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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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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군가 해머로 내 머리를 마냥 부숴버린 건가, 아니면 두개골을 뜯어내 그 안의 쭈글쭈글 한 것을 무참히 난도질 한 것 일까?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신을 영원히 미워하게 만드는, 산채로 가죽껍질을 벗기는 것과 같은 고통에 의해 두 눈이 떠졌다. 그러자 내 두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는 시신경, 신경원을 걸쳐 육체를 통제하는 사령부인 대뇌에 도착한다. 정보를 입수한 대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중에 정보를 분해 처리했다. 뇌는 이 곳 저 곳에 짱박아 두었던 기억들과 지식을 끄집어내어 정보를 이해하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셀 수 없을 정도의 기억들과 지식들이 눈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자신의 방법으로 풀어보려 했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듯 기억들은 하나, 둘 포기하고 도망가 버린다. 정보가 뇌에 접수된 뒤 인간계의 시간으로 약 2초 정도 지났을 때 쯤, 뇌는 매우 논리적이면서도 정확한 결론을 낸다.

 

여기가 어디지?’

 

내 눈을 통해 들어온 풍경은 낯 설면서 낯익었다. 매우 비좁은 방. 아니, 혼자서 살기에는 더 할 나위 없이 딱 맞는 크기였다. 도배를 전혀 안 한 듯, 천장과 맞닿는 벽 부근에는 만지면 오염되어 살이 문드러질 것 같은 더러운 모양의 까만 곰팡이가 색 바랜 누런 벽지를 자연스럽게 꾸며주고 있었다. 벽지를 따라 내려온 내 시선은 어느 사무실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책상을 응시했다. 그 책상위에는 시대에 뒤 떨어졌는지, 아날로그가 취향인지 모를 오래된 모니터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옆으로 다양한 필기구가 들어있는 직사각형 유리 글라스와 너저분한 종이 쪼가리들. 제대로 담뱃재에 털지 않았는지 너저분한 담배 부스러기가 너무 지저분해 청소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다 문득 어딘지도, 누구의 방인지도 모르는 이곳을 왜 유심히 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내가 처한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이상할 만큼 무거운 육체를 일으켜 세워야 했다. 그러나 팔,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 ? 묶여 있는 걸까? 아니다.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감각이 없다. 감각이 없다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낙천적인 사람이 더 좋다는 말을 듣고 낙천적인 척 연기를 해보지만 결국 사람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욕심이 첫째 이유고, 나약함이 둘째다. 난 가장최악의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해버렸다. 사지가 없어진 가능성을 말이다.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힘을 바짝 주었으나 끊임없는 머리의 고통 때문인지 밝다 못해 너무 뚜렷이 보이는 이 두 눈만 살아 있었다. 아니다. 지금 나는 생각이란 걸 하고 있다. 뇌도 살아 있고, 죽질 않는 걸 보니 호흡기관도 멀쩡해. 이런 말도 안 돼는 상황을 믿으라니, 결론은 이건 꿈일 수밖에 없었다. 난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유일한 부분인 눈을 감고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 듯 수천 번, 수백 번 되새겼다.

 

이건 꿈이야. 무조건 꿈이야. 말도 안 돼! 제발 꿈이라면 깨어나, 부탁이야!’

 

 

 

2

 

오늘의 하늘은 너무나도 맑은 청색이었다. 보기 만 해도 내 안의 모든 잡념과 잡생각이 사라지고, 그 공간에는 뼈 속까지 시원할 청량감이 들 것 같은 파란 하늘이었다. 거기에 햇빛마저 긴 추운 겨울 동안 대지의 생기를 가져간 동장군이 결국 물러나고, 숨어있던 새싹들이 정면으로 받는 따스함이 묻어났다. 너무 환상적이라 마치 현실 같지 않은 기분마저 들었었다.

 

여보! 멍하니 거기서 뭐하세요? 빨리 안 들어가면 사람들로 가득 차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요.”

 

아빠-! 아빠! 빨리-빨리요! 지금 빨리 들어가야 더 많이! 아주-아주-아주 많이 탈 수 있단 말 이예요!”

 

그렇다. 오늘 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반쪽 수진 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 혜빈이랑 놀이공원에 놀러 왔었다. 그동안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에 속박당한 내 시간들. 7살이 된 딸과 그동안 동물원 하나 데려가지 못한 이 못난 애비에게 이번에 받은 3일치 휴가는 약소했지만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들처럼 멋진 애비역할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었다. 학창시절에 간 이후로 처음인 놀이공원을 보니 너무나 몽환적이었다. 사방에서 즐거운 함성소리가 판타지 음악과 섞여 동심이라면 쥐꼬리만큼도 안 남아있을 법한 이 아저씨마저 여덟 살 아이가 된 것 같았다.

 

아빠! 나 이거, 이거 사줘요! 혜빈이 이거 사줘요!”

 

혜빈이 눈에 띈 그것은 솜사탕이었다. 분홍 빛깔과 푸른빛의 솜사탕은 한 없이 부드럽고 달콤해 보였다. 난 색깔별로 하나씩 사서는 분홍은 혜빈이, 파랑은 내가 가졌다.

 

어머, 여보. 이런 거 좋아했어요? 그거 알아요? 당신이랑 은근히 어울리는 거?”

 

아내의 말에 솜사탕을 들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었다.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 솜사탕을 들고 할짝할짝 대는 모습이라니. 거기다 냉철하기로 유명한 잘나가는 변호사가 이러고 있다니. 곧 나는 두입 정도 먹다 만 파랑을 혜빈이에게 주었다. 그러자 혜빈이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날아다녔다. 분홍 한 입. 파랑 한 입. 다시 분홍 한 입. 이번엔 섞어서 한 입. 풍선만 했던 솜사탕은 다 어디로 갔는지, 혜빈이의 조그마한 두 손은 어느새 나무젓가락만 움켜지고 있었다.

 

회전목마, 바이킹, 공포의 집 등 쉴 틈 없이 놀이기구에 몸을 실었다. 나는 시간이 없는 사람마냥 바쁘게 뛰어다녔었다. 오후 늦게 까지 혜빈이의 요구에 따라 여기 뛰고, 저리 뛰다보니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그래도 부족한 모양인 듯, 혜빈이는 애기 같은 미소로 다음 놀이기구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갔다. 지친 내 모습을 혜빈 엄마가 보자 이내 표정이 걱정으로 바뀌었다.

 

여보, 괜찮아요? 가뜩이나 어제까지만 해도 밤 까지 세셨는데, 이제 놀이동산은 이쯤에서 그만 두고 집에 가서 쉬어야하지 않겠어요?”

 

순간 지친 내 육체는 아내에 말에 혹했었다. 그러나 곧 혜빈이가 여태껏 느낀 있지만 없는 것 같은 아버지의 자리를, 품을 미약하게라도 채워줄 수 있다면 피곤쯤은 대수롭지 않았다. 내 마음을 읽은 듯 혜빈 엄마는 사랑스러운 미소를 띤 채로 날 걱정해주었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당신은 혜빈이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도, 혜빈이한테 당신은 누구보다도 중요하고 멋진 아빠에요. 그러니 너무 무리하진 마요.”

 

아내의 말은 내 귀로 들어와 뇌가 아닌,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상처를 주고받는 변호사 일에 익숙해진 탓에 얼대로 얼어버린 내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진심어린 혜빈엄마 말에 내 눈은 멋대로 눈물을 고이게 했다. 그래도 울기는 싫었다. 참아야 했다. 7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가족 피크닉이다. 여기서 내가 울면 혜빈이가 계속 웃을 수 있을까? 나는 고맙다는 말 대신 혜빈 엄마, 아니 수진이의 이마에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

 

행복한 시간은 왜 이리 빨리 흐르는 가. 다른 세상 같던 환상적인 날씨는 사라지고, 짙은 밤을 예쁘게 밝혀주는 보름달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아빠! 혜빈이 배고파! 배가 너-무 고파서 꼬르륵 하고 소리 내요.”

 

아이고, 공주님 큰일 났네? 뭐 드실래요, 우리 공주님?”

 

무얼 먹고 싶냐는 질문에 급진지한 표정을 짓고 고민에 빠진 혜빈이는 미간을 한껏 찌푸리고 팔짱끼며 본격적으로 고민하였다. 그런 혜빈이를 보며 혜빈엄마와 나는 속으로 실컷 웃었다.

 

! 생각났다. 햄버거요. 혜빈이는 햄버거가 먹고싶어요!”

 

그래- 우리 혜빈이 햄버거 먹으러 갈까? 여보, 햄버거 집으로 가요.”

 

심각한 고민 끝에 결정된 메뉴. 물론 인스턴트를 먹지 않는 나지만, 오늘 만큼은 같이 먹으며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다. 햄버거 집에 도착하여 나는 어린이 세트 한 개와 불고기 버거 세트 하나를 주문했다. 혜빈엄마는 밥 아니면 절대 입을 열지 않는 여자라 따로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여기 주문하신 어린이 세트 하나와 불고기 세트 하나 나왔습니다.”

 

원래 햄버거가 이렇게 컸었나. 아메리칸 스케일 햄버거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걸 먹기 위해선 입을 찢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건장한 성인 남자가 이런 생각이 드는 말도 안 돼는 버거를 보며 혜빈이는 어떻게 먹을까라는 걱정에 혜빈이를 보자 혜빈이는 내 걱정이 민망스러울 정도로 잘 먹고 있었다. 컴퓨터를 분해하듯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하여 분해하여 맛나게 먹고 있었다. 햄버거에 영혼이 팔린 듯 입가에 소스를 듬뿍 묻혀가며, 화려한 장식의 새하얀 원피스에 장식이라도 한 듯 피클 장식도 해가며 먹는 혜빈이를 혜빈엄마는 보다 못했는지 물티슈를 꺼내 닦아주었다. 그러자 혜빈이는 재밌기라도 한 듯 활짝 웃었다.

 

너무 맛있고 기분 완전 좋아요! 이건 마치 뭐라고 해야 하나면요..,”

 

자신의 기분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생각해보지만, 학교도 아직 안 들어간 7살 여자 아이에게는 그만한 어휘력이 부족했다라고 생각하던 찰나 혜빈이는 좋은 표현이 생각난 듯 두 눈을 반짝반짝 뜨며 크게 말했다.

 

엄마품같아요!”

 

엄마 품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표현에 혜빈엄마와 난 웃어버렸다. 그러나 곧 그 표현은 7살 아이가 표현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 식사를 마친 우리는 불꽃놀이 보기 가장 좋은 하늘 정원(놀이공원에서 제일 높이 있는 공원)에 갔다. 몇 분 지나서, 불꽃놀이는 바로 시작했다. 우주로 향해 날아갈 듯 빛나는 물체는 달 보다는 조금 낮은 곳에서 멈췄다. 그러곤 까만 밤하늘에 널찍이 수놓았다. 빨주노초파남보. 수많은 색깔들이 자신이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그리스 여신들처럼 예쁘고 화려하게 밤하늘에서 싸워댔다. 누가 가장 예쁜지 결정해야하는 파리스의 역할을 달이 하는 지, 달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일곱 빛깔들의 싸움을 넋 놓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힘든 결정 이였던지, 달은 검은 구름사이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버렸다.

 

아빠-! 우리 다음에도 또 여기 올 수 있어요?”

 

그럼-! 다음에 또 오자!”

 

그럼 약속해요, 아빠!”

 

그래, 공주님 약속!”

 

혜빈이의 작은 새끼손가락에 내 손가락을 엮고, 엄지를 찍었다. 그러자 혜빈이의 몸은 불타올랐고 곧 검은 재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혜빈아...? 혜빈아! 여보! 우리 혜빈이... 혜빈이가!!!!!”

 

뒤를 돌아본 그 곳에는 어둠밖에 없었다. 밤하늘을 예쁘게 수놓던 폭죽도 날 보던 보름달도 다른 세계 같던 놀이동산도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은 멀쩡하지만 맹인마냥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손을 더듬으며 혜빈이를 찾았다.

 

혜빈아! 어딨니, 제발 제발 대답 해 봐! 혜빈아!!!!!!”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이 얼마나 어이없고 슬픈가. 왜 언제나 행복은 한순간이며 좌절과 슬픔은 길고 자주 오는 것일까. 이렇게 인간을 설계한 것이 신이라면 신을 향한 내 마음은 이 세상 어떤 것보다 뜨겁고 핏빛이다. 동시에 나약한 내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누구도 지킬 수 없는 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어둠속에서 혜빈이를 찾던 중이었다. 갑자기 목 뒤부터 앞으로 무언가가 감겨왔다.

 

? 우웩...!’

 

내 목을 슬며시 감던 그 것은 곧 내 목을 강력히 조였다. 마치 한 줌의 공기라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다는 듯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앞이 흐려지는 기분이었다. 곧 몇 초 못 넘기고 쓰러졌다. ‘내가 죽는 건가?’라고 생각하던 때, 내 목을 졸라맨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아니,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것 같기도.

 



 

3

 

유일한 내 신체 부위인 두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는 이번에도 시신경, 신경원을 통해 다시 뇌에 접수되었다. 똑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검토한 후 내린 결론은 이번에도 논리적이고 정확했다.

 

꿈이 아니었어.’

 

눈을 뜨자마자 들어온 풍경은 자기 최면을 걸기 전과 너무 비슷했다. 아니, 일치했다. 근데, 아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머리 고통과 신체의 감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곧 나는 멀쩡함을 자랑하듯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이 낯익은 듯 한 방을 조사했다.

 

창문 하나 없이 수명이 다한 형광등이 좁은 방의 분위기를 칙칙하고 어둡게 만들었으며, 전자레인지, 간이 냉장고등 자취방이라는 느낌에 확신했다. 현관에는 이 방의 주인 것으로 예상되는 헐은 운동화와 상처 많은 구두가 20대 중반의 남자라는 것까지 추측할 수 있게 해주었다. 현관문은 녹색 페인트의 철문이였지만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페인트 조각들과 녹슨 부위는 오래된 건물임을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현관문은 길쭉하고 두꺼운 쇠사슬과 손바닥만 한 쇠 자물쇠로 이중 잠금 되어있었다. 이건 마치 절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누군가 나를 납치한 것 같이 견고히 막은 것처럼 보였다. 심할 정도로 규칙성 없이 엉킨 사슬. 곧 나는 내가 취해야할 두 가지 보기를 만들어냈다.

 

1. 자물쇠의 열쇠를 찾아서 자물쇠를 풀고 나간다.

2. 자물쇠를 부수거나 사슬을 자를 수 있는 도구를 찾는 것.

 

방으로 다시 돌아가 모든 수납공간과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다 뒤지기 시작했다. 컴퓨터 책상, 부엌의 수납공간들, 밥통, 신발장, 세면 백, 배낭, 밀폐용기 등 뒤질 수 있는 곳은 모두 뒤졌다.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지만 정작 내가 찾는 물건은 코빼기도 안보였다. 대신, 이 방의 주인이 누군지 추측될 만한 물건들이 꽤 있었다. 회사에 쉽게 취직을 못한 듯 자필로 작성된 수많은 이력서들과 운전면허증이 있었다. 이름은 이건우’. 나이 87년생 사는 곳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이 방의 위치가 이 주소랑 맞는다는 확신은 없었으나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조금 놓였다.

 

하지만 평안을 찾은 내 마음은 이건우라는 청년의 사진을 보자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것처럼 심하게 불안정해졌고 몸 전체가 심장이 된 듯 박음질을 해댔다. 두뇌에 접수된 이건우의 사진은 수 억 개의 기억 중 하나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바로 꿈에서 내 목을 조르던 사내의 얼굴이었다. 난 내손에 쥐어진 이력서를 던지고는 잽싸게 일어났다.

 

그러자 가슴이 답답했다. 호흡이 거칠어졌다. 분명, 아까와 같은 모습의 방인데 좁아진 것 같았다. 아니, 좁아지고 있었다. 계속 나를 조여오고 있다. 몇 년 동안 없어진 줄 알았던 폐쇄공포증이 도진 듯, 난 무서움에 온몸을 떨었다. 이곳에서 나가야 돼! 나가야만 해! 필사적으로 현관문을 향해 달려가 자물쇠를 당겨봤다. 안 풀린다. 이빨로 사슬을 끊어본다. 안 끊긴다. 문을 미친 듯 찼다.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 있어요! 거기 없어요? 누가 제발 도와달라고! 뒤를 돌아봤다. 저 멀리 있던 이 방의 벽들이 내 바로 앞까지 쫓아왔다. 어느새 방의 크기는 현관 만 해졌고, 숨구멍도 좁쌀만 해져 숨을 쉴 수 없게 되었다.

 

…….으윽.’

 

몇 년 동안 느끼지 못했던 공포증이 왜 갑자기 도진 걸까. 미칠 것 같은 공포. 자아가 내 육체에서 도망치기 위해 애썼다. 너무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결국, 육체와 분리된 듯 의식을 잃었다.

 




4

 

재판 번호 10-3104 08315. 살인 사건에 관한 재판의 결과를 공포하겠습니다. 피고인은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기준치를 훨씬 넘은 증거로 자아를 조절할 수 없던 바. 살인의 동기가 충분치 않으며, 고의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징역 2년 또는 5천만 원의 벌금을 내립니다.”

 

. . !

 

재판이 끝났음을 알리는 무겁고 단단한 소리에 피고인의 승리로 끝났다. 사람을 죽였는데도 징역 2년밖에 안되다니. 피고인은 웃으며 내게 걸어오더니 악수를 청한다.

 

이게 다 변호사님 덕분입니다!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저는 평생 감방에 썩혀 살 줄 알았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피로 물든 더러운 살인자의 손과 악수를 해야 된다니. 하지만, 이 정도의 수치는 내 인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피고인의 눈은 멋대로 희망으로 가득 찼고, 난 묵묵히 이 재판과 관련된 서류를 정리하며 가방에 넣는다. 법원을 나가는 도중에 반대편이 보였다. 저 살인자 손에 죽은 사내의 가족인 듯, 너무나 억울하고 서럽게 울어댔다. 그 중, 누나로 보이는 이는 살기 가득한 눈으로 날 노려봤다. 법원을 나가자 기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벌레 마냥 내 주변으로 몰려든다.

 

이번 재판도 가볍게 승리하셨는데 기분이 어쩌신가요?”

 

어떻게 하면 항상 이길 수 있죠? 비법이 무엇인가요?”

 

쓸데없는 질문들. 짜증나는 플래시 세례. 앞길을 막는 거머리 같은 기자들.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난 잽싸게 차에 탑승한다. 너무 시끄럽고 머리가 아프다. 휴식이 필요했다.

 

김기사, 집으로 가세.”

 

치열하고 잔인한 재판의 끝에는 승리의 쾌감이 아닌 추잡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찝찝한 기분만이 남는다. 물론, 모든 변호사가 그런 건 아닐 거다. 적어도 이 감정은 나에게 해당 된다. 지독한 가난을 겪어 보았는가? 하루에 밥한 끼 먹으려고 구걸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본 적 있는 가? 친구들한테 거지라고 흙 묻은 반찬 따위에 얼굴을 맞아 본적 있나? 가난은 사람을 잔인하고 지독하게 만드는 죄가 아닌 죄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어찌 죄가 될 수 있냐고 말할 수 있지만, 엄마와 나 사이에서 그 죄는 유효했다. 머리가 한창 커서 반항할 때라는 사춘기 때 나는 어머니 가슴에 길다란 못을 박았다.

 

이럴 거면, 나를 낳지 말아야지. 왜 나를 낳아서 이렇게 힘들게 한 거야? 그냥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이런 밑바닥 인생부터 시작하게 만들 거면 애초에 애를 낳지 말아야지. 왜 날 낳은 거냐고!”

울부짖었다.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처럼 울분을 토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난 집을 나갔고, 어린나이에 마주친 세상은 너무나 냉혹했다. 돈이 된다면 몸이 상하건 말건 닥치고 해야 됐다. 그렇게 지옥 같은 매일을 살았고, 결국 난 내방을 마련했다. 비좁은 원룸 이였지만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잘 곳을 마련한 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 그러다 우연히 변호사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내 저주받은 인생을 가엾게 여겼는지 운명의 신은 내 인생에게 자그만 보상을 주었다. 변호사가 되는 길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누구보다 운 좋게 변호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 죽을 것처럼 하루를 살았다. 그렇게 살아왔기에 나에겐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러다 내 반쪽 수진이를 만났고, 예쁜 딸 혜빈이도 얻었다.

 

동시에 내가 열심히 할수록, 더 열정을 갖고 살수록 누군가를 상처 주는 일도 많아졌다. 난 변호사라는 직업으로써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기계처럼 차갑고 냉철히 살아왔다.

 

하지만 변호사가 된지 어언 10. 갈수록 내 생각과는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문득 돌아보니 내 인생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나를 향한 증오와 분노를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결코 직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혜빈이가 무사히 클 때까지 넉넉한 재산만 만들고 손을 뗄 생각으로 열심히 하였다.목표까지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5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내 기억 속에서 이건우라는 사람은 아무리 쥐어짜고, 다시 해봐도 없었다. 무슨 이유로 날 이곳에 감금시킨걸까. 원한? 복수? 이런 것들로 이건우를 용의자로 유추하기에는 내 인생이 해당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모든 사람이 이건우와 관계있어 보였고, 지금은 누구건 아무 상관없었다. 오직 이 곳을 탈출하는 방법 밖에 없었으니.

 

문득 밖과 연락할 수단만 찾아낸다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난 휴대폰이 없고,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라면 유선 전화하나쯤 있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나이 좀 있는 아저씨들이나 할 뿐 역시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컴퓨터가 있었잖아?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밖과 연결할 수 있겠어!’

 

곧 장 컴퓨터를 켰다. 시끄러운 부팅 소리와 함께 모니터가 켜졌고 운영체제의 바탕화면이 희망차게 떴다. 그러나 인터넷 연결은 역시 안 돼 있었다. 절망적 이였다. 마치 이곳은 세상과 단절되길 바라는 듯 한 느낌이었다. 희망이란 나무를 자른 걸로 모자라 뿌리까지 말끔하게 뽑아버린 상태. 바로 내 모습이었다. 그렇게 멍해진 내 눈에 어떤 동영상하나가 문득 들어왔다. 혜빈이라는 이름의 동영상. 동영상을 더블클릭하였다. 혜빈이였다.

 

울고 있다. 눈이 공포로 잠겨있다. 혜빈이의 조그만 두 손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고, 그 종이에는 이상할 만큼 대조적인 빨간 글씨가 뚜렷이 보였다.

 

당신의 딸이 죽는 걸 원치 않는다면 목을 매달고 자살하시오. 며칠 뒤 그 곳에 갔을 때 죽어있지 않는다면 당신의 딸을 시체로 만들어 그 방에 넣어 주겠소.’

 

혜빈아, 혜빈아!’

 

아마도 이성의 끈이 순간 풀린 것 같다. 이미 눈을 깜빡한 사이에 상황은 종료 되어있었고, 이 방은 처음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모니터에는 구멍이 나있고, 책상은 침대 옆으로 내팽개쳐져있었다. 귀신이라도 지나간 듯, 방은 엉망진창 이였다. 손에서는 피가 빠르게 흘러 바닥을 붉게 적시고 있었다.

 

목을 매달고 자살하시오.’

 

어디에 목을 매고 죽는 단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천장을 봤다. 머리를 넣고 떨어지면 바로 죽을 수 있는 사형대 밧줄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내가 못 본걸까, 갑자기 생긴 건가. 아마, 처음부터 있었을 테다. 곧 나는 나를 향한 질문을 했다.

 

왜 너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

 

나한테 누구한테도 말 못할 상처와 고통을 받았겠지.

 

그렇다면, 집적 죽일 수도 있잖아. 왜 스스로 자살하게끔 만들었을까?’

 

나를 집적처리 한다면 증거가 남기 더 쉽지. 하지만, 내가 스스로 목을 메달아 죽는다면 증거를 안남기고도 처리 할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나 같아도 이렇게 할 거야. 그리고 마지막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인지 선 뜻 묻지 못하고 뜸을 들이고 물었다.

 

범인이 누구인지도, 여기가 어디인지도, 이곳을 나갈 수도 없는 엿 같은 상황에서 순결한 혜빈이가 죽을 수도 있다. ,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논리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성이 방해를 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려니 반대로 논리가 거절했다. 빛과 어둠만큼 상대적인 이 존재들의 싸움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붙었다. 한번 붙은 전쟁은 모든 것이 불타서 재가 될 때 끝나듯이, 존재들의 싸움도 갖가지 고통으로 아파하는 두뇌의 울부짖음 끝에 정리가 되었다. 결과는 논리의 승리였다. 논리는 내게 이 결과를 낸 이유를 설명하였다. 잔인한정도로 정확하게 말이다. 첫째, 언제 도질지 모를 폐쇄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러지 못 할 것이다.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의 크기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그 이상의 공포를 느끼면 공포를 느끼지 못하도록 자신을 합리화하는 과정에 도달한다. 이 설명의 뜻은 결국 미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못 알아 볼 정도로 말이다. 둘째, 내가 저지른 수많은 죄 때문에 순결한 혜빈이가 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난은 죄가 아닌 죄. 그 죄를 이겨내기 위해 올라온 과정이 많은 사람들의 피와 억울한 눈물이었다. 누구나 죄가 있다지만, 나는 누군가를 상처 주며 짓밟으며 이기적으로 살아온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그 죄를 씻고 용서를 구해 봐도 너무 늦었다. 물론, 가장 억울한 건 나일수도 있지만 나 때문에 혜빈이가 죽는 다면 하느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는 거다.

난 사형대 밑에 의자를 두고 올라섰다. 그리고 차갑고 거친 밧줄을 내 목에 걸었다. 눈에서 무언가 흘러 내렸다. 고장 난 수도꼭지 마냥 주르륵 넘쳐흘렀다. 수진이와 혜빈이가 보고 싶다. 한번만 부드러운 얼굴에 입을 맞추고 싶다. 하지만 지금 내 골은 너무 추잡해서 볼 수 있다 해도 마주 볼 수 없을 것이다. 문득, ‘이건우가 누군지 다시 궁금해졌다. 사람이 죽을 때면 이전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보인다는데. 그 때 찾을 수 있을까. 왜 날 이곳에 감금시킨 거지. 왜 내가 죽기를 원하는 건지. 꼭 묻고 싶다. 부디 다음 생에는 죄 없이 순결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두발은 더 이상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 산소를 갈망하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앞이 흐려진다.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

 

 


에필로그

 

어딘지 알 수 없는 음침한 폐업상가의 한 골목길. 얼굴에 핏기하나 없는 흰색 피부의 검은 옷을 입은 20대 초반 정도의 여자가 눈치를 살피며 간판 없는 가게로 들어간다. 들어간 그 가게는 문을 닫은 지 오래된 듯, 어떤 물건도 없이 먼지와 거미줄로 가득 찼다. 그 여자를 맞이해주는 건 단정한 머리에 깔끔하게 생긴 3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신사였다.

 

결국 여기까지 오셨군요. 잘 오셨습니다. 돈은 충분히 챙겨오셨죠?”

 

그러자 여자는 핸드백에서 돈다발을 수십 개 꺼내 신사 앞에 올려놨다.

 

그 약은들은 대로 정말 확실한 거죠?”

 

물론이죠. 1주일 전에 왔던 손님도 이 약을 먹고 성공했답니다!”

그래도 불안 한데. 이번엔 무조건 성공해야 돼요! 이번에도 실패해서 산다면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거릴 말 이예요!”

그렇게 못 믿으시겠다면 이 약에 대해 설명해드릴까요?”

 

신사가 묻자, 여자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러자 신사는 홍보용 말투로 바꿔 설명한다.

 

숙녀 분께서 들은 소문처럼 이 약은 겁이 나서! 삶에 미련이 있어서! 재수가 없어서! 자살을 실패하는 이들을 위해 제작된 무고통, 부작용이 전혀 없는 성공률 백퍼센트의 자살유발약입니다! 이 약을 자기 전에 딱 한 알만 먹고 자면 고객님의 영혼은 육체라는 그릇으로부터 사라집니다. 이미 이 시점에서 고객님의 죽음은 끝난 거죠. 자아가 없는 빈 육체에는 고객님과 전혀 상관없는 제 3의 자아가 들어가며, 3의 자아가 당신이 겪었어야 될 육체의 고통을 대신 감수해 주는 원리로 진행됩니다!”

그럼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대신 들어오게 될 자아가 살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나요, 혹시?”

걱정 하지 마세요! 육체에 들어오는 새로운 자아는 자살 동기를 스스로 부여하여 환청/환각 등을 이용해 주인 대신에 육체적인 고통을 감당합니다. 저번 주에 약을 복용한 이 남자분도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여기 보세요.”

 

곧이어 그 신사는 이건우라고 적혀있는 사람의 신상과 이틀 전 이 사람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신문기사를 꺼내 그 여자에게 주었다. 신문기사는 1페이지가 아닌 신문의 구석을 장식하고 있었고, 작은 글씨 크기로 고아로 태어나 생활고에 결국 자살을 택한 청년이라고 간단하게 적혀있을 뿐이었다.

 

설명은 어떻게 이 정도면 되셨나요?”

. 충분해요. 제가 워낙 의심이 많아서 옛날부터 사람을 잘 못 믿어서요. 죄송합니다.”

 

그러자 신사는 전혀 개의치 않은 듯 기분 좋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반응은 너무 당연한 겁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고객님들 중 대부분은 이 믿기지 않는 신개념 약에 의심을 품고 오시거든요!”

 

신사는 말을 끝내고, 황금 빛 약이든 투명한 케이스를 꺼내 여자한테 준다.

 

정말 힘든 인생 사시느라 수고가 여간 많으셨습니까! 부디 다음 생에는 행복으로 가득한 인생을 기도해드리겠습니다!!”

 

그 케이스를 손에 쥔 여자는 초점이 없는 회색빛 눈으로 신사를 쳐다보곤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뒤 돌아섰다. 신사는 가게 앞까지 나와 그녀가 골목에서 사라질 때 까지 오른손을 들어 신나게 인사를 해댔다.

 

2018. 자살률은 어느새 출산율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과학 기술의 엄청난 발전은 사람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주었으나, 그 만큼 사람들은 더 외로워지고, 우울해졌다. 뛰어난 기술은 결국 육체의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약을 개발하기에 이르렀고, 인간의 상식을 초월한 이 약은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되었으며, 이 약의 확산 방지를 위해 국제적인 법제정과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을 존중하는 이 운동은 사람들의 자살을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더러 엽기적인 행위까지 동원해 이 약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한몫했다. 이 육체의 고통을 초월하는 약이 과연 사람의 근본적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방의 약인지. 그저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바이러스 인지 그 누구도 함부로 선 뜻 대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200 * 80.1


윤현진

pddhot3@naver.com

01024948010

  • profile
    korean 2016.02.29 01:40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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