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
잘못한 것 없는 너지만은 약간의 섭섭함
시원하게 다 들어내지 못한 찝찝함
오래된 페인트 껍데기마냥 녹슬고 갈라졌는데
또 떨어지지는 않는
조각조각 모여 생기는 녹슨 미련
너를 만나던 날 하늘빛으로
파랗게 색칠하고 싶다
랑데부에서
한 공간을 온전히 느끼려면
최소한 며칠동안은 매일 몇시간씩 그곳에 있어야 한다.
낯선 것들이 익숙해지고
미묘한 변화가 눈에 띄고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방문했을 때
향기처럼 코를 간지르게 될 때 그 공간을 온전히 느꼈다 할 수 있다.
한 사람을 온전히 느끼려면
최소한 몇 년 동안은 같이 있어야 한다.
낯선 모습에 익숙해지고
낯빛과 표정변화가 눈에 띄고
작년 환절기에 걸린 감기를 떠올리고는
조심하라고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할 수 있을 때 그사람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나는 좋아했을까.
후에 생각나는 푹 익은 감정말고
그 당시 그 장소의 나는 너를 얼마나 좋아했을까
웃음꽃
꽃들은 피고, 씨앗을 남기고, 시들어 지는데
왜 네 웃음꽃은 피는 곳마다
행복의 씨앗만 뿌린 채 질줄을 모르는가
정기연 01054297382 kyunsign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