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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6 14:54

하나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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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하나님, 하나님

- 은유시인 -

 

  하나님은 엄청 바쁜 분이시다. 인간이 알고 있는 수천억 개의 은하계를 포함하고 있는 대우주보다 훨씬 더 큰 우주, 그것도 한두 개의 우주가 아닌 수천억 개의 우주를 들여다보셔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숱한 우주 안에서 살아가는 그 수효를 일일이 헤아릴 수 없는 숱한 생명체들이 얼마나 하나님의 관심을 끌며 살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인가.
  인간은 착각을 한다. 하나님이 인간을 자신의 형상을 본 떠 만들었다 하질 않나, 더 나아가 인간만을 편애하고 계시리란 착각이다. 그렇지만 하나님 입장에선 인간이 어느 우주의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 잘 보이질 않는다. 어쩌면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까마득히 잊고 계신지도 모른다.
  만약 하나님이 인간이란 존재를 알고 계신다면, 더 나아가 자신의 형상을 본 떠 만들었고 또한 편애하고 계신다면, 인간 세상은 아주 평화롭고 화목하여 천국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인간이 어찌 죄를 지을 수 있겠는가. 
  부모님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식들끼리 어찌 싸울 수 있겠으며, 선생님이 지켜보는 앞에서 학생들끼리 어찌 싸울 수가 있겠는가. 인간이 인간의 눈을 속일 수는 있어도 하나님의 눈을 어찌 감히 속일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인간으로서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은 무소불위의 권능은 지니셨으나 기억력은 정말 형편없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들이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러도 그 죄를 다스리지 못하시는 것이다.

kyc_20140716_12.jpg


  그런데 어느 날, 그렇듯 바쁘디 바쁜 하나님께서 예고도 없이 진짜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나타나셨다. 
  성경을 통해 예언처럼 전해왔던 재림예수가 아닌, 진짜 하나님 그 자신이 직접 나서신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 세상에 대해 잘 모르고 계셨기에 뭔가 좀 모자라 보이는 인간 탈을 쓰고 나타나셨다. 좀 더 잘 아셨더라면, 좀 더 세련된 인간 탈을 쓰고 나타나셨을 텐데 말이다.
  작달막한 키에 통통한 몸매, 그리고 털북숭이의 팔다리와 제멋대로 돌출된 이목구비로 꽤나 원시적인 생김새의 탈이었다. 아마 하나님은 태고적 원시인의 모습만 희미하게 기억하셨던지, 그래 네안데르탈인과 아주 유사한 모습을 지니셨다. 게다가 차림새 또한 가릴 데는 가렸으나 그저 털가죽인지 나무껍질인지 모를 그런 재료를 써서 손으로 얼기설기 제멋대로 꿰매 만든 것들이었다. 
  생김새나 차림새가 그러하니 보기엔 거지 중에도 상거지라 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은커녕 거지왕초라 해도 아무도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인간 탈을 쓰신 하나님이 인간들과 친해보려고 인간들 틈에 끼어들었다. 

  하나님은 인간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궁금했다. 인간이 개미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를 모르듯이, 그리고 개미를 연구하기 전까지는 개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모르고 있었듯이, 하나님 또한 인간이 어떤 생각들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인간들이 자꾸 피하려 드는 것이었다. 팔짱 끼고 걷는 연인을 보면 ‘팔짱 끼고 걷는 것이로구나’ 싶어 연인 곁으로 다가가 팔짱을 끼려들면 놀라서 달아나는 것이었다. 무리를 지어 걷는 사람들을 보고는 그 속에 끼어들어 함께 걷고자 했으나 모두들 이리저리 피하려드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 까닭을 궁금히 여기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곤 반갑게 맞았다. 
  그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남루하면서도 괴상망측하게 생긴 사람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사람들을 집적거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나온 경찰들이었다. 하나님은 경찰에 의해 두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강제로 연행되었다.

  연고자가 없다는 이유에다 주거지불명으로 하나님은 인간 세상에 내려온 첫날밤을 경찰서 유치장에서 보냈다.
  하나님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수갑이 채워진 손목이 얼얼하여 풀려했어도 풀리지가 않았고, 유치장에 수감되어 밖으로 나가려해도 유치장 창살이 버티고 있어 그야말로 꼼짝할 수가 없었다.
  ‘수천억 개의 우주를 창조했고, 그 어디든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었던 내 권능이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하나님은 유치장 안에서 곰곰이 따져보았다. 그리고 비로소 깨달았다.
  ‘아차! 인간 탈을 빌려 썼기 때문에 권능마저 인간 탈에 의해 속박되었구나.’ 
  왜 그걸 미처 몰랐을까? 하나님은 자신이 저지른 큰 실수를 깨닫고 가슴을 쳤다. 
  전에 자신의 권유로 인간 세상에 보내졌던 아들 독생자 예수가 직접 겪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인간은 아들에게 터무니없는 죄를 뒤집어 씌어 가시관을 머리에 강제로 씌우고, 또 채찍질을 해가며 골고다언덕까지 무거운 나무십자가를 메고 가게 하질 않았던가. 게다가 십자가에 매달고는 죽을 때까지 물도 주지 않고, 마지막에는 예리한 창으로 심장을 찔러 죽게 하질 않았던가.’
  예수의 권능만으로도 얼마든지 그런 곤혹을 치르기는커녕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아예 인간이란 생명체를 멸종까지 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인간 탈을 뒤집어 쓴 뒤엔 그 권능이 맥을 못 추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시 그 광경을 뻔히 지켜보고도 아비인 하나님 자신도 자식을 위해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예수로부터 두고두고 원망까지 들어야 했다.
  “아버지이신 하나님. 당시 저는 굉장히 힘들었고, 또 많이 아팠습니다. 가시관을 머리에 씌울 때도 아팠고, 채찍질을 해가며 무거운 나무십자가를 끌고 가게 했을 때엔 기진맥진하여 초주검이 되었습니다. 특히 나무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까지 매달렸을 땐 너무 아파서 비명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나님의 권능으로 얼마든지 안 아프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저를 안 아프게 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아들아. 인간 탈이 그토록 지독한 탈인 줄 내 미처 몰랐었니라. 그러니 네가 얼마나 아팠을지 내 어찌 짐작할 수가 있었겠는가.”
  그때 인간 탈을 쓰고는 아들 또한 그 어떤 조화마저 부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었는데, 그걸 또 깜빡 잊었던 것이다.



kyc_20140716_13.jpg


  하나님은 조사실로 불려나가 30대 초반의 수사관 앞에 앉혀졌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는 하나님을 사람들이 ‘이상한 놈 다 보겠다’라는 표정으로 힐끗 거리고는 저희들끼리 하나님을 가리키며 시시덕거렸다.
  담당수사관은 하나님의 위아래를 훑어보고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주민등록증 내놔 봐!”
  “…….”
  “주민등록증 내놔보라니까, 뭘 해?”
  “…….”
  담당수사관은 옆 자리 수사관을 바라보며 손을 번쩍 들어 올려 손가락으로 머리 위를 두어 차례 빙빙 돌렸다. ‘이거 미친놈 아냐?’란 의미였다.
  “이름?”
  “…….”
  “이름이 뭐냐고?”
  “……!”
  “이름을 대보라니까? 이름도 몰라?”
  “하나님이요.”
  “하나님이라……. 성은 하 씨일 테고. 이름은 나님이라……. 좀 특이한 이름이군.”
  “…….”
  “주민등록번호?”
  “…….”
  “주민등록번호 대보라니깐.”
  “……!”
  “주민번호 몰라?”
  “……?”
  옆 자리 수사관이 의자를 뒤로 빼고는 담당수사관 쪽으로 돌려 앉았다. 그리고 하는 말이…….
  “이거 또라이나 미친놈 같은데, 특별한 죄가 없음 그냥 내보내지 뭘.”
  “생긴 것이 야만인처럼 우락부락한데다, 집도 절도 없는 놈이 어디 가서 또 무슨 행팰 부릴 줄 알고…….”
  “조서 받는데 꽤나 애먹을 듯 보이네. 내 보아하니 능청을 떤다기 보다 뭘 몰라도 한참 모르던가, 아님 미친놈 같애. 그러니 조서를 어떻게 받을려고?”

  인간 탈을 덮어 쓴 하나님은 그 자신이 우주의 절대주임을 증명할 겨를도 없이 몇 차롄가의 조서를 더 꾸미고 나서, 한번 들어가면 혼자 힘으로는 절대로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악명 높은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용되었다. 




(200자 원고지 22매 분량)

2010/02/13/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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