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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13:45

나는 다둥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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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둥이 엄마


도림천에 얼음이 얼지 않았다. 얼음 썰매장 개장을 기다리는 아이들 마음은 모르는지 겨울 날씨는 계속 따뜻했다. 드디어 오늘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칼바람과 함께 무서운 겨울 날씨가 찾아왔다. 혼자 우체국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서둘러 다녀왔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따뜻한 집안은 조용하다. 살금살금 방문을 열어보니 바닥에는 아기가 큰 대자로 누워 편히 잠을 잔다. 침대 위에는 겨울방학이라 꿀잠을 자는 둘째가 있다. 평소에는 아기를 혼자 두고 밖에 나갈 수 없지만 방학이라 큰 애들이 있어서 잠시 외출이 가능했다. 어려도 서로 의지하며 장난치며 30분은 거뜬히 있을 수 있다.

 

방학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치과 검진을 간다. 이는 아프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통도 심하다. 그래서 미리 미리 검진을 한다. 아이들 치과 검진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첫째가 말한다.

"엄마, 치과에서 어떤 할머니가 저 아기 너 친동생이니? 물어봤어요.“

기가 막힐 노릇이다. 피식 웃었다.

둘째 먼저 간호사가 불러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진료실로 들어간 사이 일어난 일이었다. 그 때 내 품 속 아기띠에 있는 셋째와 진료실 밖의 첫째와 나이 차이는 11살이다. 조카뻘 나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에게 물어 볼 질문은 아닌 것 같다.

 

나에겐 14, 11, 19개월 된 보석 같은 세 딸이 있다. 옛 어른들 말씀에 자기 먹을 것은 다 가지고 태어난다고 낳으면 다 크게 되어 있다고 하시는데 셋을 낳아 기르는 내 입장에선 꼭 맞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예전처럼 들과 산으로 아니면 동네친구들과 놀이터에서 함께 크는 시대가 아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소독차가 오면 동네 꼬마들은 소독차 뒤꽁무니에 매달려 하얀 연기를 마시며 이 동네 저 동네로 따라다니면 즐거워했다. 학교 마친 후에는 운동장에서 다 같이 술래잡기며 정글짐을 오르며 놀았다. 지금은 학원을 가지 않으면 또래 친구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아이 한명 당 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요즘 하나도 키우기 어려운 세상에 셋이나 낳았다고 나더러 애국자란다. 애국자가 되려고 아이를 낳은 것은 아닌데 씁쓸한 현실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터울 없이 연이어 낳은 게 아니어서 그런지 난 사람들의 생각처럼 셋을 키우기 힘들지 않다. 물론 밤에 잠을 편하게 잘 수는 없다. 남편이 아침에 자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한다. 아기 범퍼 침대에 쪼그리고 잔다. 아기가 몸부림을 치면 피해줘야 해서 여기저기 좁은 범퍼침대 구석을 잠결에 찾아다닌다. 하지만 위에 두 아이 키울 때는 몰랐던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백일 전까지는 3시간마다 깨서 우는 것이 귀여웠다. 11초도 틀리지 않고 어떻게 딱 3시간마다 일어나서 먹을까? 발을 하늘로 들고 바둥바둥 거리는 것도 귀엽다. 입을 삐죽거리며 우는 모습이 귀엽다. 작은 콧구멍에 하얀 코딱지가 있는 것 조차 귀엽다.

백일이 지나자 셋째를 두고 서로 자기가 안아주겠다고, 기저귀를 갈아주겠다고, 책을 읽어주겠다고, 피아노를 쳐 준다고, 유모차를 밀겠다고, 딸랑이를 흔들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유투브에서 찾으며 큰 아이들의 실랑이가 시작됐다. 옥신각신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지 하며 행복을 느낀다.

 

이제는 큰 아이들과 19개월 셋째와 싸우기도 하고, 함께 놀기도 한다. 언니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방실방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기만 하던 아기가 돌이 지나자 방에서 놀다가도 벨소리가 나면 언니소리치며 달려 나와서 손을 흔들며 반긴다.

정원아~ 언니 뽀~”하면 셋째는 자기가 뽀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뽀뽀 하는 것을 허락 합니다.” 하듯이 볼을 대어준다.

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라서 모방을 잘 한다. “최정원하면 . 해야지하면 .”, TV속 광고를 보고 빨래 끝!“, 개그콘서트를 보며 짧은 머리카락을 쥐고 나 화났어.”, 짧은 팔로 사랑해”. 그런 모습이 귀엽다고 언니들은 깔깔 거리며 웃는다. 그럼 셋째도 기분이 좋은지 박수를 친다. 기저기 때문에 불룩 나온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달리는 걸 보면 너무 귀엽다.

 

난 셋 다 제왕절개를 했다. 첫째 때 응급으로 제왕절개를 해서 둘째도 수술을 했다. 세 번째는 위험 할 수 있다고 해서 일부러 큰 병원을 갔다. 유착이 심한 상태여서 수술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세 번째 수술이라 회복이 늦을 것이라고 했지만 난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세 아이의 엄마는 아무나 될 수 없는 거라는 나의 의지로 한 사발씩 나오는 미역국도 꾸역꾸역 다 먹었다. 20대 출산일 때는 맛이 없다는 핑계로 미역 건더기는 다 남기고 국물만 조금 먹었었다. 난 셋째 때문에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하고 젊어지기로 했다. 그래서 예전보다 나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게 되었다.

 

요즘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집은 셋째가 공통관심사이다. 셋째 덕분에 가족이 다시 소통하고 공감 할 수 있게 되었다. 큰 아이들에게 엄마가 너희 둘을 키울 때도 이렇게 애지중지하며 키웠다고 얘기 한다. 그 아이들의 아기 때 사진을 꺼내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눈다.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야 우리처럼 축복 속에서 키울 수 있다는 얘기도 한다. 산 교육이다.

 

첫째가 올해 중학생이 된다. 그래서 떨리면서 설렌다. 아이가 어릴 때는 몸이 힘든 시기로 의식주만 해결해주면 되지만 사춘기가 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는 주변의 엄마들 말이 새삼 떠오른다. 셋째에게는 침대에 스스로 올라가기만 해도, 고개 숙여 인사만 해도 박수만 쳐도 잘한다, 예쁘다, 최고다를 연신 내뱉는다. 하지만 큰 아이들에게는 칭찬이 인색하다. 셋째를 키우며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며칠 전부터 감자전이 먹고 싶다는 둘째 때문에 오늘 점심은 감자전이다. 내가 감자를 껍질을 벗기면 둘째가 강판에 쓱싹쓱싹 간다. 셋째는 유심히 본다. 자기도 하고 싶다. 내가 감자 하나를 주며 이건 감자야라고 말한다. 옹알이로 감자라고 따라 말하는 것 같다. 옆에서 동생들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첫째까지 그 귀여운 목소리에 모두 웃는다.

엄마 딸로 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 나의 딸들아! 오늘도 세 아이를 키우면서 몸도 마음도 더 젊어지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 profile
    korean 2016.02.29 00:06
    잔잔한 감동이 묻어나는 좋은 수필입니다.
    열심히 정진하시면 좋은 결실을 반드시 걷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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