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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노력할 필요는 없다

 

굳이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너를 싫어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굳이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노력하지 않아도 너를 좋아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요즘 내가 마음속에 새겨두고 늘 상기시키는 문장들이다.


나는 여태껏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이 싫었다. 아니, 무서웠다.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혹시 나를 싫어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매 순간을 걱정했고, 많은 에너지를 인간관계에 쏟아부었다.


고민이 있다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들어주기 싫은 부탁도 마다하지 않고 들어줬다. 그렇게 해서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은, 내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지 않았고, 나의 고민은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며, 작은 부탁이라도 하려니 없던 약속까지 만들어내며 거절했다.


우울했다. 나는 한없이 작아졌고, 나 자신을 원망했다. 내가 그들에게 더욱 잘해주지 못해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것은 무언가 잘못된 관계였다. 쌍방적인 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관계. 그들은 내가 놓아버리면 그만인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때 쯤,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들은 나에게 어떤 존재였지?


그리고 나의 대답은 "별 거 아닌 존재"였다. 내가 주인공인 '인생'이라는 제목의 책이 한 권 있다면, 한 페이지에 한 줄도 채 적히지 않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나를 떠날 사람들,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나를 버릴 사람들, 말 그대로 내가 놓아버리면 그만인, 그런 사람들.


그리고 반대로 생각해보면, 내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이용가치가 없어도, 자신과 맞지 않아도, 아니, 애초에 이런 조건들을 들이밀지 않고서도 나의 곁에 남을 사람들은 끝까지 곁을 지켜준다. 그리고 나는 여태껏 허투루 쏟아 부은 에너지를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쏟아 부으면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이제서야 깨달은 것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지 않아도 된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 한 명만 있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그런 사람이 없다고 슬퍼 하지 않아도 된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 한 명이 나 자신이 되도 상관 없으니까.


나는 이제 불필요한 노력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나 자신을 사랑하며 나를 위해 살아갈 것이고, 그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어차피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든 만나기 마련이고, 그들은 없는 이유도 만들어내서 나를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또한 어디서는 만날 수 있고, 그들은 굳이 이유가 없더라도 나를 좋아할 것이다.







고통과 위로의 무게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나는 여태껏 "너는 정말 아무런 걱정 없이 사는 것 같아. 생각을 안 하는 좋은 방법 좀 알려줘 봐. 뭐가 그렇게 행복하니?"라는 말을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힘들지 않아서 힘든 티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며, 고민이 없어서 고민을 털어놓지 않는 것이 아니다. 힘든 티를 낼 힘조차 없을 정도로 힘들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버린 고민이어서, 그래서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그저, 상대방을 조금 더 생각하고자 나의 걱정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고, 많던 생각들을 잠시 서랍 안에 집어넣었을 뿐이고, 예의를 갖추기 위해 웃었을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걱정, 근심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으로 생각하더라. 결국 무심코 던진 그 말이, 드러내지 않았던 나의 걱정을, 넣어두었던 나의 생각을, 숨겨두었던 나의 경직된 표정을 찾아낸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면 "쟤 갑자기 왜 저래?"라고 묻는다. 갑자기가 아닌데. 이렇게 살아온 나고, 이게 진짜 내 모습인데. 덕분에 정작 위로받아야 할 사람은 위로를 받지 못한다. 티를 내지도, 털어놓지도 못해서, 아무도 나의 고통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착각이며, 지나친 오만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네가 모르는 것들이 한없이 많을 것이다. 사람의 속내는 우주와도 같아서, 그 끝을 알 수 없다. 심지어, 자신마저도.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나에게 그런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상대방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자만할 것인가? 너 자신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알고 있는가?"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이면과, 모순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그 누구를 만나도 섣부른 판단은 못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예의다.


이런 상황들을 겪고 나면 나는 급속도로 무기력해진다. 밥 먹기도 싫고, TV 보는 것도 귀찮고, 피곤한 건 아닌데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잠은 안 오니까 누워서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게 되는 그런 날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런 날에는 생각지도 못한 손님도 같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오래간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였다. 요즘 괜찮냐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과하게 웃어 보이며 괜찮다고 부러 그녀를 다독였을 나였지만, 오늘의 나는 평소보다, 훨씬 더, 괜찮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솔직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솔직함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입이라도 열었다간, 겨우 삼켜낸 울음을 토해낼 것 같았기에, 나는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수화기 너머로 연신 들려오는 "여보세요, 괜찮아?"라는 그녀의 물음에 입술을 꽉 깨물곤 종료 버튼을 눌려버렸다. 나의 침묵은 솔직했고, 그 솔직함을 알아차리는 것은 네 몫이라는 이기적인 나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내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알량한 위로의 말이 아닌, '내일 영화나 보러 갈까? 아니면 맛있는 거 먹을래?'라는 그녀의 문자가, 가슴 깊은 곳을 후벼팠다. 그녀는 그렇게 내가 남겨둔 그녀의 몫을 보란 듯이 해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쉬운 게 위로일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있는가? 한없이 무기력해져서 숨 쉬는 법조차 잊을 것만 같은, 그런 날. 그런 날이 있다면 당신 또한 나처럼 많이 지쳐있단 뜻이겠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그럴 때면 나는 창문을 열어 주위를 환기 시킨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시간 속 하늘은 어떤가? 이 글을 쓰는 나의 시간 속 하늘은 칠흑 같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이 고요함을 노래하고 있는데, 당신의 하늘은 어떤가? 나는 이런 가벼운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로, 창문을 열어 답답했던 집안의 공기를 환기시킨 것처럼, 나의 머릿속도 조금은 환기가 된다. 이렇게 사소한 무언가가 가끔은 나를 토닥여주는 법이다. 당신에게도 내가 받은 위로를 나눠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위로와는 달리, 나의 위로는 알량한 몇 줄의 글인 것을 보면, 아마도 나에게 위로는 아직까지 가장 어려운 존재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위로가 아닌, 그저 친구의 안부 인사 정도로 생각하자. 오늘 하루는 어땠냐는 질문, 그 정도로 말이다.






김아현

이메일: akooah97@naver.com

  • profile
    korean 2019.06.30 21:42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욱 분발하시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세요^^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9.07.10 11:13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들은 가족들이고 처음부터 반가운 사람들은 손님들이고 끝까지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이들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겠죠...
  • profile
    뻘건눈의토끼 2019.10.02 15:21
    상대방의 속은 모른다. 정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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