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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8:01

공모전 응모

조회 수 59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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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다 너머 아이의 메시지

 

 

천장을 타고 온 백열전구는 팽팽한 열을 냈다

 

너무 깊이 잠들어 있다 자기를 잃은 아이

 

다른 사람인 줄 착각하며 자기를 봤다

 

엷은 옷과 헝클어진 머리

 

야생의, 숨죽인 늑대

 

구운 필라멘트 냄새를 웅크려 흡수했다

 

 

서커스 소녀가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가까이 있어도 먼 것 같았다

 

없어졌나 하면 어느새 다가왔지만 아이는 말을 걸지 못했다

 

숨죽인 소녀

 

구운 필라멘트 냄새가 났다

 

아이는 아무에게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가끔 소녀에 대한 소식이 들렸다

 

아프다거나 잘 있다거나 모른다거나

 

그때마다 아이는 공허함에 빠졌다

 

사람들이 말하는 서커스 소녀가 그 서커스 소녀일까

 

속임수 아니면 마술로 태어난 허깨비 같았다

 

불안의 신맛을 느꼈지만 이 역시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다

 

 

소식은 이제 거의 들리지 않고

 

어느 오후 잠에서 깼다

 

손에 들린 목각인형의 머리

 

천천히 천장을 겨냥했다

 

서너 번 만에 형광등이 퍽 깨지며 불이 나갔다

 

완전한 어둠속에서 다시 시작해야 해

 

어스름이 짙어져 지워내길 기다렸다

 

 

 

 

 

 

 

 

 

 

 

 

 

 

 

2. 팬터마임

 

 

갈 곳은 없어

 

처음부터

 

이후에도

 

도시는 재앙으로 불타버렸어

 

빛나는 조명 대신 연기와 재만 남았어

 

생존자의 명부는 사라졌고 모두들 어디로 갔지?

 

그나 그녀는 알지 못해

 

팬터마임은 대화가 없으니까

 

혼자만 남는 거야

 

여전히 공연 중이겠지

 

이 황량한 도시, 잠들어도 가릴 것이 없어

 

 

갈 곳은 없어

 

처음에는 그가

 

이후에는 서로

 

고향이 있다면 다리가 끊겨버렸어

 

흐릿한 이미지는 꿈으로 남아 지붕, 길, 높은 어깨로

 

모두들 어디엔가 있겠지

 

명부 따윈 상관없고 아무튼 살아 있기를

 

그나 그녀는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자기가 살아 있다는 이유와 감당 못할 슬픔을 피하려고

 

팬터마임은 혼자인 탓에 서로가 흡사해진다

 

점차로 동작을 줄이는 연기를 해

 

고향에서 먼 도시, 자면서 걷는 연습

 

 

철새는 흩으려 해도 되풀이 돌아온다

 

날갯짓은 그가 간직한 자랑

 

때론 아주 먼 곳을 내다볼 수도 있다

 

매 맞은 아이의 맑은 눈으로 오물과 진창을

 

하루 중 볕은 그 위에도 흐른다

 

 

 

 

 

 

 

 

 

3. 블러드 문

 

 

이렇게 피 흘리는 나를 보고 있죠

 

저녁 휴식이 지나면 일상으로 복귀해요

 

새들은 성급히 먹이를 쪼고 차들은 놀란,

 

아침 거리가 밝아올 때 그림자의 문이 열려요

 

태양은 거기 있죠

 

비가 오더라도 맞은편에선 빛날 거예요

 

당신이 피 흘리는 나를 보듯

 

고인 피가 시키는 대로 앓고 있는 나를

 

 

내 시계는 멈췄어요

 

탐닉도 했지만 무너져야 할 정도는 아니었죠

 

누군가는 행복의 확률에서 벗어난다는 도시의 추측은 사실이에요

 

내 피에선 오래된 맛이 났고 추측도 마찬가지죠

 

당신은 거기 있어요

 

비가 오지 않는 곳에서 빛날 거예요

 

피 흘리는 나를 보지 말아요

 

고인 피는 마지막까지 나와야 해요. 한방울까지

 

 

중요한 걸 찾으려 해요

 

내가 보는 나에 대한 이유랄지에 대해 그리곤 슬퍼지죠

 

일상이 끝날 무렵 내 눈은 잠시 환해져요.

 

새들은 보이지 않고 차들은 무표정한,

 

저녁 거리는 그림자의 문을 닫아요

 

핏빛 달이 종말을 예고하네요

 

소녀를 범한 짐승들의 종말

 

나는 돌아올 거예요

 

당신이 없는. 태양이 없는

 

 

 

 

 

 

 

 

 

 

 

 

 

 

 

 

 

 

 

 

 

4. 육식사회

 

 

눈들

 

귀들

 

목들

 

탁한 옷을 갈아입고 노래부른다

 

한뼘의 책상, 부러진 연필

 

149명의 아이들은 박자를 맞춰 증오, 경멸, 꿈을, 약함을

 

해라 해라 해라 해라

 

 

한 명의 아이는 탁한 옷을 입고 박자를 놓치다가

 

더 높이 더 크게

 

해라 하지 못한다

 

손등에 박힌 연필심을 뽑으며 사랑, 존중, 꿈을, 약함을

 

거친 책상에다 긋는다

 

글자는 마지막 아이로부터 돌아서는 모양새

 

149명째의 아이가 돼라

 

한 명의 아이는 점점 더 어리석어진다

 

 

누가 네가 찾는 아이지?

 

149명째의 아이는 빤히 바라본다

 

눈들

 

귀들

 

목들

 

한 명의 아이는 149명째의 아이가 된다

 

그러나 또 마지막 아이

 

손등에 팬 구멍을 본다

 

네가 네가 찾는 아이, 없어져야 할 아이이다

 

 

탁하지 않은 아이들이 노래부른다

 

우리는 우리를 지었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보다 더 무너지지 않을 우리

 

들어가는 문이 있고 나가는 문이 없고

 

 

 

 

 

한 명의 아이는 더 높이 더 크게

 

해체되어 박자를 놓치지 않는다

 

 

 

 

 

 

 

 

 

 

 

 

 

 

 

 

 

 

 

 

 

 

 

 

 

 

5. 네 그림

 

 

우리가 끝날 때 미완성이다

 

첫 번째가 아닌 차선이서일까

 

가장 좋은 게 불가능해서

 

너를 브라운으로

 

나를 괴롭히는 배경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없지

 

 

그 노래는 포우의 것처럼

 

아프지 않게 아픔을 말해

 

나는 익숙했어

 

처음엔 담담히, 그러다 회상했어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이

 

떠들면서 전화도 받고 거침없이 웃다가도

 

돌아서면 네가 노래가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어

 

온전히 너와 나의

 

옛날보다 생생하게

 

 

어떤 물감을 섞고 있었어

 

가장 좋아하는 색깔 다음 것을

 

그리고 널 칠했어

 

조금은 마음이 편해

 

하얀 거짓말처럼

 

그러다가 아니다가, 침대에 엎드렸어

 

노래가 너무 좋아

 

다른 노래로 바꿔야 했어

 

불가능해서

 

영원히 그럴 거야

 

 

헤아릴 수 없는 그림들이 내 방에 있어

 

헤아릴 수 없는 너의

 

헤아릴 수 없는 나의

 

얼굴, 손, 발, 마음이 완성되지 않아

 

 

내가 널 그릴 때 너만 보여

 

내가 널 그릴 때 너만 들려

 

내가 널 그릴 때 너만 느껴

 

최선이 뭔지 알고 있니?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필명: 나노

이메일: tgvbnm12@naver.com

연락처: 010-2642-4583 

 

  • profile
    korean 2016.08.29 23:56
    잘 감상했습니다.
    열심히 습작을 하시면 좋은 결실을 이뤄내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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