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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화가의 새붓

 

화들짝 놀라 멈춰있던 추를 흔드는 괘종시계가 나는 그냥 미워 부셔버리고

의자에 앉아 내 젖은 신발 꼬락서니를 쳐다보다 그냥 읊조려요.

 

그림 투성이가된 어리숙한 너의 마음은,

누구보다 내 붓질을 다정하게 받아냈다 .

 

하지만 이제 내 것이 아닌 머리칼을. 나를 헤집는 싸늘한 밤거리를.

칠할 수 없는 나의 컨버스와 팔랑이던 그때의 사진들을

찢어버리고선 고개를 쳐들고 웃어보며 읊조려요.

 

새로운 붓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

황홀한 아지랑이들과 높아진 시야들 모두 감사하다

 

그래 나는 처음 붓을 잡은 그때처럼 또 하나의 영생을 얻은 것처럼.

자랑스레 붓에 안기고 윙크해보지만 이미 보라 꽃이 흔들리고 꽃씨가 날리는걸.

결국은 차갑게 굳은 대지엔 싹이 날리 만무한 것.

물론 내가 원했지만.

 

 

 

 

 

 

 

 

시나리오 빗방울

  

만약 5 일정도 그녀와 함께 집안에서 못나가고 있으면 어떨까 .

꽤나 디테일하게 생각해 봤다 .  

월요일은 우선 서로 식량 ,식수와 같은 중요 문제를 두고 머리를 싸매겠지 .

 부쩍 대화가 많아질 것이다 .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 상황이 심각하니까 .

아마  자다가 그 애가 자는 방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달려가 비를 피해 들어온 벌레를 잡든가 물이 새는 곳을 막고 있겠지 .

 

화요일이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 같다.

상황이 안 좋지만 분위기라도 내자 정도의 의기투합.

아마 메뉴는 고작 따뜻한 수프 그 정도겠지만,

같이 준비하면서 언제 끊길지 모르는 가스와 타협하며 조심스레 먹겠지.

 

수요일엔 바닥에 엎드려 어릴 적 앨범을 보며 서로 어릴 적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

나름 가까워진 사이에 깔깔대고 장난도 치곤하겠지.

 

목요일이 되면 괜스레 싸울 일도 생길 것 같다.

친해졌다면 싸울 일도 생기는 법.

힘든 상황이 두 사람의 여유를 뺏어서 민감하고 날카로워져 있을거야.

 못난 맘이 잔뜩 흐려져 놓곤 날씨 탓을 하겠지

하지만 기가 막힌 타이밍에 터진 특정 상황에, 다시 의기투합하면서 화해하겠지.

예를 들면 천장에서 물이 새어 흥건한 바닥을 엎드려 같이 닦다보면 뜻 모를 눈빛도 볼 거야.

 

금요일이 되면 이제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나갈 수 있게 되겠지. 그때 서로의 마음 한편에

.. 조금 더 있고 싶은데 라며 비가 하루쯤은 더 내려라 하는 생각이 있지 않을까?

물론 지난 5 일을 지옥처럼 생각하며 쌩하고 나가버릴 수도 있겠지.

 

그렇게 네가 가버리고 남은 나의 집엔, 왠지 네가 깜빡 두고 간 물건이 남아있을 것 만 같아

언젠간 전해줘야지 하곤 함께 엎드려 펼쳐본 앨범을 이젠 혼자 열어보려할 때 에 ,

앨범 속 내 사진 한 장이 사라졌다면 미소 짓지 않을까 ?

 

 

 

 

 

 

 

 

 

 

하늘에서 만난 둥지

 

넓지만 좁은 이 땅에서 무거운 쇳덩이 같은 이 몸.

벅찬 마음만 한아름 품고서 날아오를 바람 한 점 만나지 못했다.

 

결심이란 죄명으로 스스로를 유괴하여 올라탔다.

손짓 몇 번으로 굉음치는 이 고철이 나보다 낫다.

 

남태평양의 섬을 지나갈 때 쯤 고개 돌려 창밖을 보니 힘찬 날개가 날고 있다.

맞은편에 자신과 꼭 닮은 날개가 있다는 건 아는지 모르는지.

 

은하수로는 갈수 없지만 이 창공 속에 견우와 직녀가 있다.

서로 볼 수 없는 존재가 하늘을 날아, 서로를 볼 수 있게 한다.

 

머릿속에 수영 못하는 고민들이 빠져 아우성이어도,

자꾸만 스르르 잠이 오는 것이 구름 속에 감춰진 하나님 나라를 들키기 싫은가 보다.

 

수천 미터 상공에서 나는 분명 품어지고 있다.

서양 어느 나라 전설속의 새도 언젠간 이렇게 품어졌으리라.

 

 

 

 

 

 

 

 

 

 

동거

      

정신없이 서로를 탐닉하고 나선 배가 고파져 버린 것이다.

재워놓고 몰래 빠져나와 요리로 깜짝 놀래켜볼까 했지만 여전히 자지 않는 그녀였다.

우린 가끔 빨간 창문이 있는 곳에서 볶음밥을 사서 먹곤 했다.

어느 지역에서 온 사람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아주머니는

우리를 항상 처음 온 손님처럼 안내했다.

 

그 집을 회상하자니 역시 뭔가 먹고 싶어져서

키스를 한 번 더 하려니 이번에는 잠든 것이다.

조심스레 따스한 이불을 빠져나왔더니 조금은 추워 다시 눕고 싶은 것이다.

계란은 항상 우리의 친숙한 노란 음식이었다.

후추로 간을 할 때는 항상 기침이 나와 말썽이지만

케쳡은 한 서양국가에서 약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니 잔뜩 뿌린다.

 

어느새 이곳에도 봄이 온다.

그녀는 봄을 제일 좋아하고 나는 가을이 제일 좋다.

깨우러 방으로 다시 들어간다. 소곤댄다.

니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에 니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했다고

 

 

 

 

 

 

돌아와요.

 

차분한 뜸부기가 들려주는 가련한 리듬 속에

예의바른 꿀벌이 조그만 루비를 물어다주고요

 

친절한 코끼리가 길게 뻗어 손을 내밀면,

천진난만한 소원을 간직한 병아리가 웃음지어요.

 

오늘도 실바람과 이따 금의 거미줄로 청명한 하늘에 줄을 그어

당신을 붙잡아 보지만, 닿지 않네요.

 

향긋한 찻잎 향기로 뿌옇게 변한 시야 속에서도

은은하게 웃음지었던그 두 눈빛은 우린 선명하게 기억해요.

 

어째서 그토록 좋아했던 그 계절의 프레지아-

그 만발한 향이 뺨을 스쳐지나가도 모른 채 당신은 페달만 밟나요?

 

이렇게 도도한 밤안개 속 양립하는 우리 둘의 운명은,

한 없이 슬퍼 반짝이던 별들도 유성우가 되어 흘러내리잖아요.

 

 

 

 

 

 

  • profile
    korean 2016.02.28 23:22
    열심히 정진하시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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