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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1.

생각이 너무 많아

이번 생은 글렀어

뚝뚝 떨어지는 겁먹은 삶이여

 

2.

그녀가 죽었다

오랜 습작같은 삶을 남기고

 

탈자와 오자 투성이인 생활은

설명서없는 제품처럼 난감하다

 

주저흔같은 얼룩들인 아이들이

오래된 가구처럼 곁에

우두커니 서서

지는 해의 쓸쓸한 표정으로

그녀의 짧은 마지막 문장을 이룬다

 

무엇으로 가려고 했을까?

 

3.

흰 꽃잎같은 과거여

어디서 피어 지금 여기서

뚝뚝 떨어지는가

 

 

오래된 기억

 

1.

그녀의 눈빛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이 분명했다. 맑은 눈동자 속에 노을이 지고 소슬한 바람이 일었다. 문득 그녀가 그리워하는 이가 나였으면 하는 상상을 하며 퇴근길 내내 그녀 생각만 했다. 그녀의 밝은 갈색 머리칼이 곱게 흘러 내린 옆모습은 쓸쓸해 보였지만  아름다웠으며 사랑스러웠다. 마치 저녁빛에 물드는 성당의 종탑 같았다. 그녀가 스쳐 갈 때마다 라벤더꽃이 피었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언젠가 그녀가 자신의 회사 동료와 대화할 때 들려 온 목소리는 이츠와 마유미같았고 손짓은 우아했다. 일년 이상을 이츠와 마유미만 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더이상 그녀를 만날 수 없게 되었을 때, 삶은 어두워졌고 가을은 깊어져 있었다. 세상 모든 것들 속에서 이별의 노래가 들려 왔다.

 

2.

세월은 빨리 흘러 간다. 그러나 나는 몇 해가 지났어도 과거의 어떤 순간으로 자꾸만 되돌아 가곤 한다. 마치 커다란 나뭇잎 위에서 길을 잃은 개미처럼 허둥대며 어느 날엔가는 아직 젊은 친구 여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은 과거 속의 몇 장의 순간들이 붙잡고 있던 인연을 다시 생각케 한다. 그렇게 시나브로 누군가가 내 곁을 인사도 없이 떠나간다. 팽창하는 우주처럼 서로 멀어져 간다. 얼마나 멀어지면 다시 만나나. 나는 아직 그녀를 그리워 한다. 누군지도 모르는 그녀를 .  

 

오후의 고독

 

그대에게로 건너가려다

깜짝 놀랐다

발 밑이 허방인 것을

천 길 낭떠러지인 것을

왜 몰랐을까

 

사내의 공허한 표정은

한 무리의 새떼가 날아오르는

겨울숲처럼 쓸쓸해 보였다

 

사내가 반추하듯 천천히 말한다

이제 당신과 나 사이에

더이상 남은 것이 없군

 

아파트 유리창에서 녹고 있는 금빛 태양

금속처럼 침묵하는 오후

메타세콰이어의 산책길

걷는 것이 너인지 나인지

 

사내는 낯선 이방인처럼 문득 서서

나무의 높은 우듬지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마른 입술로 천천히 속삭인다

(어디로 가야 잃어버린 그대 마음을 찾을 수 있을까?)

 

바다를 건너며

 

얼마나 더 부표를 띄어야 삶이 완성되는 것일까? 잘 못 다루면 손을 찢는 그물처럼 그늘진 삶은 스스로를 찢으며 시간의 바다로 빨려 들어간다. 사내는 거친 두 손으로 나무껍질같은 얼굴을 세수하듯 부비고 나서 하품을 크게 했다. 저 자는 왜 아까부터 나를 흘끔거리는 것일까? 신경쓸 것 없지. 내 고단한 삶 속에 촛불 하나의 온기도 전해 주지 못할 걸. 그저 오며가며 스쳐가는 것들 중 하나일 뿐이야! 사내의 생각은 평온했고 시선은 하릴없이 창 밖의 풍경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에게도 가라앉지 않는 어떤 사랑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내의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금빛 노을이 물들어 마치 무슨 관을 쓴 것 같았다. 너무 오래 되어 어쩌면 스스로 부표가 되어야만 삶이, 기억 속의 사랑이 이해되는 남루한 사내의 푸른 바다가 보인 건 그때였다. 해 저물녘 열차는 바다를 건너고 있었고, 흐릿한 미소가 보였던가, 사내는 잠시 비릿한 꿈에 젖어 조금 기운 채로 생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티벳 명상

 

1.

몸 밖에 사를 것이 없어서

황량한 나라에서

검뎅같은 슬픔이 날리어 온다.

 

2.

활활 타는 세상

마음은 고요하다.

몸으로 향불피는 고원이여!

 

3.

다 타 재마저 날리어 가면

삶과 죽음을 뉘라서 노래할까,

흰 땅에 검은 눈이 내린다.

 

 

응모자 : 권성조

이메일 joykan@hanmail.net

손전화 010-5254-3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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