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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5 09:45

거울과의 전쟁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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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의 전쟁


벽에 걸린 거울을 돌려놓아 버렸다.

거울이 싫어서가 아니라 거울에 비춰지는 나, 언제부터인가 거울과 마주하는 것이 싫어졌다.

거울은 그저 아무 말 없이 마주하는 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뿐 이었지만, 그냥 거울에 그대로 보여 지는 내가 싫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 거울을 보아도 세수를 하고 화장품을 바르고 거울 앞에 서보아도 왠지 모를 낯선 이와의 만남은 피할 수 가 없었다.

언제부터 이었을까?

20대 젊었을 때는 한창 멋을 부린다며 거울 앞에서의 시간이 길어졌지만, 나이가 한 살 두 살 늘어갈수록 거울 앞에서의 시간은 점점 짧아져만 갔다.

젊어서야 외출하기 전 몸 상태를 점검하고 나가기 위해 한 창 멋을 부린 후 최종적으로 면접관의 최종 심사를 기다리는 수험생의 마음으로 거울 앞에 서서 자신에게 결과를 내린다.

머리 스타일은 괜찮은지, 얼굴에 화장은 잘 됐는지, 웃을 때 이에는 고춧가루라도 끼어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의 까다로운 면접이 통과가 되면 그제 서야 거울 앞에서 사라지곤 하였다.

그러다가 20대가 30대가 되고, 그나마 이때 까지는 거울 앞에 서는 것이 두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내 경우는 그랬었다.

문제는 40대가 되면서 집에 있는 거울을 모조리 떼어다 버리고 싶어 졌다는 것이다.

40대 이후가 되면 거울은 이제 친구라기보다 나의 흠을 들추는 기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흠을 들춰보기 보다는 나의 흠을 여기는 어떻고 또 여기는 어떻고 지적이라도 하는 듯 거울에 비친 시선이 옮겨 가는 곳마다 결점 투성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울을 보며 얼굴에 견적을 내어 그 결점들을 고치려 성형수술에 나서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진행이 되고 친절하게도 노화들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면서 거울과의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이 되고 말았다.

얼굴에 주름이 하나 둘씩 늘어 날 때마다, 거울의 지적 질도 하나 둘씩 늘어만 갔고, 그럴 때마다 주름이 하나 둘씩 더 늘어나는 것만 같았다.

거울을 집어 던졌다.

책상위에 놓인 작은 거울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마당으로 집어 던졌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니 거울 속의 한 남자가 점점 늙어가며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여 깜짝 놀라서 마당으로 던져 버리고 말았다.

나를 놀랜 거울이 이긴 것인지 거울을 깨부순 내가 이긴 것인지 나중에 마당으로 나가 깨진 거울을 찾느라 고생을 했으니 이번에도 거울이 승리 한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여자들에게 거울은 노소를 불문하고 거울을 뒤집어 놓거나 부수는 일은 생각 할 수도 없는 여자들의 필수 아이템이 아니던가?

보통의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달리 청춘일 때나 중, 장년일 때의 거울 앞에서의 시간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남자들이야, 뭐 내 이야기만 일수도 있겠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시간이 갈수록 거울 앞에서의 시간이 짧아지지만, 여자들이야 어디 그런가, 보여 줄 사람 하나 없어도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에야 집밖으로 나가야 하니 말이다.

물론 준비야 거울 앞에서 말이다.

하지만, 청춘과 황혼의 거울 앞 시간이 같다 하지만, 실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천지 차이가 난다. 청춘일 때야 그저 거울 앞에서 머리정도만 빗어 넘기고, 기초 화장품만 발라도 준비는 끝이 나고 거울은 그저 할 일 없는 방관자로서 지켜 볼 뿐이지만,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중간 즈음에 있는 여자들의 거울 앞에서의 행동이며 생각과 거울의 행동 또한 청춘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주름진 얼굴을 들고 거울 앞에 서면 거울도 바빠진다, 거울이 지적 해주는 여기저기에 화장을 하다보면 손도 바빠지고, 청춘 때와는 달리 화장품도 푹푹 줄어들어 바닥을 보이고 만다.

예뻐지기 위한 청춘의 화장이 아닌 거울의 지적에 따라 흠을 메우는 바로 작업인 것이다.

세월을 비켜가지 못하니 당연한 상황 아닌가?

뒤집어 놓은 거울을 바로 놓으면 내가 보인다.

거울은 그저 나를 바로 보여 줄뿐, 나의 시선을 그대로 믿고 거울을 믿고 생각을 돌려놓아야 하지 않을 까 한다.

당분간 거울과는 휴전을 해야 할 것 같다.

흐르는 세월 속에 노화의 진행을 당연히 받아들일 때 다시 너를 찾아오리라, 아니면 기술이 훨씬 발전하여 어느 똑똑한 발명가가 거울 앞에선 사람보다 10년은 젊게 보이는 거울을 발명 할 때 너를 찾아오리라 마음을 먹고 오늘도 방안 벽면에 외로이 붙어있는 거울을 돌려놓고 방을 나왔지만, 오래지 않아 거울에 항복을 하고 매일 대면하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달력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산에는 단풍이 물 들어가고, 들녘에는 누렇게 잘 익은 곡식들을 농부들이 추수하기 시작할 즈음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오는 해를 누구보다 빨리 맞이하기 위해 바빠지는 곳이 한 곳 있다.

바로 인쇄소다, 이곳에서는 농부들이 한 해 땀 흘려 농사지은 벼를 수확하려 논으로 콤바인이 들어가 추수작업을 하듯 인쇄소의 기계들도 한 해 수확기를 맞이하여 열심히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특히, 새해가 오기 몇 달 전부터 인쇄소의 기계는 멈출 줄을 모른 채 달력을 찍어 내었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손놀림도 낫질하는 농부처럼 쉴 새가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하지만, 요즘의 인쇄소 사정이 특히나 좋지가 않다. 전자기기의 발명은 삶의 질을 편하게 바꾸어 놓았지만, 다른 이면에는 몰락의 길을 걸어가는 곳이 있었으니 그중에 하나가 인쇄업이다. 인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서적, 바로 책이다.

새로운 책이야 요즘에도 출판되고 있지만, 사람들이 읽지를 않는다.

책을 읽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출판 부수도 줄어 둘게 되고 책을 만들어 내는 인쇄소의 직원이며 인쇄소 자체도 줄어들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책을 읽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전자기기의 발명으로 종이책 대신 전자책으로 시선이 옮겨지며 인쇄업의 몰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책뿐이 아니라 달력 제작 또한 전자기기의 폐해를 제대로 맞고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제작하는 달력부수가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 방 한쪽 면에 달력이 붙은 곳이 몇이나 되겠는가?

달력이야 손안에 잡히는 스마트기기 속에 들어가 있지 않은가.

언제 어디를 가든 현재 요일의 불편함을 잊은 지는 오래다.

일례로, 승용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면 네비게이션에서 예쁜 아가씨의 음성이 흘러나오며 요일과 시각을 친절히도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이렇듯, 현대 문명의 기기들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 하면서, 달력의 소중함은 잊혀져갔고, 불황과 겹치면서 달력의 수요 또한 감소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새해가 오기 전에 달력 하나 손에 쥐지 못하면 어딘지 모르게 서운 한 감정이 드는 것은 한편에는 아직 아날로그 감정이 남아 있어서 일 것이고, 또 하나는 아마도 돈을 주고 사기보다는 은행이나 회사 등에서 공짜로 얻어서일 것이다.

예전에는 달력에 명화라도 그려져 있으면 방안 벽 어딘가 허전 한 곳에 붙여 놓고 다음 달에 그려진 명화를 보기 위해 한 달을 조급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 것은 왜일까? 진짜 명화도 아니었고, 그냥 넘겨보아도 되지만 방안을 감싸주는 기다림이란 어느 정도의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70~80년대 달력에는 유명 여자 연예인들이 등장 했는데 한 해 달력을 보고서 연예인들의 유명세를 가늠해 보는 척도로서 유용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농촌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농사 달력을 기억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겠지만, 한 장짜리의 커다란 달력에 1월부터 12월까지 달이 들어가 있으며, 농사에 대한 정보와 봄철에 언제 씨앗을 뿌려야 좋을지, 농약은 언제쯤 해야 하는지, 24절기를 표시해 두어 농촌 지역에서는 우리 집도 그러 했지만, 다들 안 방 한 쪽 벽면에는 농사달력이 붙여져 있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커다란 달력을 선호 하시며 며칠은 돌아가신 조상님의 제삿날이라며 달력을 일일이 넘기시며 동그랗게 표시를 해 두시고,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왜 그리 제삿날도 많았는지 그때는 어린 마음에 보지도 못한 조상님들을 이렇게까지 챙겨야 하는지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제삿날 다음으로 커다랗게 표시해 두는 것이 바로 생일날 아니던가?

어릴 적에는 달력을 받아들면 바로 생일이 들은 달을 찾아서 빨갛게 표시를 해두고는 누구누구 탄신일이라며 달력에서 제일 큰 글씨로 표시를 해두곤 한 기억과 빨간 날은 며칠이나 되는지 명절 연휴는 긴지 짧은지 달력을 일일이 넘겨보던 기억이 나이를 들고 보니 웃음을 짓게 하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달력의 종류도 많았지만, 습자지처럼 아주 얇은 종이에 일일이 날짜를 쓴 그러니까 일 년 치 365장 이 한 권으로 묶인 일력이 있었는데 예전에는 화장실의 휴지가 없을 때 급하면 아직 지나지 않은 하루를 떼어내어 화장실로 달려가던 어릴 적 기억이 생생하다.

하긴 휴지가 있어도 화장실에 들어가 보면 할머니께서 작년 치 일력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상자에 넣어 놓은 것도 아니고 그냥 변기 옆 한 곳에 올려놓고는 휴지를 가지고 나가시곤 하였다. 며칠 있으면 올해 달력도 한 장 뿐인데, 아직 내년 달력을 받아 보지는 못했다.

솔직히 돈을 주고 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밖에 비가 오는 것이 올 겨울도 춥지 않다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달력을 주는지 은행에라도 가보아야겠다.

 

 

 


  010-8466-0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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