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속 바램
혼자 방황을 하던 때가 있었다. 언제나 나는 혼자였고, 곁에 아무도 없었다.
언제쯤 나는 누군가 나를 위해 손을 뻗어줄지 기다리고만 있었고,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를 구원해 줄 손길은 오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던 나는 먼저 다가갈 수도 있었지만, 난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안 좋은 기억을 두 번씩이나 가지긴 싫었다. 언젠가는 내 옆에 있어줄 사람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린다.
낯가림이 심하고 경계심이 가득한 나는 다른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익숙해져도 금방 떠나버리기 마련, 오랜 시간 친할 수는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나는 깨닫지 못했다.
혼자인 게 두려워서 혼자이길 바라지 않았지만, 결국 혼자다.
아프다, 거울 속에 비치는 혼자 남은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나도 아프다.
1분 1초가 느리게만 느껴졌다. 누구하나 옆에 와주지 않으니까 혼자 있으면 시간이 느리다.
잠을 자며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낭비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딱히 할 것도 없었지만, 기다리는 건 익숙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예전의 기억들을 돌아봤다.
“가족은 항상 옆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맴돌지만, 내가 바라는 사람은 가족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겁이 나서 물어보지 못했다.
물어봐도 대답이 없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까? 물어보는 것을 포기했다. 난 혼자가 어울리는 걸까?
잠이 들기 전에 생각한다. “깨어나면 누군가 있어줄까..” 잠에서 깨고 나면 아무도 없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로 남을 것이다.
그냥 무사히 일어났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고, 곁에 있어주는 건 아니지만,
나를 아직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도 감사해야 한다.
기다리면 누군가 손을 뻗어줄 거라는 의미 없는 희망은 버린다.
좋은 사람인 나의 곁에 왜 아무도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남들이 보기에 좋은 사람이 맞는 걸까? 좋은 사람인 나는 왜 좋지 않은 걸까?
잠에서 깨어나 거울을 보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아니면, 혼자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는 나의 모습이 비췄으면 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소소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픔 끝의 시작
내가 힘들고 지칠 때 너에게 의지하지 못 했어
아프고 슬플 때도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했고, 고민이 있어도 혼자 감추고 나누지 못 했어
이렇게 사소한 것들을 함께하지 못해서 나도 이젠 지쳐 버렸나봐
혼자서 다 짊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너에게 처음으로 의지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되어버린 것 같아
주변에서 받는 압박과 감당하지 못할 짐이 나에게 쌓여서 너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어 그렇게 너와 나는 끝나버렸어
나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고 믿고 싶었고 그래서 너와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도 했는데, 마음이 무척이나 아려왔어
너와 이전 일들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를 하다가 너의 진심어린 한마디에 내가 울어버렸어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줬으면 했어”
그 한마디에 나는 울며 너를 안아줬는데, 내 앞에서 울지 않던 네가 우는 모습을 처음 봤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이해해줬어
희미해져 갈 때쯤 다시 돌아왔어, 서로에게
성명 : 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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