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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강하 비행


“그놈 참 공무원처럼 생겼다.”

평소보다 한참이나 걸려 공들여 면도를 한 성희는 말끔해진 얼굴을 쓰다듬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만족했다.

“공무원, 밥 먹어라.”

성희를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도 여느 때와는 다른 묘한 흥분이 깃들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공무원으로서의 첫 출근에 대한 기대로 잠을 설치는 바람에 해도 뜨기 전에 일찌감치 자리에서 일어난 성희는 느긋하게 어머니가 차려 준 아침상을 받았다. 마침 약수터를 다녀오던 그의 아버지도 성희가 아침을 먹는 것을 보고 어머니에게 밥 한 그릇을 더 부탁하더니 성희의 앞에 겸상으로 앉았다.

부모님과 환담을 하며 즐겁게 아침을 먹은 성희는 며칠 전에 맞춰놓은 새 감색 슈트를 차려입었다. 슈트에서는 은연중에 공무원의 위엄이 서리서리 피어올랐다. 성희는 슈트와 색깔을 맞춘 차분한 밝은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별 장식이 없는 공무원을 닮은 심심한 검은 색 구두를 신으려고 앞발을 구두에 집어넣고 구두주걱으로 발뒤꿈치를 받쳐 남은 발을 마저 구두 속으로 집어넣으려고 했다.

“뚝!”

성희가 너무 힘을 쓴 탓인지, 첫 출근이라서 나름 긴장을 해서인지 구두주걱은 맥없이 부러져 주걱부분은 날아가 바닥에 뒹굴고 자루는 성희의 손에 생뚱맞게 남아있었다. 잠시 구두주걱의 자루를 쳐다보던 성희는 오늘은 좋은 날이다 보니 자신이 힘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만 여기고 크게 개의치 않고 집을 나섰다. 성희의 부모는 부득불 대문 앞까지 그를 따라 나와 그가 길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한참동안이나 손을 흔들어 주었다.

성희는 올해 초에 대학교를 졸업했다. 요즘 같은 청년 취업 대란의 시대에는 대학교 졸업이 곧 실업이란 법칙이 일반화되고 있었지만 그에게만은 그와 같은 법칙은 통하지 않았다.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는 말처럼 ‘졸업=실업’ 법칙은 그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버스를 타러가는 길은 단풍나무 길이었다. 이날까지 이 길을 얼마나 많이 지나다녔는지 모를 정도였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성희는 이 나무에 매달린 단풍잎을 보았던 것이다. 그의 가슴팍에 빨간 단풍잎 하나가 떨어졌다. 성희는 바로 그것을 떼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시대의 공식까지 이겨낸 신의 색깔인 새파란 하늘이 자기에게 보내준 명예로운 훈장이라고 여기고 그 잎사귀가 알아서 떨어질 때까지 일부러 털어버리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 신임 공무원 주 성희입니다.”

성희의 우렁찬 목소리에 청사가 마치 무너질 듯 했다. 발령 받은 지자체 청사를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던 신임 공무원 주 성희는 단연 오늘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씨름선수를 연상케 할 엄청난 덩치하며, 지축을 뒤흔드는 듯한 목소리까지, 성희는 어디에서나 쉽게 눈에 띠었다.

청사를 한 바퀴 돌며 신임 인사를 마치고 해당 부서로 돌아올 즈음 그는 이미 지자체 청사의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지나가던 선배 공무원들은 그의 팔을 만져보거나 등을 두드리며 그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으려 했다. 신임 공무원 주 성희의 하루 일과는 인사로 저물고 있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학과 성적도 꽤나 우수했던 그가 유수의 대기업을 마다하고 구태여 따로 공부를 해가며 시험에 합격하여 공무원이 된 것은 소위 ‘칼퇴’라고 하는 정시퇴근과 그에 따르는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상도 없는 의자에 앉아 선배들의 눈치만 보다가 가끔 선배임이 분명한 공무원들이 친근함의 표시로 신변잡기적인 몸무게를 그에게 물어보면, 사실 그것은 그의 유일무이한 콤플렉스이긴 했지만, 씩씩한 답변으로 얼마라고 대답하며 물어본 이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너털웃음을 웃으며 다녀가길 몇 번이나 반복한 끝에 퇴근 시간인 저녁 여섯 시가 되자 성희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는 성희의 첫 출근 기념으로 이미 시집 간 누이까지 함께 모여 갈빗집에서 가족들끼리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성희는 퇴근 인사를 하러 과장 앞으로 갔다. 성희가 과장에게 채 인사말을 꺼내기도 전에 과장은 성희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다가 키 차이 때문에 실패하고, 대신 성희의 팔을 끌게 된 어정쩡한 폼으로,

“신입이 들어왔으니 오늘은 회식입니다.”

라고 선포하고, 다른 부서원들은 일제히 가식적인 환호성을 질러 올리는데, 성희만은 오늘의 선약이 생각나서 마음 놓고 좋아하지도 못한 채로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미안해요. 첫 날부터 회식할 줄 미처 몰랐어요.”

“아니다. 재미있게 놀다가 일찍 와.”

성희는 쓰린 속을 달래며 어머니에게 약속 취소의 전화를 했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와도 자신의 편만을 들 영원한 아들 바보인 어머니에게 사회인으로서의 첫날부터 식언을 하고 섭섭하게 해 드렸다는 것이 성희는 오로지 아들의 마음으로 가슴이 쓰라렸다.

자유로운 여가시간의 활용이 공무원의 미덕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성희에게 난 데 없는 이 회식은 장래에 다가올 불길한 징후처럼 여겨졌다. 성희가 생각한 장래는 향후 한 십 몇 년은 지난 후였지 운명의 순간이 그리도 빨리 그를 보고 싶어 하는 줄은 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 하고 있었다.

회식을 하는 고깃집에 같은 부서원들의 사이에 끼어 자리를 잡고 앉은 성희는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술이라고는 처음 입에 대 본 그는 선배들이 너나없이 따라주는 술을 무턱대고 마시다가 결국 병원 응급실에서 깨어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그는 술을 입에 일절 대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가 단지 술이 약하단 것 이외에도 운동을 좋아해서 몸만들기가 취미였던 것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넓은 어깨는 바로 그의 자부심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과장이 성희를 옆으로 부르더니 축하한다며 술을 한 잔 따라주었다. 성희는 그 독배를 받고도 그저 멀뚱멀뚱 과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어색한 시간이 지나고, 보다 못한 계장이 옆에서 참견을 했다.

“아니, 주 성희씨 그냥 술잔을 받아만 놓으면 어떻게 해. 빨리 마시고 한 잔 따라 올려야지.”

“전, 술을 못합니다만.”

계장은 성희의 깍짓동만한 몸을 어이없이 바라보다가 농담도 잘한다며 성희의 등을 때리며 빨리 술을 마시라고 다시 한 번 재촉했다. 성희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 숙명의 오리엔테이션 이후로 두 번 다시는 자신이 살면서 술을 입에 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별안간 이런 술자리에 참석을 하게 된 성희는 자신의 평소 성격대로 뚝심을 부리며,

‘내가 안 먹겠다는 데 어쩌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자리에서 밤을 새워도 좋다는 각오로 마음을 도스리고 있었다.

회식의 주인공인 성희가 과장이 따라주는 잔을 거절하고 묵묵부답으로 자리보전만 하고 있자 자연히 술자리의 분위기는 문상객 없는 초상집처럼 썰렁해지고, 과장은 마치 며칠이 걸리더라도 성희가 술을 마실 때까지 그를 쳐다보고 있겠다고 결심이라도 한듯 시선을 그에게 못 박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부서의 장과 신임 직원이 불현듯 기싸움을 시작하자 오랜만에 남의 살을 보고 신이 나서 자신의 입에 욱여넣기 바쁘던 직원들도 하나둘 젓가락을 놓고 일동 묵념이라도 하듯이 조용히 동작들을 멈추고 나니 회식자리는 돌연 기도회 같은 엄숙한 분위기로 변해버리고,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달아오른 불판도 어찌 할 수 없는 지경으로 차갑게 식어가고만 있었다.

과장과 계장의 마주보는 눈빛의 가운데 위치한 성희는 사약이라도 받은 듯이 죽상을 하고 몸을 움찔거리고만 있어, 직원들의 애처로움을 꽤나 자아내긴 했지만 곧이어 그의 울산바위만한 등판을 보고는 곧 그가 불쌍할 것은 없다는 쪽으로 생각을 고치는 사람들이 속출하여 성희는 아무래도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그 술을 먹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매트릭스의 알약 같은 건가?’

공무원이 아니라 어느 사회건 통과의례가 있다는 것은 모르는 바는 아니나, 술 한 잔으로 이 사회에 흡수 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것이 한 인간의 신념과 연결되어 버리면 더 이상 저렴하다고 할 수만은 없었다. 자신의 신념 때문에 총을 잡지 않아 영창으로 가는 신앙을 가진 이들도 있다는데 성희는 이 소주잔을 마시지 않고 자신의 금주 신념을 지키는 대신 입사하자마자 퇴사하는 것도 불사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도 단 몇 달 공부로 단숨에 합격했다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성희의 판단을 점점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다음에는 그냥 고시를 보든지 해야지.’

성희는 이미 대문을 나서며 학원을 향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자신의 뒤에서는 어머니가 성희의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들, 열심히 해야 해. 요즘 노는 애들이 쌔고 넘치는데 우리 아들은 떡하니 공무원도 되고. 내가 요즘 너 보는 낙으로 산다.

불붙은 듯한 붉은 빛깔을 뽐내며 타오르는 단풍잎이 무색할 만큼 넘치는 애정으로 성희의 어깨를 두드리던 모친의 손에서 성희는 오히려 부담감을 느꼈다. 학생 때와는 다른 사회인의 무게감을 느낀 성희는 마침내 술잔을 들었다. 그 큰 손에 비해 더욱 작아 보이는 소주잔을 들고 성희는 자신의 입으로 그 술을 단번에 털어 넣었다. 성희는 드디어 공무원 세계로 들어섰다. 성희는 과장의 성의고 신입사원의 패기 따위가 아니라 취업난의 시대에 저당 잡힌 자신의 취향을 저주하며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

그는 눈을 힘주어 감았다가 떠 보았다. 저번의 경험과 같이 또 타임머신을 탄 듯이 다른 장소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여전히 회식을 하던 고깃집에 그대로 있었고, 계장은 술 잘 먹는다며 성희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을 하다가 몸체가 큰 것이 두드리는 맛이 있었는지 거기에 재미를 붙여 계속 성희의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기도회는 끝나고 영화의 정지 화면처럼 멈춰있던 사람들은 비로소 술을 마시고 잡담을 하며 타는 고기를 서로의 입에 집어넣느라 바빴다. 성희는 꺼리던 술을 입에 한 번 대기 시작하자 거침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부지런히 따라주는 술을 쉴 새 없이 마셔댔다. 회식의 불꽃은 이제 화려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성희의 주변에 있던 직원들 몇이 성희의 덩치를 소재로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때리기에 딱 적당한 등판이라는 듯, 아무 거리낌 없이 그를 가볍게 툭툭 치고 지나가기는 했지만 성희는 직원들의 노골적인 회롱에 은근히 열이 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운동에 매달리기 시작한 이유와도 연관이 있는 것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덩치는 컸지만 실속은 없는 전형적인 속빈 강정이었는데, 만만한 서커스 코끼리 다루듯이 학교의 껌 좀 씹는 아이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받아왔었다.

어느 날 방과 후 집에 가던 골목에서 성희는 보았다. 자신을 늘 괴롭히던 같은 반의 불량배가 하늘을 나는 것을. 그를 집어던진 것은 학교 운동부라서 수업 시간에는 거의 볼 일이 없었던 같은 반의 학생이었다. 그 모습에 감명을 받은 성희는 그로부터 코칭을 받아 몸만들기에 열중했고, 얼마 후에는 상습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껌 씹는 아이들을 학교 소각장으로 불러내어 곤죽을 만들어 버림으로써 그를 주눅 들게 했던 학교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성희는 이제 다시는 자신을 우습게보며 건드리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내심 자신하고 있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공무원이라고 하는 진정한 어른들의 계급 사회에 들어오고 보니 자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육체적인 힘도 사회라는 시스템 앞에서는 한낱 철 지난 장식품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절망감에 더욱 게걸스러울 정도로 술을 탐하고 있었다.

성희는 원래 술을 즐기지 않아서 마시지 않으려고 했던 것인데 그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조금 빼는 듯 하던 그가 곧 호쾌하게 소주를 원샷을 하는 것을 보고는 그가 원래 술을 잘 마시는데 극적인 연출을 위하여 일부러 그런 겸양을 보였다 여기고 신임 공무원을 축하하기 위해 앞 다투어 술병을 들고 그의 앞을 분주하게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다들 기분 좋게 취해 고깃집을 나와서 으레 회식을 하면 노선이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인지 과장을 필두로 근처에 있는 단란주점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성희는 땅이 일어나서 자신에게 덤비는 것 같은 환각 속에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그곳으로 들어갔다. 비틀거리는 성희를 보며 계장은 아까 고깃집에서 부린 성희의 은근한 고집을 떠올리고는 그에게 주사는 없을까하는 우려를 잠깐 해보았지만 대머리 노총각인 그가 눈독을 들이고 있던 노처녀 직원이 마침 앞을 지나가자 그런 파행적인 고민은 그냥 그만두어 버리고 말았다.

과장은 남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니, 벌써 몇 곡 째 노래를 하는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계속해서 리사이틀을 펼치고 있었다. 어깨가 결릴 때까지 탬버린을 쳐대던 김 주사가 아픈 팔을 돌리며 옆을 쳐다보니 술이 오른 성희는 테이블에 코를 박고 자고 있었다.

“그만 좀 해, 시끄러워 죽겠네.”

이곳이 단란주점인 것은 생각도 못한 성희는 자고 싶은데 과장이 자꾸 떠들어대서 잠이 오지 않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그 노래의 주인공이 과장인 것은 모르고 일단 질러놓고 본 것이었다. 한창 절정부를 향해 달리던 노래의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하며 한껏 폼을 잡던 과장은 홀연히 날아온 성희의 막말에도 불구하고 노래 부르던 흥을 이어가려 했지만 그 고함의 주인공이 성희인 것을 알아채고는 아까 술자리에서 그와 있었던 일이 겹쳐서 떠올라 노래를 멈추고 당장이라도 그의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듯 말끔한 얼굴로 성희를 향해 마이크 쥔 손을 허리에 얹고 섰다.

“어린놈이 건방지게.”

“호놈 하셨어? 나이를 어디로 쳐드셨나, 초면에 반말이오, 반말이?”

과장은 성희의 막말에 어이가 없는지 숨만 씩씩 몰아쉬다가 마이크를 바닥에 패대기치는데, 화면에선 눈치도 없이 와우, 실력이 대단하다며, 가수해도 되겠다며 난리가 났는데, 이미 파장인 분위기에서 그 따위 소리는 모두의 귀에 더욱 가증스럽게만 들릴 뿐이었다.

“이 새끼, 너 나가. 싸가지 없는 놈.”

“끝까지 놈이네. 가지 말라고 해도 간다.”

성희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며 밤길 조심하라는 듯한 표정으로 을러주고 단란주점을 나왔다. 성희의 시선을 받은 사람들은 감히 그의 기세를 받아내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다 뒤통수를 벽에 찧고 말았다.

성희는 단란주점을 나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씩씩거리면서 걷다보니 진정이 되기는커녕 날씨가 적당해서 그런지 술만 더 올랐다. 성희는 공무원인 자신에게 감히 호놈한 과장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과장도 공무원이라는 것은 까맣게 잊은 채로 성희는 이 세상에서 오직 자신만이 공무원인 것처럼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권익위에 신고를 해야겠다 싶어 핸드폰을 꺼내니 배터리가 다 되어 있었다. 성희는 권익위에 전화를 걸기 위해서 핸드폰을 충전해야 했다. 성희는 핸드폰을 충전하기 위해 눈에 집히는 대로 근처에 있는 주점으로 들어갔다.

덩치 때문인지 술집에 들어선 성희는 당장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술집 사장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마침 체격이 왜소한 편인 사장은 성희가 술집에 들어올 때부터 반기기보다는 게걸음을 치며 그를 경원하고 있다가 그가 자신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꺼내는 것을 보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는 가게 밖으로 달아나 버렸다. 성희는 권익위에 전화를 하기 위해 핸드폰 충전을 하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주인이 달아난 가게 안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은 급기야 그를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는데, 성희는 주인도 없는 가게 안에서 핸드폰 충전잭을 찾느라고 멧돼지처럼 가게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다. 핸드폰 충전기를 못찾은 성희는 가게 기둥에 붙어있던 유선 전화를 발견하고서야 마침내 권익위에 전화를 걸 수 있었다. 권익위 전화번호를 몰랐던 그는 오래 신경 쓸 것도 없이 익숙한 범죄 신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인권 침해 신고 좀 하려고 하는데요.”

“여기는 그런 거 신고하는 데가 아닙니다.”

“그럼 신고하는 데로 좀 돌려주셔.”

“전환이 안 되니까 유관기관으로 전화하십시오.”

“뭐, 내가 전화번호를 알면 여기에 전화를 했겠어?”

“그럼 번호를 알려드릴 수는 있습니다만.”

“됐어. 내가 직접 그 놈 끌고 거기 갈 거야.”

성희는 수화기를 냅다 집어던졌다. 수화기가 기둥에 부딪히며 박살이 났다. 그의 실로 어마어마한 힘이 아닐 수 없었다. 그의 점점 난폭해지는 행동을 보고 주객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술집 안은 일촉즉발의 분위기로 치닫고 있었다.

주객들 중에는 애인을 바래다주러 왔다가 그냥 보내기 아쉬워 생맥주 딱 한 잔만 더 하자고 꼬드겨 그녀를 데리고 억지춘향으로 앞에다 앉혀놓고 술안주 삼아 맥주를 들고 있던 남자는 성희의 등장에서부터 자신만의 나름 로맨틱한 분위기를 흐린다 싶어 성희에게 눈을 모로 뜨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다리던 난폭한 행동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성희의 앞으로 썩 나서며 만난 지 석 달째지만 아직 자기가 어떤 남자라는 것을 그녀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던 그는 이번 기회야말로 천우신조라 여기며 성희에게 제법 씨알 굵은 소리로 한 마디 했다.

“여보, 형씨, 뭐하는 거야.”

성희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다들 자신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가 하고 보니 오늘은 다른 날도 아니고 바로 자신의 공무원으로서의 첫 출근날인 것인데, 그 기념할 만한 날에 그럴 듯한 기념식은 없고 먹기 싫은 술만 잔뜩 먹이고 보는 축에다가 또 한 축은 자기 부탁도 들어주지 않는데다가 또 한 편으로 결국에는 이런 쏘가리 같이 생긴 사내까지 나서서 자신에게 찍자를 붙기 시작하자 성희는 이성의 끈을 놓고야 말았다. 성희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쏘가리 남은 그가 자신의 위세에 눌려 도망가는 것이라고 여겨 억지춘향을 돌아보며 느끼한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기세 좋던 쏘가리 남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아진 것은 성희가 주점의 주방에 갔다 오고서였다. 주방에는 마침 주문이 들어온 모듬 소세지 구이를 하느라고 주방장이 칼을 들고 소세지에 칼집을 내고 있었는데, 불쑥 주방에 들어선 성희에게 그 주방장은 누구냐고 물어볼 틈도 없이 칼을 답싹 빼앗겨 버리고 어안이 벙벙해 있었는데, 곧 이어 가게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위협성을 듣더니 곧 정신을 차리고 소세지는 놓아둔 채로 홀로 나와 성희의 어깨를 잡았다.

지금은 일개 주점 주방에서 요리나 하고 있는 신세이지만 그도 한 때는 세상을 꿈꾸며 오만 데를 다 돌아다니며 힘깨나 쓴다는 놈들과 맞장을 뜨는 것을 취미로 하던 시절도 있었다. 성희의 어깨를 잡는 순간 100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듯한 전율을 느낀 그는 오랜만에 호적수를 만난 히말라야 산양처럼 눈동자가 네모로 변하고 있었다.

억지춘향의 애인을 얼음으로 만들어 놓은 성희가 애초에 그 칼로 무언가 사고를 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오늘은 다른 날도 아니고 오랫동안 기다려 온 그의 첫 출근 날인데, 성희 같이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예비군이 무슨 억하심정으로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망치려 했겠는가.

억지춘향의 남자가 낯빛이 새파랗게 변하고, 주방장까지 자신을 따라와 칼을 내놓으라고 하자 성희는 칼을 주방장에게 돌려줄 요량으로 몸을 돌리는데 주방장은 그의 생각과는 달리 쉽게 칼을 돌려만 받으려고 감히 그의 어깨를 잡은 것은 아니었다.

강릉에서 만난 불곰 이후로 그의 심장을 뛰게 하는 남자는 처음이었기에 주방장은 성희를 쉽게 보내지 아니할 생각이었다. 바야흐로 벌어질 명불허전의 결투를 방해한 것은 칼을 쥔 성희를 일개 강도로 오해한 주객들의 주제넘은 참견이었다.

칼을 든 성희 앞에 맨몸으로 선 주방장을 도와야겠다고 나선 것은 군대 선후임 사이인 남자 둘이었다. 그들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면서 좋은 추억을 쌓았고, 군대를 4개월 상관으로 제대하고서는 꼭 잊지 말고 연락하자는 사나이들 간의 약속도 무색하게 이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열심히 살아온 지 어언 10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퇴근길 전철에서 내리다가 선임이 후임의 발을 밟는 실수 아닌 인연으로 인해 플랫폼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견우와 직녀의 만남이 부럽지 않을 반가움으로 얼싸안고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지나가던 어린 아이가 자기 어머니의 손을 끌며,

“엄마, 저 아저씨들 사귀는 거야?”

하자, 어머니는 뭔가 오염물질이라도 피해가는 양 ‘지지’ 하며 아이의 손을 급하게 끄는 것을 보고는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서는 남자 둘이 감격적인 해후도 함부로 나눌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회포를 풀만한 장소를 급히 물색했다.

그들은 역시 한국인답게 횟집으로, 고깃집으로 들러서 이미 자정이 넘은 이 시간에도 집에 돌아갈 생각은 않고 서로의 쌓이고 쌓인 회포를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 가는 시간만이 아쉬웠던 그들은 오늘 또 이대로 헤어지고 나면 정말 서로 환갑 때나 다시 볼지 말지 하다는 것을 절감하며 도무지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다며, 애타는 심정으로 뭔가 오래 두고 아껴 먹을 수 있는 왕눈깔사탕 같은 추억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하늘이 무심치는 않아서 마침 주점에서 난동을 부리던 성희를 발견하고는 쾌재를 올리며, 그들 둘만의 오래 갈 추억을 위해 그를 제지하려고 나선 것이었다.

억지춘향의 남자와 다정한 군대 선, 후임과 주방장에게 둘러싸인 성희는 그 상황이 곤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직에서 당한 치욕을 이곳에서 씻어버리겠다는 일념으로 성희의 눈빛은 흥분에 가득 차 번들거리고 있었다.

“함께 하든, 하나씩 하든 빨리만 하자구. 밤은 짧으니까.”

“그거 혹시, 게타로보 20편에 나온 대사 아닌가?”

성희는 대답 대신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면서 그의 덕력에 찬사를 보내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자신의 친우를 이러한 상황에서 만나는 것도 모두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니 더 이상 그들과 대립각을 세울 맛을 잃고 풀이 죽어 그대로 가게를 나가려 하였다.

성희의 앞뒤로 주먹을 불끈 쥐고 섰던 치들도 여자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영심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그와 대결할 생각을 하기는 했었지만 가까이서 본 성희의 엄청난 체구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했기에,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집에 가스를 잠그고 나왔는지, 이곳에서 살아나간다면 꼭 억지춘향에게 청혼을 하겠다든지, 역시 주방장이 천직이지. 라며 각자의 셈속에 머릿속이 복잡해졌었는데, 갑자기 성희가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외면한 채 주점을 나가버리자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지나가는 미군을 보면서 옆에 섰던 한 이라크 병사처럼 ‘저거, 내가 무서워서 그러는 거야.’ 라는 얼토당토않은 허세만은 빼먹지 않으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성희는 주점을 나가다가 재킷의 안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려 했다. 핸드폰은 거기에 없었다. 그는 몸 여기저기를 연달아 뒤져 보았지만 핸드폰은 아무데서도 나오지 않았다. 성희는 가게에 들어오면서 핸드폰을 충전하려고 했던 것을 기억해 내고는 옆에 있던 종업원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못 보았느냐고 물어보았다.

그 종업원은 조금 전 네 사나이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기대하고 있다가 김이 빠져 버려, 마침 그 당사자인 성희가 와서 자신은 별 관심도 없는 그의 핸드폰의 행방을 자신에게 물어보자, 자다가 깬 아이가 심통을 부리듯이 모른다고 그에게 대답하고 보니 엉겁결에 너무 퉁명스럽게 대답해 버린 것을 깨닫고는 뒤늦게 성희의 눈치를 살피느라 괜히 바빴다.

“내놔!”

성희는 과장의 천대와 오늘에야 처음 겪은 차가운 사회의 냉기를 담아,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듯, 그를 향해 사자후를 토해냈다. 그런 다고 없어진 핸드폰이 다시 나타날 리는 없었지만 성희는 눈앞의 종업원이 마치 과장이라고 된다는 듯이 소리를, 소리를 질러댔다.

갑자기 발작하는 성희를 보고 아까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성희는 자신의 상대로 부족함은 없다는 듯이 그들의 면면을 둘러보았다. 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지만 이미 만취한 성희는 그저 이성의 끈을 놓은지 오래였고, 지금은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짐승에 가까웠기 때문에 닭이 날이 새면 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자 둘러본 것뿐이었다.

성희의 사자후에 얼이 빠져 있던 종업원은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고는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걸어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듯 오래 걸리지도 않고 가게에 도착했다. 이런 유흥가에는 상시 경찰이 순찰을 돌고 있었고, 그들의 소동은 경찰의 주목을 끌기에도 충분했던 것이다. 주객들과 경찰은 한참이나 성희와 씨름을 하고난 후에야 그를 경찰차에 태울 수 있었다. 떠나는 경찰차를 바라보는 주객들은 마치 사우나를 하고 나온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성희는 경찰차에 타고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제 집 안방에 돌아온 것처럼 더욱 기가 살아 날뛰었다.

“내가 누군지 알어, 어? 빨리 안 내려줘.”

취객들과 주폭으로 다년간 단련된 경관들은 신문에서 익숙한 삽화를 보듯 성희를 부엉이 뻐꾸기 눈썹 세듯이 그저 하는 대로 두고 본다는 식으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으악.”

오늘 하루 공무원으로서의 첫 출근이라는 자부심은 땅바닥에 내팽겨쳐진지 오래, 술을 먹은 기억도 오래였던 성희는 더러워서 공무원이 아니라 대통령을 시켜줘도 안 한다는 자포자기로 운전하던 경관의 멱살을 잡은 것이었다.

“야, 안 되겠어. 내려, 내려.”

운전하던 경관은 결국 성희를 파출소로 이송하는 것을 포기하고 길가에 차를 세웠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경관이 차 뒷문을 열자마자 성희는 우리 속에 있던 표범이 튀어나오듯 날쌔게도 뒷좌석에서 뛰쳐나왔다.

경찰차를 세운 곳은 마침 주유소였다. 어떤 영화의 마지막 결투의 장과 같이 널찍한 주유소 마당에 칠해진 녹색 페인트가 달빛에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성희는 불구대천의 원수들이나 된다는 듯이 경관들에 달려들었다. 들소 같은 그의 돌진을 맞받아칠 엄두를 못낸 그들은 투우사처럼 멋지게 성희를 피하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우아해지지만은 않아서, 아니, 멋있게 보이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우스워지는 것이 인지상정인지라, 피한다고 피했는데 한 경관의 다리는 이미 성희의 먹잇감이 되고 난 다음이었다.

먹이를 잡아먹는 야수처럼 성희는 그의 허벅지를 물고 늘어졌다. 성희의 입이 경관의 다리에서 나온 피로 서서히 석류처럼 물들어 갈 때, 죽을힘을 다해 성희의 이빨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던 경관은 결국 다리를 빼는데 성공하고 물린 다리를 살펴볼 틈도 없이 재빨리 허리춤에서 테이저건을 꺼내려고 했다.

경관이 총을 잡은 것과 동시에 성희의 주먹이 그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성희의 주먹은 인간의 주먹이라기보다는 폐차장 크레인에 달려있는 커다란 쇠공 같았다. 경관은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평소에 취미로 권투도장을 다녀 둔 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좌우로 몸을 흔들며 성희가 날리는 쇠공을 피하며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쇠공이 다시 한 번 그의 옆머리를 날리며 지나가는 순간 그는 틈을 발견하고 성희의 뒤통수를 향해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크로스카운터!”

성희의 운동에너지에 자신의 운동에너지가 제곱이 되어 성희의 뒤통수에 가 일층 강한 충격을 주었으므로 곧 성희는 쓰러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이성적인 인간으로서 전혀 그른 데가 없는 바른 생각이었다.

성희는 그런 정도의 공격으로 쓰러질 인간은 아니었다. 원래 육체적인 강인함에다가 이미 공무원 임용취소를 예감하고 오늘 죽어버리겠다는 정신적인 피살상태였으므로 이미 그는 인간이 아닌 셈이었다. 야수를 잡을 때는 인간과 상대할 때와는 다른 방법을 써야만 했다.

경찰은 그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강렬하게 몸에 흐르는 전류와 불꽃의 명멸 속에서 단 하루로 끝날 자신의 짧았던 공무원 생활을 반추해 볼 시간적 여유도 전혀 갖지 못한 채 성희의 의식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추락하는 비행기처럼 성희의 몸은 차가운 녹색의 주유소 마당에 동체착륙하고 있었다.  

  • profile
    korean 2017.02.27 22:09
    잘읽었습니다.
    열심히 정진하다 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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