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오늘:
21
어제:
36
전체:
306,409

접속자현황

  • 1위. 후리지어
    65962점
  • 2위. 뻘건눈의토끼
    23333점
  • 3위. 靑雲
    18945점
  • 4위. 백암현상엽
    17074점
  • 5위. 농촌시인
    12042점
  • 6위. 결바람78
    11485점
  • 7위. 마사루
    11385점
  • 8위. 엑셀
    10614점
  • 9위. 키다리
    9494점
  • 10위. 오드리
    8414점
  • 11위. 송옥
    7661점
  • 12위. 은유시인
    7601점
  • 13위. 산들
    7490점
  • 14위. 예각
    3459점
  • 15위. 김류하
    3149점
  • 16위. 돌고래
    2741점
  • 17위. 이쁜이
    2237점
  • 18위. 풋사과
    1908점
  • 19위. 유성
    1740점
  • 20위. 상록수
    1289점
조회 수 144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 제목 : 그 여자의 집

 

지하철 막차 종착역에

무표정한 얼굴로 내리는 한 여자

두 다리 후들거리며

달동네 꼭대기 집으로 올라가는 그 여자

나는 그 여자를 알고 있다

반지하 단칸방 여는 순간

얼어붙은 냉기가 온 몸 감싸고

날짜 지난 신문지 위에 맥주병들만

그 여자의 인기척을 반긴다

나는 그 여자를 알고 있다

외롭고 어두운 밤을 견디는 그 여자

그 여자는 매일 밤 인생을 써내려간다

헛헛한 인생을 감싸 안아줄 꿈을 그리는

그 여자를 알고 있다



2. 제목 : 의자 하나

 

도심 한복판

버림받은 의자 하나

창피도 굴욕도 없다

 

비둘기 한 마리의 푸념을

가만히 조용히 경청한다

 

두 다리 멀쩡할 때

버림받고서야

혼자를 안다

 

뼈를 깎는 고통 감내하며

현생을 살았으나

바래진 피부가 눈에 띌 때쯤

버려졌을 것이다

 

분주했던 전생을 되새김하며

혼자 앉아 있다 덩그러니

 





3. 제목 : 나의 아버지

 

홀어미의 큰 아들로 자라서

태어난 지 스무 해가 되자마자 배를 탔다

허벅지에 바늘을 찌르며 견딘다는 청승의 밤들을

바늘보다는 노를 저으며 긴 밤을 견디고 건넜다

늙은 어미 애끓는 비명에 몸살하고

길가에 난 풀떼기 뜯어 먹고 버티어

파도가 집어 삼키는 새카만 바다를

고향보다 자주 넘나들었다는 아버지

어린 자식 울음소리에 책임지고

기꺼이 배를 타고 버티는 나날들

만 가지 재주 부리던 그 작은 몸집에

세월이 남긴 무심한 상처들이 빼곡하다

감히 스치기도 죄스런 아버지의 피멍들이여

생이 다 이런 것인가







4. 제목 : 계절이 겹치는 시간

 

오월의 태양이 눈치 보며 숨죽이는 낮

난데없는 천둥번개 존재감 드러내고

먹구름들 이때다 싶어 모여 비를 뿌리고

아닌 낮 중에 날벼락이 다녀가고

평온한 뭉게구름 가족 친척 나타나서야

세상은 다시 고요 속에 묻힌다

밤새 내리는 폭우 속에서 제 시간을 준비하는 것들

계절이 겹치는 시간, 그 사이에

설렘을 안고 튀어나오는 것들이 있고

마음을 앓으며 숨어야하는 것들이 있다





5. 제목 : 시집

 

우리 집 시인 내 아버지가

직접 읊어주는 자작시를 듣고 자라

머리가 커서도 시집만 끼고 살았더니

어느새 시집갈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 시집 속 남자들과

매일 밤 화끈한 정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하지만 현실 속 어느 남자와 결혼했다

 

시집을 덮으니

외도를 했던 그 망할년은 온데간데없고

앞치마를 동여맨 참한 여인이 나타난다

 

숭늉 국물 간을 보다말고

책장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낙서 가득 낡은 책장에

아버지가 남기고 간 시집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빼곡하게

서로의 종이 가죽 맞대며 붙어있다

 

시집이 말을 한다

, 싱거워 -

 

슬그머니

입을 연 시집을 꺼내

몰래 읽는다

숭늉이 팔팔 끓고 있다

 























백지혜

010-3570-7306

mon6555@hanmail.net



  • profile
    korean 2017.06.30 15:11
    시의 스토리가 서글픕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열심히 습작을 거듭하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월간문학 한국인] 창작콘테스트-시 공모게시판 이용안내 3 file korean 2014.07.16 4499
910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사랑의 은퇴 외 4작품 1 초코토핑 2017.06.14 82
909 ▬▬▬▬▬ <창작콘테스트> 제17차 공모전을 마감하고, 이후 제18차 공모전을 접수합니다 ▬▬▬▬▬ korean 2017.06.11 52
908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김민강_세잎클로버 2 민리버 2017.06.10 59
907 제 17 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전 참가 / 최은우 1 최은우 2017.06.10 39
906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김민강_꿈 1 민리버 2017.06.10 27
905 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1 file 김현숙 2017.06.10 31
904 제 17차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이름 없는 꽃 외 4편 ----------로움, 김민지 2 로움글 2017.06.10 55
903 제 17회 한국인 창작문학 / 이소현 1 이오 2017.06.10 49
902 전방의 봄 외4편 1 김형식 2017.06.09 43
901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1 서동수 2017.06.09 24
900 제 17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액자 속 작은 바다 외 4작품 1 愚公 2017.06.08 38
899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거울 속에 비친 나' 외 4편 1 김류하 2017.06.08 31
898 숨 외 4편 1 쿠루쿠루 2017.06.07 36
897 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가벼움 외 4편 1 정없 2017.06.07 25
896 제1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최고의 의미" 외 4편 1 헤매 2017.06.06 16
895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달빛" 외 4편 1 나은 2017.06.06 27
894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누워서 별이 보이는 곳" 외 4편 1 도령 2017.06.06 32
893 2017 제 17차 창작콘테스트 공모 1 박선우 2017.06.06 17
» 제 17 창작 콘테스트 시 공모 / "그 여자의 집" 외 4편 1 부산글쟁이 2017.06.05 144
891 제 17회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전 : 벚꽃은 눈이 되어 또다시 외 4 편 1 체리블라썸 2017.06.05 19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94 Next
/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